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찌, KKK의 망령, 드러난 광기
나찌, KKK의 망령, 드러난 광기
  • 신기성
  • 승인 2017.08.15 00: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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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주 샬러츠빌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력 사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 장면 ⓒyesyoureracist tweeter

[미주뉴스앤조이=신기성 기자] 지난 금요일(11일) 버지니아의 평온한 도시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신나찌주의자들, KKK 단원들을 포함한 백인우월주의자들에 의한 시위 중 3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부상한 비극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샬러츠빌 의회는 남북전쟁 당시 남부 연합의 육군 총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Robert Lee)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했고 그 동안 이에 반대하는 KKK단 등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산발적인 시위가 계속돼 왔었다. 리 장군은 부족한 보급품과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북군을 괴롭히며 전과를 올려 남부 연합의 영웅이 되었던 인물이다.

남부연합 육군 총사령광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철거에 항의하는 KKK단 ⓒnewsleader.com

 

반이성적 근본주의

지난 일주일은 전 세계의 이목이 미국에 집중된 한주였다. 미북간 연일 강도를 더해가는 강성 발언으로 한반도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전쟁의 위협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와 화염”이라는 발언과 북한의 괌 포위사격의 경고를 정점으로 곧 전쟁이 시작되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이 전세계를 휩쓸었고 특히 우리 국민들과 해외 동포들에게는 엄청난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으로 알려진 달라스 제일침례교회 로버트 제프리스(Robert Jeffress) 목사는 ‘하나님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을 공격할 권한을 주었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제프리스 목사는 평양과 서울이 얼마나 가까우며 전쟁 발발과 동시에 남북한에 얼마만큼의 사상자가 발생할지 조금이나마 생각이 있을까?

합리적 사고와 이성적 판단이 상실됐다. 그저 손에 쥔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사람들 같다.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성경을 악용하고, 탐욕을 정당화하고, 하나님의 이름까지 들먹이는 신성모독을 거침없이 저지르고 있다. 권력을 향한 광기에 다름 아니다.

한국인들에게도 이런 근본주의 기독교는 익숙하지 않은가. 탄핵정국에서 유독 심하게 반대시위를 하던 보수기독교인들의 손에 들었던 성조기와 태극기! 깃발을 든 선동주의는 폭력주의자들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정의를 향한 외침은 언제나 권력의 높은 담벼락 밖에서만 홍수처럼 넘쳐나고, 안에 있는 자들은 탐욕에 취해 밖의 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들으려 하지 않는다.

 

악을 악이라 하지 못하고

미국의 대통령이 바뀐 후 미국 사회는 점점 더 폭력적인 언어에 자주 노출되고 익숙해지고 있다. 작년 대선 캠페인 도중 자신의 연설에 항의하는 사람을 향해 ‘얼굴을 가격하고 싶다’고 노골적으로 선언하는 트럼프 후보를 향해 웃으며 열광하던 지지자들이 떠오른다.

지난 주말에 샬러츠빌에 모여든 백인우월주의자들, 나찌 추종자들, KKK 단원들은 같은 색의 트럼프 지지자들이다. 그동안 참아왔던 우월적 욕망이, 노예 제도와 차별로 특권을 누렸던 과거에 대한 향수가, 그리고 그런 과거를 전해 들었을 젊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아쉬움이 부끄러움을 걷어내고 공공연한 힘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때 숨겨놓았던 꿈틀거리는 개개의 욕망이 얼굴을 드러낼 만큼 대담해지고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빨리 멈추지 못하면 광기가 폭력을 넘어 권력이 되는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

신나찌주의자들의 깃발 ⓒhttpmashable.com

사태가 심각해지고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테러를 규탄하는 대신에 샬러츠빌에 모여든 많은 사람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비판을 초래했다. 초록은 동색이라. 악을 악이라 칭하지 못한다. 사건이 더 많이 국민들 사이에 회자되거나 반발이 커져서 자신의 재선가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many sides)이 폭력을 멈추고 자제해야 한다는 의미없는 선언을 했다. 프랭클린 그래함 등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백인 목사들도 같은 입장이다. 폭력과 증오는 나쁜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일 뿐이다.

일부 정치인들이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정확히 지목해서 비판해야 한다고 나선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기독교는 사랑과 평화의 종교다.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평화는 하나님의 정의가 세워졌을 때에만 가능하고 의미가 있다. 진정한 평화는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이고, 하나님은 정의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인종차별, 신나찌주의, KKK의 망령을 걷어내야만 한다. 지난주에 한 미국인이 독일의 술집에 만취한 채 들어가 나찌식의 인사를 했다가 체포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미국에서는 공공연하게 나찌식의 인사를 해도 기소되지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인류의 역사상 가장 처절하고 잔인했던 광기의 폭력이 드리운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아래 버지니아 주지사 테리 맥컬리프(Terry McAuliffe)의 메시지는 전 미국인들이, 특히 기독교인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다.

 

 

나는 오늘 샬러츠빌에 온 백인우월주의자들과 나찌주의자들에게 선포합니다. 우리의 메시지는 간결하고 분명합니다.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우리는 당신들이 이곳(Commonwealth, 켄터키, 메사추사츠, 펜실베니아, 버지니아 4개주를 일컫는 명칭, 편집자 주)에 오기를 원치 않습니다. 부끄러운줄 아세요. 당신들은 스스로 애국자라고 말하지만 당신들은 결코 애국자들이 아닙니다. 당신들은 오늘 여기에 사람들을 상하게 하려고 왔고 실제로 상하게 했습니다. 나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당신들보다 강합니다. 당신들은 우리 네 개 주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당신들은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여기에 당신들을 위한 자리는 없습니다. 미국에 당신들을 위한 자리는 없습니다. 우리는 오늘 사람들이 하나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민국가임을 기억하십시오. 미국 원주민을 제외하고, 1607년에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에 첫 배가 도착한 이후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하나된 나라를 이루었습니다. 우리의 다양성, 우리를 이루는 모자이크형의 이민자들이 우리를 매우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이곳에 와서 우리를 파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마십시오.

 

“백인우월주의를 외치는 것은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으라’는 말과 다름 아닙니다. 그들이 손을 들어 나찌식의 인사를 할 때마다, 그들의 손을 들어 그리스도의 손에 못을 박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라는 예수회 신부 제임스 마틴(James Martin)의 충고를 기억하자.

백인우월주의는 반인륜적, 반기독교적 악(惡)이다. 어떤 종류의 우월주의나 특권의식도 마찬가지이다. 이번 사태가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인종차별에 대한 경종을 다시 한번 울리는 계기기 되기를 바란다.

지난 세월호와 탄핵정국을 거치며 한국민들이 깨달았던 교훈을 전해주고 싶다.

"악은 선을 이기지 못한다. 거짓은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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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8-17 04:58:04
참으로 한쪽으로 기울어진 기사다. Robert Lee 장군의 동상 철거를 반대하는 시위에 Alt-Right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Alt-Left도 있었으며, 폭력도 양쪽에서 모두가 휘둘렀는데 이렇게 동상 철거를 반대하려는 사람들 모두를 백인 우월주의로 몰고 있다.
동상철거의 이유는 Robert Lee 장군이 노예를 소유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 George Washington이나 Thomas Jefferson도 노예 소유자들이었다. 그들의 동산도 철거할 것인가? New M은 한쪽으로 기운 Fake News가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