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목사, 한기총 대표회장 공식 사의
이영훈 목사, 한기총 대표회장 공식 사의
  • 이병왕
  • 승인 2017.05.0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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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 내려놓고 백의종군” 주장에 “꼼수” 시각도
4일자 국민일보에 실린 이영훈 목사의 글

법원으로부터 직무정지를 당한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대표회장직 사의를 공식으로 표명했다. 4일자 국민일보 지면 광고 형식의 ‘한국교회 앞에 드리는 글’을 통해서다.  

이영훈 목사는 지난 2일 한기총 명예회장 및 전 대표회장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사의를 전한 바 있다. 대표회장 사임서는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 목사는 자신에 대한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으로 인해 한국교회(사실상 한기총과 한교연) 대통합에 차질이 빚어질 것에 대한 염려에서 한기총 대표회장직을 사임한다는 취지로 ‘한국교회 앞에 드리는 글’(이하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 목사는 이번의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이 신청되고, 신청이 받아들여진 데에는 한국교회의 대통합을 반대하는 일부 언론 때문이라며 이번 사태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남에게서 찾기도 했다.

이 목사는 글에서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은 눈물겹도록 어려웠다”면서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일부 세력에 의해 안팎으로 강력한 저항과 반발로 수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언론들의 이에 편승해 통합에 대한 계속적인 부정적 기사 보도로 위기를 가속화하기도 했다”면서 “급기야 이 같은 보도는 지난 3월 이단성시비로 주목받고 있는 인사(김노아 목사)가 ‘대표회장 직무 가처분신청’을 제출하는 명분으로 악용됐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 보도 중 일부가 재판부에 첨부자료로 활용된 것”이라면서 “결국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한국교회의 대통합은 또 한 번 위기에 처하는 상황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이에 “통탄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대표회장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면서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며 뒤에서 통합이 완료될 때까지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영훈 목사의 이러한 한기총 대표회장 사임의 변을 두고, 친 이영훈 목사 측과 반 이영훈 목사 측의 시각은 극과 극을 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국민일보>는 관련 기사에서 “이 대표회장의 결단은 한국교회에 더 큰 혼란이 발생치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자신을 상대로 김노아 대한예수교장로회 성서총회 총회장이 낸 법적 분쟁을 무력화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민사신청사건은 피고의 해당행위가 사라지면 신청자체가 무효화된다. 이 대표회장은 자신이 물러날 경우 한기총은 김 총회장이 친 ‘덫’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판단해 결단한 것 같다”는 한기총 관계자의 발언과 함께다.

<국민일보>는 “결국 이 대표회장이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한국교회 통합의 물꼬를 다시 트려 했다는 해석”이라고 결론지어 보도했다.

반면에 이영훈 목사를 반대하는 측은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이영훈 목사의 ‘꼼수’라는 시각과 △이영훈 목사의 잘못된 ‘상황인식’ 및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의 ‘용인술’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꼼수’란 대표회장 사퇴로 모든 소송을 원인무효 시킨 후, 임시총회를 열어 새롭게 개정해 놓은 7.7 개정정관(이 또한 사회법으로 가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체부의 승인을 받지 않은 정관이라는 이유에서다. 편집자 주)에 따라 다시 대표회장을 맡으려 한다는 것이다.

‘잘못된 상황인식’이란 이번 사태의 원인(김노아 목사의 피선거권 제한 및 본인의 3연임 출마)을 본인이 제공해놓고도 한 마디 사과 없이 그 원인을 통합반대론자 및 이에 편승한 일부 언론에서 찾음으로써 사건의 본말을 흐리고 있다는 것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의 용인술’이란 김노아 목사를 한기총에 영입해 공동회장과 신천지대책위원장으로 세울 때는 언제고, 자신에게 반기를 드니 ‘이단성 운운’하느냐는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본인이 물러난 것으로 됐지만 다락방 류광수 목사 역시 같은 경우라는 것이다.

이에 김노아 목사 측 한 관계자는 “한기총 일부 회원들의 마음을 갈가리 찢어 놓은 상태에서 논의되는 한교연과의 통합이 진정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연합이며, 한국교회가 진짜로 기뻐하는 통합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목사는 자신의 글에서 ‘어떤 이유로도 분열을 합리화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 목사야말로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분열을 합리화할 수는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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