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가 창조과학에 던진 합리적비판
평신도가 창조과학에 던진 합리적비판
  • 양재영
  • 승인 2017.03.22 0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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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임택규 집사, [아론의 송아지] 출간 강연회 열려

[미주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남가주 오렌지카운티 지역 얼바인 온누리교회(담당목사 권혁빈)에서는 오렌지카운티북클럽이란 이름의 독서모임이 열렸다.

인문과학과 신학 등의 책을 중심으로 책을 읽으며 의견을 나누던 오렌지카운티북클럽이 이번엔 소속 회원이자 책의 저자인 임택규 집사(얼바인 온누리교회)의 강연회를 개최했다.  임택규 집사는 지난해 창조과학회의 젊은지구론 등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담은 <아론의 송아지>(새물결플러스, 2016)를 출간했으며, 이 책은 현재 4쇄를 넘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북클럽 회원들과 지인들이 참석해 간단한 다과와 함께 진행된 3시간여의 모임은 젊은지구론으로 대표되는 창조과학에 대한 비판적 입장과 오늘날 교회의 현실에 대한 임택규 집사의 강연과 회원들의 활발한 의견개진으로 열띤 분위기를 자아냈다.

<미주뉴스앤조이>는 이번 모임에서 오고간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간단히 소개한다.

<아론의 송아지> 저자 임택규 집사

- 우선 <아론의 송아지>를 출간하게 된 배경을 소개해달라

교회에서 고등부 교사를 했는데, 마침  교회에서 한 학기를 교사들이 알아서 성경공부를 시키라는 기획이 나왔다. 아이들과 무슨 말을 해야할까 고민하다, 아무래도 과학이 편해 과학과 신앙을 이야기하면 수월하겠다 생각했다. 마침 창조과학이 생각이 나 조사를 해보다 깜짝놀라게 되었다. 이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계속 조사를 하게 되었다.

교회 안에서 신앙과 과학의 관계에 대해 일방적이고 문자적인 주장이 난무하는 것으로 인해 자괴감을 겪었던 이들을 위해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 창조과학의 어떤 점이 놀라웠는가?

창조과학회가 힘있는 단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현대과학을 부정하는 곳인줄 몰랐다. 과학의 이론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의 함의를 설득력있게 설명하는 일을 하는 줄 알았다. 그들이 성경의 문자주의적 표현에 집착하고 현대과학을 부정하는 모습을 보며 당혹스러웠다.

- 제목의 독특하다. 왜 <아론의 송아지>인가?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에서 자신을 인도한 지도자 모세가 시내 산에서 내려오지 않자 자신들을 위한 신을 만들라고 아론을 닦달했다. 아론은 금으로 송아지 형상의 우상을 만들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송아지 형상에다가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고 그 앞에서 먹고 마시고 뛰어놀았다.

<아론의 송아지>(임택규 저, 새물결플러스 2016)

아론이 송아지 형상을 만든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접했던 익숙한 우상이었기 때문이다. 지도자 모세의 공백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익숙한 물리적 대상에 하나님을 투영해서 하나님의 임재를 눈으로 확인하고자 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눈으로 확인하고자 했던 시도는 결국 하나님의 임재를 제한시키는 우상숭배 행위가 되었다.

젊은 지구론으로 대변되는 오늘날의 창조과학과 출애굽 당시 모세가 시내 산에 올라갔던 시기의 이스라엘을 병치시켜 비교해보면 과연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전지전능하시고 무소부재하신 하나님을 송아지 형상에 가두어버리고 말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젊은지구론을 필두로 창조과학도 지구와 인류의 장구한 모든 역사와 언어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영원한 말씀을 제한된 문자의 틀 속에 집어넣고 있는 우를 범하고 있다.

- 소제목이 ‘젊은 지구론에 대한 합리적 비판'이다. 그럼, 이 책의 주장하는 바는 무엇인가?

간단히 정리하면, 이 책은 ‘유신진화론’의 입장에서 썼다고 할 수 있다. ‘유신진화론'은 창조시에 하나님께서 생명체에게 진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여, 지금의 다양한 생명체들이 생겨났다고 보는 이론이다. 다른 말로는 ‘진화적 창조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유신진화론은 과학의 영역 안에 신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보는 지적설계론과 달리, 모든 현대과학의 발전을 하나님이 다스리는 방법으로 보는 입장이다.

- 창조과학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제가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다. 이를테면 ‘콘크리트 구조물에 철근이 들어가는 것은 다 나쁜 짓이다’라고 비판하면 너무 황당하니까 할말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모르는 소리를 하면 사람들은 호응하지만, 전문가가 들으면 참 답답하다. 이것이 창조과학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 책은 창조과학에 대한 완결서는 아니지만, 교회에서 창조과학으로 인해 불편한 믿음생활을 하는 교인들을 위한 것이다. 창조과학이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일상적 용어와 예화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려고 했다.

- 오늘날 교회에서는 ‘진화'라는 단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현실인 것 같다.

그렇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진화론을 이야기하면 경기를 일으킬 것 같다. 특히, 이곳 미주지역은 한국보다 더 보수적 분위기이다. 한인교회에서 진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다.

- 평신도 입장에서 목회자들이 창조과학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모든 목회자가 창조과학을 고집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들도 창조과학의 근본적이고 문자적인 해석은 반대한다. 다만, 진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다. 진화론은 과학이지 신의 존재유무를 판단하지 말라는 논리이다.

(토론 중에 이런 질문이 오고갔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삼성그룹 부회장이 감옥에서 회심해 교회에 매년 1백억씩 헌금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창조과학을 받아들이지 말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그 교회 목사는 어떻게 할 것 같은가?)

당장은 아니지만, 결국 창조과학을 폐기할 것 같다. 그것이 오늘의 교회이다.  

 

한편 오렌지카운티(OC) 독서모임은 올 상반기에는 저자와의 만남으로 모임을 갖고 있다. 2월의 '99%를 위한 경제학’(김재수 교수), '인류의 기원'(이상희교수), 3월 임택규 집사의 '아론의 송아지' 독서 모임을 가졌다.

이후의 저자와의 만남 일정은 다음과 같다. 4/15(토) "로마서 13장 다시읽기" (권연경 교수), 5/6 (토) "알 수 없는 분" (곽건용 목사), 6/10(토) "우리가 모르는 이슬람 사회" (김동문 목사) 등이다. 이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오렌지카운티 교민의 참여도 열려있다.

문의: kwangpil.ch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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