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보호 교회의 실제 사례
이민자 보호 교회의 실제 사례
  • 신기성
  • 승인 2017.07.14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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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수) 미동북부 이민자 보호 교회(Sanctuary Church) 운동의 대표단은 실제 한 서류미비자가 추방을 피해 보호받고 있는 필라델피아 시내 아치스트릿연합감리교회(Arch Street United Methodist Church, 이하 ASUMC)를 방문했다.

이민자 보호교회 운동을 이끌고 있는 위원장 조원태 목사(뉴욕우리교회)와, 시민참여센터 이민자 보호 법률대책위 위원장 박동규 변호사, 그리고 미디어홍보담당 손태환 목사(뉴저지 세빛교회) 등은 ASUMC 담임인 로빈 하이니카(Rev. Robin Hynicka) 목사와 면담하고 서류미비자인 하비어 가르시아 플로레스를 보호하게 된 경위와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ASUMC는 1862년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의 가까운 동료였고 친구였던 매튜 심슨(Matthew Simpson) 감독이 세웠는데 필라델피아 시청보다 더 오래된 역사적인 예배당을 소유하고 있다.

하비어 플로레스는 누구인가?

멕시코 이민자인 플로레스씨는 필라델피아에서 부인 알마 산체스(Alma Sanchez)와 네 살, 두 살 된 두 아들 하비어 주니어(Javier Jr.)와 야엘(Yael), 그리고 열세 살 난 의붓딸 아다마리(Adamaris)와 함께 살고 있었다. 세 아이는 모두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이다. 아다마리의 친아버지는 그녀가 갓 태어났을 때 가족을 버리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레스씨는 멕시코에 있는 그의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멕시코 국경을 넘나들었고 1997년에서 2002년 사이 9번이나 이민국에 적발이 됐다. 2014년에는 두 번의 재입국 끝에 불법 입국 혐의로 수감되기도 했다. 그러다 2015년 그는 어린 자녀들과 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민국 직원들에 의해 체포되었고, 멕시코로 추방되기 위해 구금되었다. 아버지가 한밤중에 이민국 직원들에 의해 연행이 되는 것을 본 어린 자녀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아버지의 부재를 두려워했을 뿐만 아니라 낯선 사람들이 한밤중에 집에 들이닥친 사실 자체에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다시는 아버지와 같이 살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과 두려움 때문에 딸 아다마리는 소독용 알코올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했고, 9일간 입원 치료를 받은 후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5살과 3살 난(당시 4살과 2살) 두 아들은 그 날의 충격 이후 트라우마로 고통을 앓고 있다. 큰아들 하비어 주니어는 학교에 가는 것을 거부하고 그의 아버지 곁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심지어 플로레스씨가 샤워를 하는 동안에도 욕실 문밖에 앉아서 그를 기다리곤 한다. 플로레스씨가 교회로 피신한 이후 처음 6-7개월간은 그 곁을 떠나지 않고 같이 지냈다고 한다.

플로레스씨는 16개월간의 구금 끝에 추방에 필요한 준비를 하기 위해 90일간의 기간이 주어졌는데, 추방 2주 전인 2016년 11월 14일에 ASUMC로 피신해서 현재까지 교회 지하에서 지내고 있다. 하이니카 목사는 플로레스씨를 가리켜 “그는 참 좋은 이웃이다”라고 말한다. 플로레스씨는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미국에 남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하비어 플로레스 면담

본인의 동의를 얻어 교회 지하에서 지내고 있는 플로레스씨를 면담할 수 있었다. 그는 2004년에 다른 사람으로 오인한 범인에 의해 30여 차례 박스 칼에 찔려 중상을 입었던 적이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현재 U 비자를 신청하고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U 비자는 중범죄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치료받을 수 있도록 체류를 보장해 주는 비자이다.

그는 교회로 피신한 이후 밖에 나가본 적이 없어서 햇빛을 본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그곳에 피신해 있는 동안 교회 지하 전체 벽과 천장 및 여러 부분에 페인트칠을 하고, 청소와 교회 행사를 준비하는데 도움을 주고, 건물의 보수 공사에 자원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고 한다. 천장과 벽은 보기에 전문가가 한 것처럼 깨끗하고 아름답게 칠해져 있었다. 하이니카 목사는 플로레스씨가 비자를 받으면 교회 페인트칠을 하는 직업을 가져도 좋겠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얘기했다.

이민자 보호 교회 운동

CBS 5월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이민자 보호 운동에 동참하는 숫자가 800교회가 넘었다고 한다. 1980년 남미의 전쟁을 피해 온 난민들을 보호하던 이민자 보호 교회 운동과 구별하기 위해 새 이민자 보호 교회 운동(New Sanctuary Church)이라고도 한다. 현재 필라델피아에는 16개 교회가 동참하고 있다.

뉴욕 뉴저지 커네티컷 지역에 한인 교회들로 구성된 이민자 보호교회 선언이 있었던 것은 지난 3월 7일이었다. 불과 3-4개월 만에 이 운동에 동참하기로 서약한 교회가 이미 88개 교회에 이른다. 이민자 보호교회 운동을 이끌고 있는 조원태 목사와 법률 지원팀, 그리고 여러 한인 단체 및 개인들의 헌신과 열정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강조한다. 또한 이민자 보호가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고, 절박한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힘이 되어주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번 ASUMC 방문은 실제 사례를 보고 세부적이고 적극적인 도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자기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희생이 필요한 일이다.

다음은 플로레스씨를 보호하고 있는 ASUMC의 로빈 하이니카 목사와의 면담과 그 교회의 활동에 대한 취재기사이다.

신기성 기자 / <미주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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