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삶]을 산다는 것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삶]을 산다는 것은?
  • 김동문
  • 승인 2017.03.21 0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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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은 이 삶을 이도 저도 아닌 삶, 중도적인 입장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계적인 중립을 지키는 것인양 사용하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극단으로 기울어지고 치우친 현실 세계에서 비판의 날카로움을 제거하는 본문으로 활용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마치 로마서 13장이 본뜻과 무관하게 오용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최소한 성경에서 말하는 이 말의 뜻은 그것이 아닙니다. 그 말뜻의 행간을 살펴봅니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이제 성경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그러므로 당신들은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명하신 모든 것을 성심껏 지켜야 하며, 오른쪽으로나 왼쪽으로나 벗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당신들은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명하신 그 모든 길만을 따라가야 합니다. 그러면 당신들이 차지할 땅에서 풍성한 복을 얻고, 오래오래 잘 살 것입니다."(신 5:32-33)

여기서 보듯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삶? 중도적인 삶? 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경이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히브리어 성경에서 이 표현은 여덟 번(신 2:27; 5:32; 17:11; 20; 28:14; 수 1:7; 23:6; 삼하 14:19)나옵니다. 이 용례는 네 가지 경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실제로 지리적 방향(신 2:27)

'임금님의 땅을 지나가게 하여 주십시오. 오른쪽으로나 왼쪽으로 벗어나지 아니하고, 길로만 따라 가겠습니다. (신 2:27)

(2) 삶에서 지켜야할 법도에서 벗어나지 아니하는 것(신 5:32; 신 17:20; 수 1:7; 23:6)

그러므로 당신들은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명하신 모든 것을 성심껏 지켜야 하며, 오른쪽으로나 왼쪽으로나 벗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신 5:32)

마음이 교만해져서 자기 겨레를 업신여기는 일도 없고, 그 계명을 떠나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도 않으면, 그와 그의 자손이 오래도록 이스라엘의 왕위에 앉게 될 것입니다."(신 17:20)

오직 너는 크게 용기를 내어, 나의 종 모세가 너에게 지시한 모든 율법을 다 지키고, 오른쪽으로나 왼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여라. 그러면 네가 어디를 가든지 성공할 것이다.(수 1:7)

그러므로 모세의 율법책에 기록된 모든 것을 아주 담대하게 지키고 행하십시오. 그것을 벗어나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마십시오. (수 23:16)

(3) 공정한 법해석(신 17:11; 삼하 14:19) - 그들이 당신들에게 내리는 지시와 판결은 그대로 받아들여서 지켜야 합니다. 그들이 당신들에게 내려 준 판결을 어겨서, 좌로나 우로나 벗어나면 안 됩니다. (신 17:11)

왕이 물었다. "너에게 이 모든 일을 시킨 사람은 바로 요압이렷다?" 여인이 대답하였다. "높으신 임금님, 임금님께서 확실히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지만, 높으신 임금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면, 오른쪽으로든 왼쪽으로든, 피할 길이 없습니다. 저에게 이런 일을 시킨 사람은 임금님의 신하 요압입니다. 그가 이 모든 말을 이 종의 입에 담아 주었습니다.(삼하 14:19)

(4) 신앙의 지조를 지키는 것(신 28:14) - 당신들은, 좌로든지 우로든지, 내가 오늘 당신들에게 명하는 이 모든 말씀을 벗어나지 말고, 다른 신들을 따라가서 섬기지 마십시오."(신 28:14)

진짜 이 말이 뜻하는 것은 아래의 레위기 본문에서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습니다.

"너희는 너희가 살던 이집트 땅의 풍속도 따르지 말고, 이제 내가 이끌고 갈 땅, 가나안의 풍속도 따르지 말아라. 너희는 그들의 규례를 따라 살지 말아라. 그리고 너희는 내가 명한 법도를 따르고, 내가 세운 규례를 따라 살아라. 내가 주 너희의 하나님이다." (레 18:3-4)>

신명기나 레위기나 이집트를 떠나온 출애굽 공동체가 자리하고 있던 광야에서 주어진 것입니다. 신명기는, 지리와 종교, 정치, 경제적으로 두 문명의 각축장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친이집트파와 친바벨론파가 존재했습니다. 특히나 바벨론 포로 생활을 경험한 이후에도, 친바벨론(바사)파와 친이집트 파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출애굽 시대, 모압 들녁의 출애굽 백성들은, 좌(서쪽)로 이집트를, 우(오른쪽)로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떠올리던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본문은, 이집트 적으로 살지도 않고, 메소포타미아 적으로 살지도 않고(이스라엘 땅에 정착한 이후에는, 좁게는, 가나안의 바알 체제를 따라 살아가지도 않고), 하나님 여호와의 법도를 따라 살아가는 삶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는 것도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2017년 한국에 살면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삶은 어떻게 사는 삶일까요? 합리적 의심도 불순하게 생각하고, 건강한 비판도 파괴적인 것으로 몰아가는 흐름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 말씀은 어떻게 읽혀져야 하는 것일까요? 일상 속에서 구체적으로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 그것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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