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뿌리는 자의 비유' 속의 밭 오해풀기
'씨뿌리는 자의 비유' 속의 밭 오해풀기
  • 김동문 편집위원
  • 승인 2017.08.16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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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밭에 4가지 조건의 땅이 있듯 우리 마음밭도 여러 가능성이 섞여있다
밭은 자갈도 많고 가시덤불도 보이고, 메마르기도 하고 부드러운 흙도 섞여 있는 땅이다.
새로운 연재글을 시작합니다. '유명설교자의 설교속 성경 다시 듣기'입니다. 설교 표절 판단이나 설교 자체에 대한 비평이나 평가는 아닙니다. 설교에 등장하는 성경 이야기(내러티브 등)에 대한 풀이를 다시 짚어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종의 성경배경연구의 실사판 다시읽기에 해당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응원을 부탁합니다. - 편집자 주

“마음을 옥토로 만드세요”, “옥토 같은 마음이 되세요” 씨뿌리는 자의 비유를 설교 본문으로 사용할 경우에 자주 사용하는 주제 또는 제목이다. 이런 설교 내용도 낯설지 않다.

“... 여러분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런 질문 해봤어요? 세상에 어떤 멍청한 농부가 씨앗을 길가에 뿌릴까? 어떤 멍청한 농부가 돌밭과 가시떨기에 씨앗을 뿌릴까? 그런 농부 봤습니까? 정상적인 농부는요, 좋은 땅에만 씨앗을 뿌려요. 그런데 본문은 길가, 돌밭, 가시떨기에 씨앗이 떨어졌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가 있어요. 농부가 씨앗을 담은 포대를 어깨에 메고 손으로 씨앗을 뿌립니다.

그런데 바람이 불면 씨앗이 날라 가는 거에요. 사방에 흩어집니다. 씨 뿌리는 사람이 원치 않는데 그 씨앗이 바람에 의해서 길가에 떨어지고 가시떨기와 돌밭에 떨어지는 거에요. 그래서 바람은 때로는 씨앗이 좋은 땅에 떨어지는 것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에요. 적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이 여러분 심령에 떨어지는 데 그것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다는 것이에요.“ - A 목사의 설교 중에

씨뿌리기는 묵은 땅을 갈아엎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렇다고 해도 돌과 가시덤불, 메마른 땅이 뒤섞인 땅일 뿐이다.

그런데 씨뿌리는 자의 비유의 배경인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지역의 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다. 길 가, 바위 위, 가시떨기, 옥토가 한 곳에, 한 밭에 섞여 있다. 한 밭에 4가지 조건이 뒤섞여 있다. 대부분의 밭의 지반은 석회암이다.

이 드넓은 밭도 우리가 기대하는 옥토는 아니다.

성경이 '묵은 땅'으로 표현된 것은, 아주 오랫동안 묵혀있는 땅만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다. 수확을 마치고 다음에 씨뿌릴 때까지 쉬는 땅도 포함된다. 씨를 뿌리지 않는 땅은 물론 씨를 뿌리기 위하여 기경한 땅도 길, 바위, 가시떨기, 옥토가 뒤엉켜져 있다. 여기서 길은 밭고랑 같은 공간을 뜻한다.

그리고 씨뿌리기는 우리가 익숙한 땅에 씨앗을 심는 방식이 아닌 흩어뿌리기를 주로 한다. 그러다보면 같은 밭에 씨가 떨어져도 길 가, 바위 위, 가시떨기, 옥토에 각각 떨어진다. 씨앗이 바람에 날려서 멀리 옥토에, 돌짝 밭에 떨어지는 그런 상황을 상상할 필요가 전혀 없다.

씨뿌리는 땅은 이렇다. 돌짝, 가시, 부드러운 흙과 메마른 흙이 뒤섞여 있다.

밀이나 보리 등은 건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 겨울 우기가 아니라 건기에 씨를 뿌리고, 건기에 수확한다. 태양력으로 5~10월 사이에 밀과 보리를 수확하고 저장하는 맥추절, 수장절을 지켰다.

또 씨를 심으면 30배, 50배, 100배의 수확을 얻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 식으로 생각하면 옥수수 씨 하나 심어서 수확한 옥수수의 씨를 헤아려 보라. 수천 배의 수확을 거둔 것이 아닌가? 밀이나 보리 이삭 하나를 심어서 수확한 것을 떠올려보라. 그것 또한 수 백 배 수 천 배의 수확을 얻은 것이다.

모압 지역의 건조한 땅에서 자란 밀을 손으로 수확하고 있다.

씨 뿌리는 자의 비유의 배경이 되는 이스라엘의 땅에 대한 이해는 해석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의 수용, 즉 실제 밭의 형편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 뿐이다. 결국 씨뿌리는 자의 비유에 등장하는 밭은, 한 곳에 4가지 조건의 땅이 뒤섞여 있다는 것에 주목하여야 한다. 이처럼 우리의 마음 밭(마음)에도 이렇게 4가지 조건의 땅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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