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자유당, 홍준표 지지선언...모종의 교감 있었나?
기독자유당, 홍준표 지지선언...모종의 교감 있었나?
  • 지유석
  • 승인 2017.05.0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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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후보에게 동성애 질문 던져달라 주문했다’ 주장
보수 기독교계 정당인 기독자유당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 기독자유당

보수 기독교계 정당인 기독자유당은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2일 오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 상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그런데 기독자유당의 홍 후보 지지는 양측의 교감의 결과로 보인다. 기자는 1일 오전 관련 입장을 묻기 위해 사랑제일교회 전00 목사와 전화통화를 했다. 

전 목사는 기독자유당 후원회장을 맡으며 활발히 활동했다. 전 목사는 홍 후보 지지가 정치색과는 무관함을 강조했다. 전 목사는 “우리는 주요 정당의 기독교 분과 대표와 상의했다. 그 결과 홍 후보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교회가 원하는 건 동성애·이슬람·차별금지법 반대다. 처음엔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려 했는데, 국민의당이 차별금지법에 찬성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의 경우 동성애는 반대한다고 했으나 차별금지법은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이건 말을 호도한 것이다. 반면 홍 후보는 한국교회가 원하는 건 무조건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양측의 교감 정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달 25일 밤 진행된 JTBC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홍 후보는 동성애 문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사이에 공방을 벌였고, 이후 이 문제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홍 후보의 질문이 보수 기독교계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한 예로,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26일 TBS <뉴스공장>에서 홍 후보의 질문을 ‘기술’이라면서 “기술이라고 말씀드린 이유는 (문 후보와) 보수 기독교와의 선을 그은 것이다. 또 한 번의 기술은 군대 내 동성애 합법화 문제하고 동성애 혐오 문제, 소수자 인권 문제를 순간적으로 뒤섞었다”고 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 목사는 ‘한국교회가 원하는 질문을 홍 후보가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목사의 말이다. 

“TV토론이 임박한 시점에서 홍 후보와 만났다. 홍 후보에게 ‘한국교회가 이명박·박근혜의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 그러나 이분들은 청와대 입성 후 입장을 바꿨다. 그래서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지 미리 증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먼저 일심회 사건, 그리고 동성애 관련 질문을 문 후보에게 던져달라고 주문했다.”

홍 후보의 동성애 질문, 그 뒤에 보수 교계가 있었다?

전 목사의 주장대로라면 홍 후보의 질문은 문 후보를 ‘사상검증’한 셈이다. 또 기독자유당 우산 아래에 있는 보수 기독교계가 홍 후보의 ‘활약’을 보고 그에게 합격점을 준 것이기도 하다. 다시 전 목사의 말을 들어보자.

“홍 후보는 나와 만난 자리에서 당락과 무관하게 동성애는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했다. 무상급식 중단, 진주의료원 폐쇄 등 홍 후보의 이력을 살펴보니 정치적 소신이 정해지면 입장을 바꾸지 않은 분 같았다. 그래서 그가 믿을 수 있는 후보라고 판단했다. 이에 기독교계 주요 기관과 원로들과 상의 끝에 홍 후보로 결정한 것이다.”

보수 기독교계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우호적이었고 그래서 정치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홍 후보는 유세 과정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 이영훈 목사, 은혜와진리교회 조용목 목사 등을 차례로 만나 적극 구애를 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나온 기독자유당의 홍 후보 지지는 이 같은 비판을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독자유당은 홍 후보를 지지하면서 범 기독교계를 대리한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여성신학자인 강호숙 박사는 “홍 후보를 지지하는 기독교계는 가부장제에 물든 부패세력 아닐까”하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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