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는 사슴같이 뛸 것이요
저는 자는 사슴같이 뛸 것이요
  • 김동문
  • 승인 2017.07.30 0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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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듯 뛰어 내달리는 사슴

밋밋한 글자가 누군가에게는 온 감각이 반응하는 언어가 되곤 한다.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희열로, 공포감과 전율로, 슬픔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성경속 많은 표현들이 사실 그림언어이다.

그 언어들은 떄로는 개념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고 때로는 어떤 풍경이나 감정, 역사를 묘사한 것이기도 하다. 공감하는 이들은 더 실감있게 반응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무덤덤한 글짜로 다가올 것이다.

성경에 '저는 자는 사슴같이 뛸 것'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 표현을 보면서 눈 앞에서 그 풍경을 떠올려본 적이 있는가? 그 장면이 떠오른 적이 있는가? 성경 속 표현이, 그 정경이 내 눈앞에 살아나지 않는 순간, 잠시 멈춰서서 다시 읽는 것이 성경 묵상의 하나이다.

그 때에 저는 자는 사슴 같이 뛸 것이며, 벙어리의 혀는 노래하리니, 이는 광야에서 물이 솟겠고, 사막에서 시내가 흐를 것임이라. (이사야 35:6)

지난 겨울과 봄 유대 광야로 나갔다. 그 곳에서 뛰는 사슴을 마주했다. 그런데 신기했다. 사슴이 뛰는 모습이 껑충껑충 뛰는 모습이었다. 마치 저는 다리로 힘차게 뛰어달리는 모습이었다.

유대 광야에서 마주친 사슴,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유대 광야에서 '사슴 같이 뛰는' 사슴을 영상에 담았다. 위 영상에서 보듯이 뛰는 사슴의 모습이지 힘차게 달리는 사슴의 모습이 아니다. 저는 듯 뛰어오르는 사슴만의 독특한 뜀박질 장면이 인상적이다. 언덕을 뛰어 오르기도 하고, 비탈을 내리 달리기도 한다. 한껏 힘차게 뛰어 내달리는 사슴을 보며, 저는 자가 힘차게 뛰어 오르는 정경을 떠올려본다.

저는 자가 사슴 같이 뛰는 풍경을 떠올리고 나면 이제 '벙어리의 혀가 노래하는 풍경을 떠올려보라. 꾀꼬리 소리를 내는 모습으로 다가오는가? 아니면 한 소리 한 소리 힘껏 발성하는 모습이 떠오르는가? 광야에서 물이 솟는 것, 사막에서 시내가 흐르는 장면이 때를 따라 자연스럽게 경험하듯이, 저는 자가 뛰고 말하지 못하는 이가 노래하는 일도 볼 것이라고 확신하는 시인의 노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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