서울기독대 손원영교수, "파면은 한국교회 명예 실추"
서울기독대 손원영교수, "파면은 한국교회 명예 실추"
  • 이병왕
  • 승인 2017.02.2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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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산 재건립 모금 주도 사유로 파면...손 교수 철회 요구
돈암그리스도의교회 입구에서 기자회견 중인 손원영 교수

한 개신교인의 불상 훼손을 대신해 사과하고 불상 재건립을 위한 모금을 한 것이 문제가 돼 서울기독대로부터 파면을 당한 손원영 교수(관련 기사 보기)가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기독대이 이번 결정은 “한국 교회 전체의 명예 실추시킨 사건”이라며 파면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손원영 교수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돈암그리스도교회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손 교수는 당초 돈암그리스도의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교단의 요구로 교회 측이 허락지 않아 장소를 교회 입구로 옮겼다.

손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파면 당한 죄목은 ‘성실의무 위반’의 죄라며 “기독교인으로서 지어서는 안 되는 소위 ‘우상숭배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 ‘관련 기사’ 참조)

학교 측이 말하는 ‘성실의무 위반’이란 △그리스도의교회 신앙의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은 언행과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드리는 호소문’에서 약속한 사항들에 대한 성실하지 않은 이행 2가지다.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드리는 호소문’이란 손 교수가 2013년 10월 작성한 사실상 ‘각서’로  학교 측에 의하면 △본인과 가족의 침례 △감리교 탈퇴 및 그리스도의교회로의 환원 △종교다원주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음 △대학 내 정치활동 불참 △학교와 하나되는 길이라면 몸을 던져 충성을 다함 등이 그 내용이다.

그런데 손 교수가 △본인만 침례를 받았고 △감리교 탈퇴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대학분규에 적극 참여했고 △대학분규 참여는 학교와 하나되는 길에 충성을 다하지 않은 것인바 약속한 사항을 성실히 지켜야 하는 의무를 위반했다는 게 학교 측의 입장이다.

손 교수는 먼저 자신에게 적용된 ‘우상숭배에 해당하는 죄’에 관해 반박했다. 불당 훼손 대신사과 및 재건립 위한 모금 행위는 교리 문제가 아닌 윤리의 문제라는 것이다.

손 교수는 “개운사를 도우려고 모금한 행동에 대하여 학교측이 우상숭배 운운하며 저를 파면한 것은 학문의 전당이자 양심의 보고인 대학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로써, 헌법이 보장하는 학문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한 반헌법적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불당 훼손 대신사과 및 재건립 위한 모금 행위는 신학자로서 주장하는 종교다원주의 문제가 아닌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 말씀과 관련한 기독교 윤리 문”라면서 “이 부분이 교단 내에서 공감되지 못해 파면으로 이어져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우상숭배에 해당하는 죄’란 불상 재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을 벌인 것을 두고 이르는 것인데 그렇다면 더더욱 자신은 이 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우상인 ‘불상’이 모금한 돈에 의해서 재건립됐으면 억지로라도 그렇게 적용될 수 있겠지만, 모금된 돈은 불상 심지어는 피해 사찰을 위해서는 한 푼도 사용되지 않고 다른 일에 사용됐다는 이유에서다.

손 교수에 따르면, 260여만 원이 모금됐고, 그것을 부처님오신날에 즈음하여 개운사에 전하려 했으나 개운사측서 완곡히 고사해, 종교평화를 위한 대화모임인 ‘레페스포럼’(대표 이찬수 서울대 교수)에 전액 기부됐다.

그 결과 지난달 11-12일에 ‘제1회 레페스포럼 심포지엄 “불교와 기독교,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가 기독교신학자 6명, 불교학자 6명 등 총12명이 참여하는 학술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러한 활동을 비롯 손 교수의 신학이 학교 설립이념과 맞지 않는 ‘해방신학에 해당하는 자유주의 신학'이라는 학교 측의 지적에 대해서는 ‘가난한 자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해방신학의 기본적 방법론에 기울었을 뿐 해방신학자는 아니라고 천명했다.

가족 침례와 교단 소속 변경 약속 불이행에 대해서는 “감리교단 양해를 얻어 그리스도의교회로 바꾸려고 했는데 그리스도의교회 측에서 거부했고, ‘세례는 한번이면 족하다’는 아내를 강제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학내 분규 참여’에 대해서는 자신의 학내 분규 참여보다는 교수임용상의 문제와 학교부실 경영으로 분규를 야기한 이강평 총장에게 먼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강평 총장이 16년간 장기집권을 해오며, 최근 정식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기독교 학과에 승마 교수를 초빙한 사실과 은평 뉴타운에 2만평의 불법부지 매입과 관련해 교육부로부터 50억환수조치를 받은 결과 대학평가 최하위로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게 되자 학생들이 학내 시위를 하며 총장과의 갈등이 표출됐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마무리 발언에서  “(저에게 취해진) 파면으로 인해 지금 인터넷 상에서는 한국의 기독교가 몰상식한 ‘개독교’라며 심한 비난을 더욱 받고 있다”며 “따라서 저의 파면은 한국 기독교에 대한 파면이며, 한국교회 전체의 명예를 실추시킨 대사건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햇다.

이에 손 교수는 “한국교회의 명예를 떨어뜨린 그리스도의교회 협의회는 한국교회에 깊이 사죄하는 의미에서 제 파면의 원인이 됐던 저에 대한 ‘신앙조사요구’를 공식적으로 철회하고, 학교는 파면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파면철회가 퇴지 않을 경우 손 교수는 “소청심사 위원회에 소청심사 청구 등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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