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교회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페이스북이 교회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 양재영
  • 승인 2017.07.0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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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주커버그 시카고 연설...미국 교계 반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미주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페이스북이 교회를 대신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가 전한 연설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2일(목) 시카고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주커버그는 “수십년동안 (교회를 포함한) 공동체 멤버들의 약 4분의 1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공동체를 통해 목표의식과 위안을 얻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주커버그는 기독교 신자들을 예로 들면서 ‘선행’은 종교적 이유가 아닌 공동체의 필요에 의한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다른 공동체보다 더 많이 봉사를 하고 기부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종교적이라기보다는 그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이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20억이 넘는 페이스북 그룹들이 교회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교회에는 문화를 만들고, 영감을 주며, 안전하게 회중들을 돌보는 목사가 있다. 그들은 사람들을 조직하고 도울 수 있는 네트워크의 힘도 있다. 이런 역할들은 페이스북 그룹에서도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를 좀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불의에 대항함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런 주장은 페이스북이 교회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 교계의 반발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우리는 러시아 해커들이 어떻게 페이스북을 통해 가짜 뉴스를 양산하고,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지난 6개월 동안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페이스북을 더 나은 온라인 공동체로 변모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약 50%의 사람들이 의미있는 공동체에 가입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이런 노력을 통해 공동체 멤버들의 감소를 막을 수 있었으며, 세상을 더욱 가깝고 친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페이스북의 궁극적 목적이다”

“페이스북 성공, 미국 교회의 현주소"

주커버그의 주장에 대해 미국 교계는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칼럼니스트인 마곳 클리블랜드는 주커버그가 페이스북과 교회를 비교하면서 20억의 대형교회를 꿈꾸고 있다고 비판했다.

클리블랜드는 “2004년에 시작해 이미 20억명의 멤버를 뽐내고 있는 주커버그 ‘목사’가 자신의 온라인 공동체를 기독교화하기 시작했다. 이는 기독교 신앙을 거부하는 10대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얻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기독교 매체인 <크리스채너티 투데이>는 노틀담 대학교의 사회학 교수인 크리스천 스미스(Christian Smith) 박사의 책에서 언급된 ‘도덕적 치유 이신론’(Moralistic Therapeutic Deism)을 언급하며 “주커버그의 그동안의 행적을 보면 ‘신은 인간들이 착한 행위를 통해 행복해지길 바라며, 선한사람이 천국에 갈 수 있다’는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이론을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는 유대인으로 자란 주커버그가 2015년 불교사원에서 기도하는 사진을 올리는 등 스스로를 무신론자로 정의했던 과거의 행위를 거론하면서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하나님의 주권'을 '인간 스스로의 주권'으로 대체해 완벽한 신앙체계를 구축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 교계에서는 주커버그의 언급을 통해 교회가 자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들은 “오늘날 다음 세대들과 신앙을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이 부재한 미국 교회의 현실이 주커버그의 주장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다”라며 “그의 주장을 계기로 세대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교회의 현주소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럼니스트인 마곳 클리블랜드 역시 “페이스북의 성공은 다음 세대들에게 신앙을 전수하는데 실패한 교회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착한 사람과 행복한 삶’이 신앙의 목적이 되는 ‘도덕적 치유 이신론’이 십대들에게 호소력있게 다가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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