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이, 이미 내 곁에 이웃으로 있었어요
무슬림이, 이미 내 곁에 이웃으로 있었어요
  • 김동문
  • 승인 2017.06.2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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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이웃한 무슬림 이웃과 이웃으로 살아가기
아랍문화 체험의 자리는, 아랍인들, 아랍어, 아랍의 소리, 아랍의 맛과 향이 가득한 곳이었다.

우리 모두는 저 마다의 삶의 영역에서 다문화 시대를 살아간다. 이민자들이나 타문화권에 살고 있는 다양한 처지의 한국인들은 그 삶의 현장 자체가 이미 다문화, 다인종 공간이다. 당연히 이민자가 사는 미국 같은 사회는 더할 나위 없다. 그렇지만 이민사회에서도 이웃을 주변에 사는 다른 한국인 이민자로 떠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타인종, 타종교인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먼 나라로 여행을 다녀오곤 한다.

어제 28일 12:00(현지 시각)에 아랍 문화 체험의 시간을 지인들과 나누었다. 점심시간을 활용한 특별한 만남이었다. 거의 95 퍼센트, 100 퍼센트의 사람들이 있는 곳, 아랍 음악이 들리는 곳, 아랍어를 구사하는 사란들이 가득한 곳에서 아랍 향과 맛, 정서를 누리는 시간이었다.

레바논 맛을 제공하는 한 식당에서 자아따르(우슬초) 얹은 피자와 ‘라흠 벨 아지인’(고기 갈은 것을 얹은 얇은 피자, 터키에서는 라흐마준 정도로 발음하는), 아이란(마시는 아랍식 요구르트) 등을 즐겼다. “식사 전에 왜 후식부터 시키는가 싶었는데, 이 정도의 음식이 이 가격 밖에 안 되네요” A 씨의 말이다. 가격이 상당히 착했다. 한 사람당 4천원 정도였다.

영어 아랍어로 된 간판이 낯설지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는 이렇게 크고 작은 아랍 문화 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다.

아랍 문화 체험 참석자들은 음식의 맛을 몸으로 기억하고, 음식 이름과 음식에 얽힌 이야기도 나누었다. 주변에 다양한 아랍인들을 마주했다. 흔히 생각하는 아랍 복장을 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소박하게 머리 스카프만 한 여성이 사우디아라비아인이라는 것에 약간의 충격도 받았다. 아랍어로 음식을 주문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인들은 반미가 아닌가요?” B 씨가 던진 궁금함이다. “저 앞 쪽에 앉아 있는 두 청년들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등에서 이곳에 유학 온 학생들이다. 사우디인들이 미국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 궁금하면 직접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내가 돕겠다.”고 말했다. 사실 당사자로부터 직접 듣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C 가 직접 사우디아라비아인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도록 그곳에 와 있던 아부 와합 부부를 소개시켜주었다.

아랍인, 아랍 무슬림 이웃은 이미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선교를 강조하는 이들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땅으로 와서 그 땅의 사람들을 섬기라고 도전한다. 재정 후원도 요청한다. 그런데 이미 우리 곁에, 우리 일상에 이웃이 있는데, 멀리 가서 이웃을 찾으라고 말한다. 이미 이웃인데 이웃이 되라고만 말한다. 이상스럽다. 곁의 이웃에 대한 관심도 열어가고 멀리 있는 이웃을 섬기는 것을 같이 하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라흠 벨아지인 주시고요, 아이란도 주세요." 아랍어로 음식 이름도 기억하고, 음식도 주문하면서 아랍을 익힌다.

“개인적으로 사우디인을 생전 처음 만났다. 하필 만난 부부는 얼바인 시에 사는 이웃이었다. 심지어 내가 자주 가는 몰에 사우디 사람이 차고 넘친다는 말도 전해주었다. 늘 사우디가 멀게 느껴졌는데 이들은 사실 내 가까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복장과 외모가 낮 익고 특히 아이들 학교에서 만난 학부모들과 비슷한 것 같았다.” C의 고백이다.

우리는 이미 세계화 시대, 지구촌 가족 시대, 다문화, 다인종 사회 속에 살고 있다. 누가 우리의 이웃인가 다시 질문하게 된다. 내가 지금 서 있는 곳 그곳도 타인종, 타종교 가운데서도 함께 하시며 말씀하시며 일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고 누리는 자리이다.

나는 독자들이 지금 살고 있는 도시 어디에 아랍문화, 이슬람 문화, 무슬림이 자리하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함과 관심을 가져보면 좋겠다. 이웃을 인정하는 것, 이웃으로 마주하는 것 그것은 기독교 가치가 담긴 소중한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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