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역시 목사의 리더십은 중요하다
그래도 역시 목사의 리더십은 중요하다
  • 양재영
  • 승인 2017.04.06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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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후러싱제일교회와 토랜스제일교회를 통해본 목사의 역할

[미주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지난달 26일 후러싱제일교회(김정호 목사)가 15년만에 99명의 장로와 권사, 집사 등에 대한 임직식을 거행했다.

후러싱제일교회가 그동안 임직식을 거행하지 못한 데에는 여러가지 사정이 있겠지만, 가장 큰 부분은 교회분규로 인한 갈등 때문일 것이다.

연합감리교(UMC) 소속으로 지난 2011년 장동일 목사가 파송된 이후 2014년 모자이크교회로 분리해 나가기까지 겪었던 갈등의 상처는 결코 적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애틀란타한인교회에서 사역하던 김정호 목사가 부임한 이후 교회는 급속도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김정호 목사는 그의 책 <예수님이 중심이 되는 교회>(신앙과 지성사)의 서문에 자신의 과거를 재미있게 소개한 부분이 나온다.  

“(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세가지 사실을 염두해두시기 바랍니다. 첫째, 저는 통일운동을 하다 ‘빨갱이'로 몰리기도 해습니다. 둘째, 타종교를 포용하는 말을 하다 ‘이단'으로 몰리기도 했습니다. 셋째, 현재는 교단의 감독이 파송한 교회에서 저를 거부하는 바람에 강단에 서지도 못하고 오갈데 없이 공중에 떠 있습니다.”

그의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목사를 ‘영웅'처럼 떠받드는 한국교회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그는 목사 한 사람에게 집중이 되는 교회는 “평화로워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복음이 어디에도 없다"

동부에 후러싱제일교회가 있다면, 서부엔 토랜스제일장로교회(고창현 목사, 이하 토장)가 있다.

미국장로교(PCUSA) 소속의 토장은 지난 15년간 교회분규로 여러번의 소송과 분리의 아픔을 겪어왔다.

토장의 전임인 박성규 목사가 나성영락교회 소송과 관련한 편지에서  “(토장은) 3년간의 법정싸움으로 400만불 이상의 비용이 사용되었다"는 언급이 나올 정도로 교회 분규는 심각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 지구촌교회에서 사역하던 고창현 목사가 부임한 이후 요원할 것 같던 토장의 안정이 서서히 가시적인 성과로 나오기 시작했다.

고창현 목사는 <미주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이민교회의 책임은 99% 나와같은 목사에게 있다. 이민교회의 문제의 핵심은 ‘복음이 어디에도 없다’는 현실이다. 그래서, 목회자들은 도덕설교, 리더십설교, 자기개발 설교 등으로 빠진다”고 진단했다.

토장은 현재 분리되어 나간 교인들이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으며, 바닥까지 내려갔던 교인수가 회복되어 가고 있다. 수치상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반목으로 일관해온 교인들 사이에 회복의 기미가 가시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조금씩 들려오고 있다.

갖가지 비리와 범죄, 수준 미달의 행보로 목사의 역할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목회자 없는 평신도 중심의 교회가 생겨나는 현실이 오늘날 교회의 자화상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교회를 바라보면 목사의 역할이 아직도 교회의 현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목사가 ‘영웅'이 되길 거부하고, 교인들의 구미에 맞는 설교가 아닌 복음의 본질적 문제에 집중한다는 평범한 사실이 분규와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주 한인교회에 한가닥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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