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진 목사 유감
정성진 목사 유감
  • 신기성
  • 승인 2017.07.11 11:22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교 표절은 당당하게?
<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 갈무리

할렐루야 2017 대뉴욕복음화대회 강사인 정성진 (일산 거룩한빛광성교회 담임) 목사가 목회자 세미나에서 설교 표절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지역 교계신문인 <아멘넷>에 따르면, 정성진 목사가 “설교 작성이 은사가 아니라 싶으면 남의 설교를 가져다가 용감하게 은혜가 되어서 한다고 하면 표절이 아니다. 설교의 표절이 어디에 있는가? 해아래 새것이 있는가? 다른 목사들이 했던 것이고, 주석에 있는 것이고, 신문에도 나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숨겨서 하면 표절이 되는 것이다. 배짱을 가져라. 당당히 하면 되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동감의 표현인 “아멘”이라고 하는 목회자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위 기사가 사실이라면 무척이나 유감스러운 발언이다. 뉴욕 지역의 한인 교계의 부흥을 위한 염원을 담아 청빙된 강사가 설교 표절이 아무렇지도 않다거나 혹은 당당하게 밝히고 하면 아무 문제없다는 식으로 발언을 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그렇잖아도 뉴욕의 한 대형교회가 설교 표절로 큰 혼란을 겪어왔다. 다행히 지난 주일 그 교회의 교인들이 성숙한 모습을 보이며 불미스러운 일 없이 잘 마무리 함에 따라 설교 표절에 관한 논란은 이제 끝났다고 여겨지던 차에 보도된 내용이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

한인 동포 사회에서는 설교 표절 뿐만 아니라 저작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도서, 음반, 영화, 학교 과제물 등 저작권이 있거나 원작자의 동의 없이 함부로 사용할 수 없는 것들의 무단사용에 대한 문제성을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더욱이 저작권에 민감하지 않은 설교문을 가져다 쓰는 것에는 더 관대해 보인다.

설교자가 한 편의 설교를 준비하면서 성경 말씀과, 주석과, 책에서 읽은 내용들과, 들은 설교 말씀들과, 개인적으로 습득하여 머릿속에 남아 있는 이 모든 지식과 지혜를 다 동원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보통 이해하듯이 그렇게 작성된 설교 말씀은 중간 중간 어느 문장이나 문단은 자신도 어디서 보았거나 들었는지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설교의 상당 부분이나 심지어 대부분의 내용이 그런 식으로 채워질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해 아래 새것이 없다'는 말은 옳을 수도 있다. 사도 바울도 ‘자신이 받은 것을 전한다’고 선포한다(고전 15:3). 그렇기 때문에 일부 목회자들은 설교의 표절은 원래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지적하는 바는 그런 식의 설교문 작성이 아니라 설교 자체를 그냥 갖다가 자신의 생각과 말인 것처럼 전하는 것이다.

설교의 준비

설교의 가장 기본 요소는 말할 필요도 없이 성경 말씀이다. 시간과 공간의 차이를 뛰어넘어서, 역사의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든, 누구에게든 불변하는 절대적 진리의 말씀이다. 하지만 각 교회와 설교자가 처한 입장은 같을 수가 없다. 교회력에 따라 같은 본문을 사용한다고 해도 교회의 처지에 따라 설교의 방향이나 내용은 다를 수 있다. 설교는 본문의 해석(Text)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각 교회나 교인들이 처한 상황이다(context). 그래서 설교자는 자신이 일생동안 읽고,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하여, 자신이 말씀을 전하는 회중의 상황에 맞게 기도와 묵상 가운데 해석하고 정리하는 과정이 있어야만 한다. 설교를 표절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부도덕한 측면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영적으로는 이런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더욱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당당한 표절에 대한 유감

설교가 유려한 말로 청중을 감동시키는 웅변이 아니라 우리의 심령을 찔러 쪼개어 새롭게 하는 주님의 말씀이 되기 위해서는 위의 과정이 꼭 필요한 것이다. 당당하게 밝히기만 하면 표절이 아니라는 말은 그래서 옳지 않은 말이다. 더구나 뉴욕 전체 교계에 1년 중 가장 크고 중요한 행사중의 하나인 할렐루야 대뉴욕복음화대회 강사가 목회자들을 위한 세미나라는 공적인 자리에서 이런 가르침을 주었다는 사실은 대단히 유감이다.

신기성 기자 / <미주뉴스앤조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atom 2017-07-15 07:10:01
기사는 직접 또는 간접으로 취재한 '사실'을 보도하는 스트레이트성 기사가 있고,
분석 평가 진단 등을 하는 '오피니언 성' 기사(칼럼, 논평, 논설 등)가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신기성 기자님의 이번 기사는 뉴스 기사가 아닌 오피니언성 기사로, 별로 문제될 게 없다고 봅니다.

이미 공식 언론기관인 <아멘넷>이 뉴스로 보도한 내용을 근거로 직접인용부호까지 사용하여 쓴 것이고, 더구나 '표절을 당당하게 하면 된다'는 주장은 다른 목회자들도 해 온 것이어서 사실상 새로울 것도 없는 주장입니다. 이런 주장에 기자의 고유한 표현 방식으로 다시 이슈를 삼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구요.

대중들의 관심에서 좀 멀어진 이슈, 또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를 기자가 다시 끄집어 내서 공론화 하는 것(agenda setting)은 전혀 문제삼을 만한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조중동> 등의 기사나 사설이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이 아닌 기사 내용, 혹은 억측성 기사나 과장된 기사 내용을 근거로 '모래위에 성쌓기 식'의 주장을 하는 데 있습니다.

'아멘넷의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정 목사 측의 이의제기 없는 상황이라면 신기성 기자의 오피니언이 문제 될 리가 없다고 봅니다. 다만,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썼으면 '더 좋았을 것'을... 이라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atom 2017-07-15 07:07:49
기사는 직접 또는 간접으로 취재한 '사실'을 보도하는 스트레이트성 기사가 있고,
분석 평가 진단 등을 하는 '오피니언 성' 기사(칼럼, 논평, 논설 등)가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신기성 기자님의 이번 기사는 뉴스 기사가 아닌 오피니언성 기사로, 별로 문제될 게 없다고 봅니다.

이미 공식 언론기관인 <아멘넷>이 뉴스로 보도한 내용을 근거로 직접인용부호까지 사용하여 쓴 것이고, 더구나 '표절을 당당하게 하면 된다'는 주장은 다른 목회자들도 해 온 것이어서 사실상 새로울 것도 없는 주장입니다. 이런 주장에 기자의 고유한 표현 방식으로 다시 이슈를 삼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구요.

대중들의 관심에서 좀 멀어진 이슈, 또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를 기자가 다시 끄집어 내서 공론화 하는 것(agenda setting)은 전혀 문제삼을 만한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조중동> 등의 기사나 사설이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이 아닌 기사 내용, 혹은 억측성 기사나 과장된 기사 내용을 근거로 '모래위에 성쌓기 식'의 주장을 하는 데 있습니다.

'아멘넷의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정 목사 측의 이의제기 없는 상황이라면 신기성 기자의 오피니언이 문제 될 리가 없다고 봅니다. 다만,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썼으면 '더 좋았을 것'을... 이라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제안2 2017-07-13 11:13:58
아마 "제안"님의 말씀대로 기자님께서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쓰신 개인의 의견인거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아니면 말고"식의 사견으로 생각되어집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어떤 목사님께서 기자님께서 말씀하신 "하지만 여기에서 지적하는 바는 그런 식의 설교문 작성이 아니라 설교 자체를 그냥 갖다가 자신의 생각과 말인 것처럼 전하는 것이다."의 의미로 표절을 당당히 하라고 했겠습니까? 말에는 반어법도 있고, 과장법도 있고, 은유법도 있는것처럼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상식적으로 정성진 목사님(개인적으론 할렐루야 대회도 안 가보고, 그 분의 설교를 한번도 들어보지 못 했고, 이 기사 이전엔 어떤 분인지도 몰랐습니다. 다만 일산의 큰 교회 담임 목사님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습니다.)이라는 분이 "표절"이라는 의미를 몰라서 그런 말씀을 하신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그 분의 생각이나 의견을 추측해서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기자님의 사명감이 너무 앞선 나머지 큰 교회 목사 저격수 노릇을 하고 싶었던것이 아닌가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안 2017-07-11 23:53:47
신기성 기자님.. 기자로서의 기본을 묻고 싶습니다. 기자는 사실을 바탕으로, 그 사실을 전하고 나머지 판단은 독자로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기사의 중간에 기자님이 쓰신 글에 "위 기사가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를 기자가 자신의 기사에 쓴다면 기자로서의 기본이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로서 가장 기본이 되는 팩트를 직접 확인하지도 않고 어떤 판단을 내려 그에 대한 해석을 더 했다면 기자님은 기사를 쓴 것이 아니라 소설을 쓴 것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기사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자님이 쓰신 내용에 찬성한다,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기자라면 팩트 확인이 가장 기본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