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쫓는 김기동 목사의 불편한 진실
귀신 쫓는 김기동 목사의 불편한 진실
  • 지유석
  • 승인 2017.06.25 10:0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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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파헤친 김기동 목사 X파일
24일 밤 방송된 SBS TV 시사고발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 귀신 쫓는 목사님, 의혹의 X파일>은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의 여러 의혹을 집중 검증했다. ⓒ SBS TV 방송화면 갈무리

종교에서 자주 사용하는 '이단', '사이비'란 낱말은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다. 한국 개신교계에서 이 낱말은 주로 바른 말 하는 성도나 목사를 낙인 찍어 배제하는 용도로 주로 쓰여진다. 그래서 보수 장로교단인 예장합동 교단이 성소수자 권익향상에 힘써온 타 교단의 여성 목회자를 이단으로 규정하려는 일이 버젓이 벌어진다.

그러나 의외로 이 낱말은 이해하기 쉽다. 특정 종교 단체나 종교인이 종교를 사적 이익추구의 도구로 활용하는지만 따져보면 된다. 만약 누군가가 종교를 제 잇속 채우는데 쓰면 이단이고 사이비다.

24일 밤 방송된 SBS TV 시사고발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 귀신 쫓는 목사님, 의혹의 X파일>은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의 여러 의혹을 집중 검증했다. 방송이 다룬 X파일의 내용인 즉 김 목사가 27명의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에는 김 목사와 관계하다 아이를 갖자 김 목사가 임신중절을 시켰고, 심지어 미성년자를 성폭행했다는 증언도 포함돼 있다. 또 여성 목회자와도 추문이 있었다는 데에선 할 말을 잃는다.

그뿐만 아니다. 교회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했다는 의혹마저 불거졌다. 교회 공금을 사채로  이자수익을 얻고, 아들 목사와 며느리 명의로 수입억 대의 부동산을 사들였다는 의혹이 그것이다. 한 성도의 증언에 따르면 김 목사가 이자수입으로 벌어들인 돈이 매월 3,600만원이라니 종교가 남는 장사(?)임에 틀림없다. 

김 목사는 이전부터 이단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방송을 통해 드러난 행태는 전형적인 사이비다. 그러나 그는 목회성공 모델로 자주 거론돼 왔다. 그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현금자산 8천 억, 지교회 50여 개에 이를 정도로 교회의 대형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김기동 목사, 한국교회 타락의 상징적 단면 

비종교인의 시각에서 볼 때 김 목사가 자행한 일련의 비리들은 충격적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국 개신교계에서 김 목사는 흔한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취재진은 X파일 내용 검증에 신중을 기한 기색이 역력하다. 실제 이 파일의 진위여부를 두고 김 목사와 개혁성향의 성도 사이에 입장이 확연이 대립하고 있다. 김 목사 쪽 입장을 대변한 성락교회의 한 목사는 김 목사의 여러 의혹들이 “오래전 음모의 재탕”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기자는 김 목사의 성폭행이 사실에 가깝다고 본다. 먼저 피해자들이 자신을 철저하게 숨긴다는 점에서 그렇다. 교회, 특히 담임목사가 절대 권위를 휘두르는 대형교회 내부에서 성추문이 불거질 경우 담임목사는 오히려 당당하다. 피해들이 자피해사실을 알려도 교회 조직은 '복음전도의 문이 막힌다', '교회에 덕이되지 않는다'는 등의 명분을 내세워 덮기 일쑤다. 피해자는 오히려 꽃뱀이니 하는 식으로 2차 피해를 당한다.

목사와 성도의 관계가 '영적' 가부장제로 포장돼 있는 것도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즉, 목사가 여성도들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햤음에도 이에 대한 피해신고는 물론 수치심을 느끼는 것 자체가 '영적 아버지'에 대한 불순종으로 받아들여진다는 말이다. 김 목사의 성추문이 사실에 가깝다고 보는 건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김 목사와 비슷한 사례가 바로 삼일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했다가 성추문 때문에 교회를 떠나 홍대새교회를 개척한 전병욱씨다. 김 목사가 저지른 일련의 성추행 행각은 전씨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김 목사 사건이 한국 교회 전반에 특이하지 않은 일임을 입증하는 사례는 또 있다. 갖가지 명목의 헌금을 만들어 성도들에게 강요하고 교회건물 건축에 특히 더 많은 부담을 요구한 것도, 또 아들에게 교회를 대물림한 것도 한국 개신교 교회에서는 흔한 일이다.

이에 <그것이 알고싶다 - 귀신 쫓는 목사님, 의혹의 X파일>편은 단지 김 목사 한 사람의 일탈로 그치지 않는다. 그보다 한국 개신교가 어느 수준까지 타락했는지를 드러내는 생생한 단면으로 바라봐야 한다.

김기동 목사의 X파일 작성자는 윤준호 베뢰아신학대학원 대학교 교수였다. 저간의 사정을 볼 때 윤 교수의 행동은 실로 엄청난 결단의 결과다. ⓒ SBS TV 방송화면 갈무리

X파일을 작성한 이는 윤준호 베뢰아신학대학원 대학교 교수였다. 방송 내용을 볼 때 윤 교수는 김 목사와 지근거리에 있던 것으로 보인다. 윤 교수 스스로 김 목사에게 상당한 혜택을 누렸다고 밝히고 있다. 윤 교수가 몸담고 있는 학교는 성락교회에 속한 신학교다. 지금 한국의 신학교는 교단 권력을 누리는 목사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그래서 신학생들이 지난 22일 이 같은 현실을 개탄하며 거리로 나와 기도회를 드렸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본다면 윤 교수의 행동은 실로 엄청난 결단이 아닐 수 없다. 윤 교수의 결단으로 김기동 목사의 불편한 진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크기와 관계 없이 비리로 얼룩진 교회가 부지기수다. 윤 교수와 같이 내부자들이 용기를 내어 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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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2017-06-26 10:26:29
남의 교회 일에 왈가왈부하기 싫지만 기자는 드러난 사실을 기반으로 기사를 쓰기바란다. 피해자들을 설득해보라. 당신이 용기를 내어 법정에 서야만 더 이상의 피해자를 막을 수 있다고 말이다. 추측만으로 기사를 쓰는가? 죄를 지으면 대통령이라도 탄핵되는 세상이 아닌가? 왜 오랜동안 의혹만 있고 판결이 없는가? 유죄가 판명이 되고 나서 기사를 써도 늦지 않다.

ㅇㅇㅇ 2017-06-26 10:18:16
기자라는 사람이 객관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기사를 내야하지 않겠는가? 이 기사에는 한군데도 사실과 진실이 없다. 성추행등의 범법이 사실로 판명받은 법적사실이 있는가? 의혹만 가지고 기사를 만들어내는가? 왜 피해자들은 피해사실을 공개하지 않는가? 그것이 사실이라면 왜 여전히 성락교회에 출석하면서 당당하게 사법의 도움은 받지 않는가? 그것이 사실이라면 당당히 법정에 서서 범법사실을 드러내서 정의의 밝혀 원로목사를 축출해주기 바란다. 비겁하게 뒷말지어내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