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나뭇 잎이 마르고..’ 찬양 다시 불러보기
‘무화과 나뭇 잎이 마르고..’ 찬양 다시 불러보기
  • 김동문
  • 승인 2017.06.16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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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초한 재앙을 맞이하는 아픈 고백의 노래이다.
무화과나무, 포도, 올리브의 풍성함은 이스라엘의 평화를, 그것이 없음은 재앙을 뜻하였다. (사진은 올리브나무)

알고는 부르지 못할 노래, 모르기에 고백할 수 있는 노래가 있다. 그중 하나가 이것이다. 이스라엘의 파국을 앞두고 그것을 고통스럽게 현실로 받아들이면서도 그 환난의 뒤에 이어질 회복의 나라를 꿈꾸는 처절한 아픔과 고통이 담겨있는 시이다.

1. 다음의 성경 속 시를 뜻을 생각하며 읽어보자. 눈 앞에 그려지지 않는 대목이라면 잠시 멈춰서서 느껴보자.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구약성경 하박국 3:17절)

2. 그 시대 속으로 달려가보자. 무화과나무, 포도나무, 감람나무(올리브 나무), 밭, 양의 우리, 소 외양간 등은 이스라엘 전체 지역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무화과나무, 포도나무, 감람나무는 농경을 양과 소는 목축을 가르킨다. 밭은 어제의 공터가 오늘은 밭이 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아우르는 것 같다.(씨 뿌리는 이의 비유에 나오듯이 그 땅은 그렇게 사람 사는 공간에 닿아있다.)

농업의 소산 중 가장 대표적인 열매가 무화고, 포도, 올리브(감람)이다. 무화과나무, 포도나무, 감람나무는 어디서나 자라지만, 어디서나 잘 자라는 것은 아니다. 그 주산지가 또한 있었다. 예를 들면 포도나무는 헤브론을 비롯하여 헐몬(헬몬)산 지역, 골란고원 등을 손꼽고, 감람나무는 사마리아 산지가 대표적이다.

목축의 중심은 양과 염소 그리고 소이다. 그런데 소나 양의 목축 환경은 다르다. 소는 비옥한 초원을 필요로 하고, 양은 적절하게 거친 들판을 필요로 한다. 또한 소는 아무 곳에서나 키울 수 없었다. 남쪽의 벳세메스, 사마리아 산지 북쪽, 바산 지방과 골란 고원, 갈릴리 지방 등에서 소 목축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양은 이런 환경이 아닌 유대 광야나 요단골짜기 같은 적당히 거친 환경에서 주로 이뤄졌다.

3. 시인의 심정을 공감해보자. 이 시는 신정국가 이스라엘이 이른바 전쟁으로 완전히 망해서 아주 파탄이 나는 상황이 되어도 오히려 나는 기뻐하겠다는 고백이다. 이 나라 완전히 망하게 해달라는 간구의 노래가 아닌가? 무섭지 않은가? 좁은 의미에서 교회에 이것을 적용해본다면 어떤 뜻으로 다가올까? 교회가 이미 망했다며, 교회를 향한 이런 기도를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4. 오늘 우리의 자리에서 이런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교인들의 수입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폐업하는 일이 늘어나고, 하는 일마다 실패하고, 교회 은행 잔고가 바닥이 나고, 출석 교인이 급감하고, 문을 닫는 교회가 줄을 짓는 일이 생겨도 나는 즐거워하겠다고 누가 말한다면, 나는 어떤 느낌이 들겠는가? 노래는 알고 불러야 할 것 같다. 할 수 없는 신앙 고백은 제대로 알고 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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