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목사님이 독재하는 곳이야"
"교회는 목사님이 독재하는 곳이야"
  • 신성남
  • 승인 2017.03.13 22: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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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와 맹신교
윤석전 목사(연세중앙교회)가 3월 8일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대각성 기도회 셋째 날 설교에서 교회를 하나님이 독재하는 곳이라며 참석자들에게 헌금과 목사 권위를 강조했다

"교회는 하나님이 독재하는 곳이야. 중직들, 장로, 집사, 권사 때문에 목사들은 속이 썩어. 목회를 잘 못 하게 방해하고, 왜 목사님 마음대로 하냐고 따진다. 어떻게 그런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 대단할 줄 알고 교회 운영권을 쥐고 마음대로 하려고 하냐는 말이야. 교회 운영권은 주님이 갖고 있다. 주의 종을 통해 역사하신다. 헌법, 교리가 어떻든 상관없다. 성경이 우선이다."

이는 최근 한 대형 교회의 담임목사인 Y목사가 설교 중에 한 말이다. 이게 소위 개신교에서 제법 유명하다는 지도자급 목사의 의식 수준이라니 절로 한숨이 나온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교인들의 돈

그런데 교회는 하나님이 독재하는 곳이라면서 왜 엉뚱하게 담임목사가 독재하는가. 목사가 하나님인가. 요즘 어떤 종들에게서는 도대체 종의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 차라리 솔직하게 "교회는 목사님이 독재하는 곳이야"라고 자백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목회 독재는 대부분 목사들이 자행하고서 도리어 동역하는 제직들을 탓한다. 지금도 이미 충분히 독재를 하고 있건만 뭘 더 못 먹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요즘 교회에서 담임목사의 의견에 맞서서 되는 일이 얼마나 있나.  

'주의 종'을 통해 역사하신다는 말은 더 웃긴다. 세상에 주의 종이 아닌 기독교인이 어디 있나. 어떤 사람들은 목사만 주의 종인 줄로 오해한다. 하지만 장로도 집사도 교사도 교회학교 어린이도 모두 다 주의 종이다. 하여튼 교권주의 목사들의 시대착오적 특권 의식은 아주 알아주어야 한다.

게다가 갑자기 뜬금없이 성경이 우선이란다. 그럼 헌법이나 교리는 뭐 하러 만들었나. 되지도 않는 논리를 들이대다 말이 막히면 꼭 성경을 들먹인다. 워낙 논리력이 없다보니 억지와 꼼수만 늘었다. 사실 일반 교인들은 신학을 잘 모르고 성경 지식도 목사보다 부족하다. 그래서 그저 만만한 게 순진한 교인들이다. 

이들의 어이없는 일탈을 보노라면 난 아무리 생각해도 종교개혁 500년 역사가 너무 허망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중세 교회보다 크게 나아진 게 별로 없으니 하는 말이다. 그저 신학이 조금 나아지기는 했으나 오히려 그 사역은 더 지능적으로 부패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교인들 돈으로 도배한 자들의 욕심이 끝도 없기 때문이다.  

직분자가 독재하는 교회는 맹신교

더욱 한심한 무리들은 꼼수 목사의 무지하고 알량한 설교에 아멘을 열창하며 열심히 돈을 갖다 바치는 족속들이다. 아마 그들은 세속적 복만 준다면 박수무당이 와서 설교해도 아멘할 것이다. 그들에게 복음이란 고난이 없는 영광이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교회들은 건물에 십자가를 걸어놓은 것 외에는 사실상 기독교와 그다지 관계없는 이질적 사교 집단이 되었다. 같은 성경을 들고도 영 딴소리를 한다. 목사도 참된 목사가 아니고, 교인도 참된 기독교인이 아니다. 그저 교회란 이름을 빌려서 자기들끼리 돈을 주고 받으며 지지고 볶고 무당질만 반복하고 있다. 이래서 맹신이란 무서운 것이다. 

물론 어쩌다가 장로가 독재하는 교회도 더러 있다. 그러나 절대 다수의 목회 독재는 목사들이 자행하고 있다. 우길 것을 우겨야 믿는 척이라도 하지 이건 너무 적반하장이다.

삯꾼 목사들이 목회 독재를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교회를 사유화하여 제 맘대로 영업하기 위해서다. 그들에게 설교니, 예배니, 십일조니 하는 것들은 단지 사람을 더 품위있게 모으고 돈을 더 고상하게 챙기기 위한 종교적 명분일 뿐이다.   

변칙 세습으로 유명한 한 대형 교회의 K목사는 "구약을 보면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 중에 여자 문제가 없는 사람은 없다. 여자 문제가 있어도 하나님이 내친 사람은 없다. 성경을 똑바로 보라"고 큰소리친다. 성경의 진리는 쥐뿔도 이해 못 하는 목사가 목회자의 성범죄를 아주 당당하게 정당화한다. 

평신도 사역이 마지막 희망

그래도 그 교인들은 마냥 태평하다. 또한 그걸 함께 분개하며 따지고 항의하는 교단 목사들도 보기 힘들다. 거의 다 한통속이란 증거다. 따라서 누가 개신교를 싸잡아 비난해도 크게 변명할 말이 별로 없다. 정말 하늘 아래 한국 개신교처럼 막가는 교회가 또 있을까 의문이다.

목사직의 변절이 갈수록 개신교의 부패와 방종을 이끌고 있다. 목회권, 설교권, 그리고 축도권이 중세적 교권으로 둔갑하여 다시 자칭 성직자란 자들의 독재적 전유물이 되었다. 종교개혁 시대의 만인제사장 정신은 실종된지 이미 오래다. 

게다가 많은 교단에서는 삯꾼 목사들이 신실한 목사들을 오히려 크게 압도하고 있다. 세습방지법을 하나 결의해도 뒤로는 허술한 빈틈을 만들어 진짜 삯꾼들은 이리저리 편법으로 다 뻐져나간다. 교단법을 지키는 건 고작 말뿐이고 실제로 그 법의 정신은 결코 지키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 교황급 목사들의 독재를 막는 마지막 희망은 평신도 사역뿐이라고 생각한다. 

근자에 내가 유급 목회제의 태생적 한계와 폐해를 지적하며 자비량 사역을 확대하자고 했더니 일부 목회자들의 반응이 아주 가관이다. "목사를 거저 부려먹으려 한다"고 성낸다. 도무지 말이 안 통한다. 착각하지 마시라. 새로운 교회가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자비량 목회는 평신도들이 할 거다.

교회는 목사가 독재하는 곳이 아니다.

"한국 개신교의 대표적인 사제주의적 경향은 담임목사의 독재다. 한국 개신교는 담임목사의 독재를 확보하기 위해 독특한 각종 권한을 개발해 왔다. 당회장권, 강단권, 설교권, 목양권, 축도권, 세례권, 안수권 등이 바로 그것이다. 교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신앙적 행위를 목사들이 배타적으로 보유하는 권리로 선포하고 있다." - 백종국 교수

신성남 / 집사, <어쩔까나 한국교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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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하나님 독재주의 맞습 2017-03-17 03:38:08
이번주 주일설교중 우리교회 담임목사도 같은소리를 하던데
어쩜... 박근혜 탄핵 얘기하면서 교회는 하나님법이 우위에 있는거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그래서 자기들이 하는주장이 하나님법 같은가봐 민주주의 주권으로 탄핵이되는게 민주주의일지는 몰라도 하나님법에 위배되는것처럼 보이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