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성할례 기사는 사실왜곡이다
한국의 여성할례 기사는 사실왜곡이다
  • 김동문
  • 승인 2017.03.31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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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여성할례에 관한 최근 기사 다시 읽기

지난 29일(한국 시각) 한국의 주요 언론은, 미국 폭스뉴스를 인용한 여성할례 관련 기사를 거의 일제히 보도했다. 그런데, 출처와 작성자는 다른데 한국 기사는 닮아 있었다. 그리고 잘못된 내용도 똑같이 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잘못된 내용은 폭스뉴스의 맥락과도 달랐다.

한국 언론 보도의 관련 기사 다시 읽기를 시작한다. 관련 기사 읽기에 한국의 중앙, 동아, 국민일보,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 대부분을 서로 비교하고 미국 폭스뉴스 온라인 판 “Genital mutilation also occurs in the US, activists call on states to make it illegal” 제하의 기사(2017년 3월 27일, 한국 시각 2017년 3월 28일)을 참고하였다.

기사 비교 및 사실 확인을 위하여 기사 내용 중 일부만 다뤄본다.

1. 기사 다시 읽기

A.
* 케리 스파크스 FBI 특별요원은 “미국 내에서 어린 소녀들에 대한 할례 시술이 은밀히 자행되고 있다”며 “일부 소녀는 방학을 맞아 할례 시술을 위해 외국으로 나가기도 한다”고 했다. - 중앙일보(2017년 3월 29일)
* 케리 스파크스 FBI 특별요원은 "미국 내에서 어린 소녀들에 대한 할례 시술이 은밀히 자행되고 있다"면서 "일부 소녀는 방학을 맞아 할례 시술을 하는 외국으로 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 국민일보(2017년 3월 29일
* 케리 스파크스 FBI 특별요원은 “미국 내에서 소녀들에 대한 할례 시술이 은밀히 자행되고 있다”며 “일부 소녀는 방학을 맞아 할례 시술을 위해 외국으로 나가기도 한다”고 밝혔다. - 동아일보(2017년 3월 29일)
*케리 스파크스 FBI 특별요원은 “미국 내에서 어린 소녀들에 대한 할례 시술이 은밀히 자행되고 있다”며 “일부 소녀는 방학을 맞아 할례 시술을 위해 외국으로 나가기도 한다”도 말했다. - 연합뉴스(2017년 3월 29일)
B.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등 이슬람 국가에서 이민 온 가정에서 딸과 손녀를 대상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중앙일보(2017년 3월 29일)
*미국 내 여성 할례는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등 이슬람 국가에서 이민 온 가정에서 딸과 손녀를 대상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국민일보(2017년 3월 29일)
*현재 미국 내 여성 할례는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등 이슬람 국가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가정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행해지며, 성형수술이나 질 성형으로 위장해 이뤄지고 있다. - 동아일보(2017년 3월 29일)
*미국 내 할례는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등 이슬람 국가에서 이민 온 가정에서 딸과 손녀를 대상으로 행해지고 있다. - 연합뉴스(2017년 3월 29일)


2. 한국 언론 보도와 폭스뉴스 보도 비교하기 : 기사 원문 대조

그런데 폭스뉴스 기사와 한국 언론 보도 내용을 읽으면서 두 가지 문제가 눈에 보였다.

1) 하나는 FBI 특별요원 케리 스파크스의 인용 내용이다. 폭스뉴스는 아래와 같이 적고 있다. 이 내용과 한국 언론 보도 내용 사이에는 케리 스파크스 요원이 말했다는 인용 내용이 달라 보인다.

Special Agent Kerry Sparks, who focuses on FGM cases as part of the bureau’s International Human Rights Unit (IHRU), stated that the practice continues at the hand of both medical practitioners and “female elders within the communities.”

2) 두 번째는, 위에서 언급한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등 이슬람 국가에서 이민 온 가정에서 딸과 손녀를 대상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주장의 출처이다. 폭스뉴스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보도 내용이 있기는 하다.

폭스뉴스는 단순하게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넓게 실행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한국 언론은 여기에 ‘이슬람 국가’라는 단정적인 표현을 덧붙였다.

Activists also underscore the importance of educating refugees and immigrants on arrival – especially from countries in the Middle East and Africa where it is widely practiced – of its strict illegality in the U.S., something which the State Department itself does not do.

3. 사실 확인

이제는 기사 자체에 담겨있는 여성할례가 이슬람국가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사실을 짚어본다.

“(여성할례는)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등 이슬람 국가에서 이민 온 가정에서 딸과 손녀를 대상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장은 크고 작은 오해와 오류와 결과적으로 사실 왜곡이 보인다. 다음 두 가지 측면에서 다시 살펴봐야 한다.

1) 여성할례는 이슬람 세계에 만연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여성할례가 이슬람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생각이 올바르지 않다. 이집트, 동아프리카, 예멘 그리고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 공동체 내에 확산되어 있는 것은 맞다. 그렇지만 여성 할례는 이슬람 공동체 내의 이슈만이 아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무슬림들이 저지르는 것도 여성할례의 근원은 아프리카로, 오래전부터 전래되던 악습이다. 대부분의 이슬람 법학자들은 물론 이슬람 국가에서도 여성 할례를 법과 이슬람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2) 여성할례는 이슬람의 전통이 아니다.

여성 할례가 제한적이나마 시행되는 이슬람 국가도 일부에 불과하다. 비 이슬람 국가인 케냐에서도 이 같은 관습이 암암리에 시행되고 있다. 그 현황은 아래와 같다.

여성할례가 시행되고 있는 나라와 그 시행 현황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는 정확도를 입증할 수는 없다. 연구 기관과 인권 단체의 추정치일 뿐이다. 베냉(9%), 부르키나파소(76%), 중앙아공화국(24%), 차드(44%), 코트디부아르(38%), 지부티(93%), 이집트(87%), 에리트레아(88.7), 에티오피아(74%), 감비아(75%), 가나(4%), 기네아비소(45%), 케냐(21%), 라이베리아(50%), 말리(89%), 모리타니아(69%), 니제르(2%), 나이지리아(25%), 세네갈(25%), 시에라리온(90%), 소말리아(98%), 수단(87%), 탄자니아(15%), 토고(5%), 우간다(1%), 예멘(19%) 등이다. - <유니세프 2016년 자료중, goo.gl/3nPuIJ>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볼 때, 여성할례가 이슬람국가와 이슬람국가 출신 이민자들 사이에서 성행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 왜곡이다. 여성할례는 아프리카의 악습이며, 이슬람 종교성과 직접 상관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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