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교계 “기독교계가 누구를 지지한다고?”
성난 교계 “기독교계가 누구를 지지한다고?”
  • 이병왕
  • 승인 2017.05.0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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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자유당 ‘홍준표 범기독교 지지선언’에 발끈… 한기총도 “우린 무관”
지지선언 후 손을 맞잡은 전광훈 목사, 홍준표 후보, 김승규 장로(왼쪽부터)

기독교계가 몹시 화났다. 기독자유당이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범기독교계 지지선언’이라는 타이틀을 쓴 때문이다.

전날 자신들의 이름이 도용됐다며 이날의 지지선언과 선을 그은 한교연에 이어, 지지선언 기자회견 초청 주체로 이름이 오른 한기총 역시 성명을 내고 자신들 이름이 도용됐음을 알리는 한편, 자신들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기독자유당의 전광훈 목사와 법무부장관 및 국정원장을 지낸 김승규 장로 등 기독자유당 관계자들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문제는, 한국 기독교계 전체가 홍 후보를 지지하는 냥 ‘범기독교계’라는 이름을 팔아서 지지 선언을 함으로써 야기됐다.

전광훈 목사는 “홍 후보만이 기독교계가 추구하는 정책을 강조해 기독자유당과 ‘범기독교계가’ 지지 선언을 하게 됐다”면서 “홍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국가안보와 기독교 입국론으로 통일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이에 홍 후보는 “‘기독교계의 지지 선언’은 그동안 대선에선 없었는데 이는 친북좌파 정권은 안 된다는 국민의 열망이 담긴 의미로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극보수 진영 일부를 제외한 말 그대로 ‘범기독교계’가 발끈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서 누구 마음대로 ‘범기독교계’를 입에 붙이느냐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날 지지선언 기자회견 초청 주체로 이름이 오른 단체 중 한교연이 전날 반박 성명을 낸데 이어, 한기총과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역시 이날 지지선언 직후 반박성명을 내고 이날 행사는 자신들과는 무관한 행사임을 천명했다.

뿐만 아니라 전광훈 목사가 소속된 예장백석총회 역시 이날의 지지선언과 자신들 총회는 무관하다며 이번 선거와 관련 자신들을 중립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내, 확실한 선긋기를 했다.

이에 기독교계에서는 보수ㆍ진보를 아울러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3개 연합단체 곧 NCCK, 한기총, 한교연이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누가 감히 ‘범기독계’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느냐며 분노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더구나 ‘기독교’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초청 주체 명단에 오른 7단체 중 3개 단체의 이름을 도용한 것은 한국교회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며 전광훈 목사와 기독자유당을 기독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았다.

2017년정의평화기독교대선행동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서대문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범기독교라는 이름 아래 거짓과 술수로 정치적 판에 끼어드는 성직자들은 예수를 죽였던 당시 종교 모리배들과 같다”며 “당장 그 짓을 그만두라”고 쓴 소리했다.

백번 양보해서 기독자유당이 지지하기 때문에 ‘범기독교계’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어불성설 곧 말도 되지 않는다는 반박이 지지를 얻고 있다.

청어람 양희송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기독자유당이 지난 총선에서 얻은 표는 62만표, 자신들 말대로 1200만 성도로 계산하면 5%”라며 “95% 개신교인들은 이들을 찍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양 대표는 “그들은 버림받은 선택지”라며 “범기독교라니 당치도 않다. 범기독교 함부로 쓰지마라. 내가 범기독교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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