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창녀다
교회는 창녀다
  • 신성남
  • 승인 2017.07.23 14: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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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신은 돈이 된다

"교회에선 생각이 필요 없다." 어느 유명 목사가 하신 말씀이다. 교회에선 무조건 '아멘'이면 되고 단지 "성령의 생각에 따라 순종만 하면 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런 논리에 동조하는 목회자들이 의외로 아주 많다.

그러나 성령을 구실로 다소 포장하기는 했지만 이는 매우 비논리적인 발언이다. 그럼 성령의 생각을 따르려면 진정 내 생각은 필요 없다는 말인가. 도대체 아무 생각 없이 어떻게 성령의 생각을 구별할 수 있다는 말인지 그 자체가 모순이다.  

더구나 어떻게 하는 것이 성령의 생각을 따르는 것일까. 이 주장 또한 매우 애매모호하다. 기도나 묵상을 하면 성령께서 직통 계시나 특별 지침이라도 주신다는 걸까. 그건 아닐 것이다. 아마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교회에서 그 성경을 가르치는 사람은 목사다. 그러니 결국 목사의 말에 순종하라는 결론이 저절로 연상된다.

물론 신자가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생각하며 사는 건 매우 당연하고 중요한 일이다. 정작 심각한 문제는 과연 교회의 결정은 항상 옳고 설교자의 가르침은 언제나 성경적으로 바른가 하는 점이다.

이건 굳이 지루한 논쟁을 하지 않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우선 지나간 교회 역사를 잠시 살펴 보면 된다. 유감스럽게도 지상의 유형 교회는 항상 옳지는 못했다. 초대 교회 이후로 무수한 오류를 범했고 현재도 그런 비판에서 별로 자유롭지 않다.

로마교회의 교황 제도, 사제 제도, 고해 성사, 평신도 성경 금지, 설교권 독점, 중세 십일조, 십자군 전쟁, 이단 처형, 성직 매매, 면죄부 판매, 개신교의 제네바 신정 통치, 식민지 지배, 인종 차별, 그리고 노예 제도 및 원주민 학살 묵인 등이 대표적인 교회의 오류다.

현대 교회의 오류 역시 만만치 않다. 교권 독재, 헌금 유용, 헌금자 공개, 십일조 강요, 설교 표절, 뇌물 수수, 고액 강사비, 성추행, 직분 계급화, 여성 직분 차별, 그리고 교회 세습이 그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설교자들은 강단마다 서로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 교인들을 동원하여 불의한 적폐 세력을 노골적으로 비호하는 설교자도 많다. 이게 한국교회의 적나라한 현실이다.

우리는 교회를 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교회는 죄인들의 공동체일 뿐이다. 하나님나라에 속한 무형 교회는 당연히 순결하고 거룩하지만 지상의 유형 교회에는 알곡과 가라지가 상존하고 성도와 강도가 공존한다. 오히려 진짜 인간 망종들은 감옥보다 교회에 더 많다. 그들은 인간의 영혼을 약탈한다. 그래서 교회가 방심하면 언제든지 순식간에 강도의 소굴로 변할 수 있다.

이는 예수께서 지적하신 그대로다. 당시 제도권 교회를 보면 차라리 세리와 창녀는 회개하고 돌이켰지만 바리새인이나 사두개인 등 소위 종교 지도자라는 자들은 도리어 끝까지 하나님의 도를 배신하고 자신의 배를 채웠다.

그러니 성령의 생각을 진정 잘 따르려면 지도자들에 의한 맹신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생각이 필요 없거나 아예 생각을 안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욱 신중히 생각을 해야 옳다. 특히 교회의 제직들은 지금 자신의 교회 공동체가 하는 사역이나 가르침이 참으로 성경의 정신을 따르는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또 다시 생각해야 마땅하다.

하나님께서는 머리를 생각하라고 주신 것이지 모자나 쓰라고 주신 게 아니다. 참된 신앙은 아무 생각 없이 비상식이나 무식에 아멘을 남발하며 맹종하는 게 아니다. 호세아 선지자는 이 백성이 지식이 없어 망한다고 했다.

아무리 조심하고 고심해도 틈만 나면 실수하는 게 인간인데 교회에선 생각이 필요 없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그러니 많은 신도들이 늘 순종과 맹종을 착각하고 신앙과 맹신을 구별 못 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문제가 아니라 반대로 생각이 너무 없어서 문제다. 어떤 교회에선 맹신과 맹종이 오히려 거룩한 미덕이 되었다.

요즘 "멀쩡하던 사람도 교회만 오면 바보가 된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맹신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맹종은 하고 싶은 짓만 한다. 그래서 사회에서 교수, 법관, 외교관, 장성, 사장, 장관이어도 교회만 오면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돈 바치는 복쟁이 멍청이가 된다. 게다가 일부 교회들은 도리어 그런 맹신을 독실한 신앙으로 포장하며 적극적으로 조장하고 추구한다. 이처럼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니 개신교가 고작 돈 바치고 복 받는 무당 잡교 수준이 된 것이다.

특히 삯꾼 목사들에겐 맹신처럼 좋은 밥상이 없다. 그들에겐 가장 만만한 게 순진한 교회다. 삯꾼들은 한국교회가 개신교 역사상 가장 부패한 교회가 된 원인이 그런 맹신에 있다는 걸 잘 알면서도 열심히 맹신을 부추긴다. 맹신은 언제나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일찍이 초기 교회의 위대한 교부 어거스틴은 매우 충격적인 말을 했다. 그때는 중세 교회가 본격적으로 타락하기 훨씬 전이다. 그럼에도 그는 이미 당시 교회의 정체성을 깊히 간파하고 제도권 교회를 창녀에 비유했다. 그나마 창녀는 단순히 몸을 팔아 돈을 벌지만 중세 교회의 성직자들은 영혼까지 팔아 돈을 챙겼다. 그러므로 오늘날도 교회는 항상 두려운 마음으로 자성하고 겸손해야 마땅하다.

한국교회는 너무 거룩한 척 할 필요 없다. 도리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성도들은 보기 괴롭다. 누가 보아도 분명히 최저질 삯꾼인 어느 초대형 교회의 유죄 판결 목사조차 두꺼운 얼굴에 기름칠을 하고 여전히 불세출의 지도자 행세를 하니 세상이 교회를 비웃지 않을 리가 없는 거다.  

"교회는 창녀다. 하지만 그 여인이 내 어머니다(The church is a whore, but she is my nother)," - 교부 어거스틴(Augustine, AD354-430)

 

신성남 / 집사, <어쩔까나 한국교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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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이러지 2017-07-24 14:25:13
"멀쩡하던 사람도 교회만 오면 바보가 된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맹신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맹종은 하고 싶은 짓만 한다. 그래서 사회에서 교수, 법관, 외교관, 장성, 사장, 장관이어도 교회만 오면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돈 바치는 복쟁이 멍청이가 된다.
어느 날 초신자인 내 남편이 말도 안되는 목사님 설교에 흥분하여 장로님께 건의를 했더니 경찰이신 장로님 " 말씀은 우리가 어떻게 건의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자 권사인 나에게 피를 토하듯 항의했지만 조용히 하는 것이 교회에 은혜라고 하여 남편의 혈압을 높였답니다. 누구를 탓하겠습니다. 내가 비겁했는 것을 아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