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와 꾸란의 대화
구약성서와 꾸란의 대화
  • 김동문
  • 승인 2017.04.13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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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대화와 화해를 위한 경전 읽기

하나의 책을 펴내는 것이 얼마나 아픔 가득한 과정인지 나는 조금은 알고 있다. 게다가 대중적이지 않은 주제, 그것도 적대적인 입장을 드러낼 사람들이 적지 않은 입장을 담게 될 때는 쉽지 않다. 이슬람에 관한한 한국 교회의 반응은 부정적인 입장, 강경한 태도가 보편적이다. 말은 무슬림을 사랑한다고 하는데, 무슬림을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로 몰아붙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최근에 이집트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하여 종료주일 미사(예배)를 드리던 이집트 정교회 교인들과 교회를 경비하던 이집트 경찰들이 죽고 다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관련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자 이집트 북동쪽 수에즈 운하 근처에 자리한 포트사이드(Port Said, 보르사이드)에 거주하는 한 무슬림 학생이 안타까움을 전해왔다. 무슬림을 테러리스트 취급하는 기독교 쪽과 서구 언론의 일반적인 분위기에 대한 반응이었다.

<구약성서와 꾸란의 대화>(예영커뮤니케이션/김대옥)

그런데 기독교인들은 이슬람에 대해 얼마나 솔직하게 알고 있는 것일까? 들은 것에 바탕을 두고 적대적인 주장들을 쉽게 외치고 있는지 모르겠다. 기독교 세계의 이슬람혐오감 표출에는 가짜 뉴스와 그릇된 편견에 바탕을 둔 것이 상당하다. 꾸란을 언급하지만, 꾸란 자체를 직접 읽어본 적도 없는 선교신학자들도 상당하다. 이슬람권에서 사역한다는 선교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슬람을 이해하고 무슬림을 섬기기 위해 아랍어 꾸란을 서구어로 번역해온 개혁주의 교회의 전통이 있다. 그러나 지금 기독교계에는 이런 진지함이나 사려 깊은 태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꾸란에 대한 연구와 이해를 통해, 그 간격을 메워야 함을 강조하는 김대옥 교수의 이 책을 마주한다. 다름을 틀림이라 쉽게 단정짓는 이 시대에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서로 얼마나 닮아 있는지... 그리고 서로의 다름을 통해 배우고, 서로의 갈등상황에 대해 입장을 들어보고, 그것을 웃음으로 승화하고, 과거의 역사적 맥락들을 살피고 미래의 발전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를 알아가자고 제안한다.

“(무슬림 이웃과) 대화를 이어갈수록 그들의 종교와 내 종교는 서로 같은 점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전혀 다른 종교라는 인식이 무색하리만큼, 대화가 거듭되면서 동일한 한 분의 신과 하나님과 서로의 경전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동일한 인물, 사건, 주제들은 우리가 서로 ‘적’이 아니며, 언제든 가까이 만날 수 있는 ‘형제’임을 깨닫게 해 주었다“는 고백은 저자만의 고백이 아니다. 나 또한 이런 주장과 고백, 간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슬림 혐오의 벽을 넘어서게 될 때, 거기에 또 다른 이웃이 이미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이 책이 쉽지는 않다. 특별히 선교에 대한 열정만으로 가슴이 뜨거운 이들에게는 거북스러운 책일 수 있다.

그렇기에, 하나님나라 복음에 대한 확신을 갖고 또 다른 이들에게도 그 복음이 전해지기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뜨거운 가슴과 차분한 이성으로 무슬림 이웃에 대한 존중과 배려로, 만남과 대화를 열어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늘기를 소망한다. 이런 주제를 기꺼이 다뤄준 저자 김대옥 교수와 흔쾌히 책 출판에 마음을 써준 예영커뮤니케이션 원성삼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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