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대표회장 직무대행은 허수아비?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대행은 허수아비?
  • 이병왕
  • 승인 2017.05.28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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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정지 이영훈 목사, 임원 모임 주관 및 업무 보고 ‘의혹’
이영훈 목사(왼쪽 두 번째)가 모임 후 회의장 밖으로 나오고 있다.

법원에 의해 한기총이 곽종훈 대표회장 직무대행 체제가 된지 한 달여가 흘렀으나 사실상 이영훈 목사가 대표회장 직무를 수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자아내게 하는 일이 일어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영훈 목사가 주관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는 비공개 임원 모임이 있었고, 사무총장이 ‘대표회장님께 보고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사실상 이영훈 목사에게 재정 청구를 하는 보고서 기안이 유출된 것이다.

26일 오전 7시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12층 식당에서는 ‘한국교회 지도자 조찬 기도회’라는 제목의 모임이 있었다. 하지만 이날 모임은 참석자 면면을 볼 때나, 논의된 내용을 볼 때 사실상 이영훈 목사 측에서 주관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회의 참석자에 의하면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모임에 기하성 여의도 측 인사 30여명과 길자연 선관위원장을 포함 한기총 측 인사 30여명(거의 임원들)이 참석했고, 한기총 사무총장인 배진구 목사가 사회를 맡아 모임을 인도했다.

이 참석자에 의하면, 참석자들은 △김노아 목사 측서 이영훈 목사가 임명한 75명의 한기총 임원들에 대해 신청해 놓은 ‘임원 자격정지 가처분’(서울중앙 2017카합80636)에 대한 법적 대응 방안과 △임시총회 발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영훈 목사는 인사말 시간에 31일 예정된 한기총 임원들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심리에 대해 각각 대응할 수는 없으니 변호사에게 위임해 대응할 것을 권유하며 소송위임장 작성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법무법인 로고스 소속의 변호사를 소개한 후, 소송위임장 양식(사진1)을 나눠줘 작성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임원 3/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임시총회를 여는 방법에 대해  곽종훈 직무대행에게 요청해야 한다며 ‘임시총회 소집 요청서’ 양식(사진2)도 한기총 임원들에게 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사실, 즉 한기총 임원들이 직무 정지된 이영훈 대표회장의 영향에 여전히 있음이 드러남에 따라 이날 모임은 앞으로 진행될 ‘임원 자격정지 가처분’ 심리에 있어서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의 임원은 불법 선출된 이영훈 목사에 의해 선임된 자들이고, 이영훈 목사의 영향력을 벗어날 수 없어 공정한 임원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바 자격이 정지돼야 한다는 가처분 신청 취지를 스스로 입증한 셈이라는 것이다.

이날 모임과 관련 한기총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병순 목사, 이하 비대위)는 전날 서울 팔레스 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26일 모임에 대해 규탄하는 결의문(사진3)을 곽 직무대행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비대위는 “26일 7시 CCMM빌딩 12층에서 모인다는 정체불명의 문자와 그에 의한 모임에 대해 불법으로 규정하고, 향후 이 모임에서 결정하여 행하는 어떠한 일도 불법”이라는 내용의 결의를 곽 직무대행에게 통보했다.

한편, 본지가 입수한 한기총 공문 기안(사진4)에 의하면 이영훈 목사에게 여전히 한기총 대표회장이라는 직임이 붙여진 채 업무가 보고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인다.

이 공문은 사무총장 배진기 목사가 5월 25일자 ‘대표회장님께 보고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것으로, 곽 직무대행 사례비 및 한기총 운영 경비 등 4, 5월분 재정 6천여만원을 청구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회원들의 회비 등으로 운영돼야 할 연합기구의 재정이 한 사람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가 됐다는 자체가 이미 연합기구로서의 성격을 잃어버린 것”이라면서 “이것이 개선되지 않는 한 한기총은 금권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쓴소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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