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들, 예언자들, 그리고 교회의 민낯
사도들, 예언자들, 그리고 교회의 민낯
  • 신기성
  • 승인 2017.08.17 06:4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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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today.com

[미주뉴스앤조이=신기성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후로 하나님이 그를 도구로 사용하셔서 타락한 미국 교회와 사회를 심판하려 하신다는 주장을 종종 듣곤 했다. 그러니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얘기다. 대개는 인터콥, 신사도 계열의 교회에 출석하거나 그들이 주관하는 집회에 다녀온 사람들이 하는 말이었다. 하나님이 바사 왕 고레스를 사용하신 예를 빌어서 하는 주장이다.

크리스찬 투데이는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다. 기사와 이적을 통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한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자칭 “예언자들” 혹은 “사도들”이라 부르는 사람들에 관한 내용이다.

http://www.christianitytoday.com/ct/2017/august-web-only/bethel-church-international-house-prayer-prophets-apostles.html?start=5

 

INC는 누구인가?

이 기사에 따르면, 독립 네트워크 신자들(Independent Network Chrismatic, 이하 INC)이라 불리는 운동이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그룹이라고 한다. 이들의 리더인 빌 존슨(Bill Johnson), 마이크 비클(Mike Bickle), 신디 제이콥스(Cindy Jacobs), 척 피어스(Chuck Pierce), 체 안(Ché Ahn)등은 수백만 명의 추종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켈리포니아 베델교회, 파사데나 HRock 교회, 캔사스에 있는 IHOP 등 대형교회와 단체를 이끌고 있다. 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수백만 명의 영적인 소비자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수백만불을 벌어들이는 주 수입은 기부금과, 컨퍼런스 참가비, 책과 DVD 판매비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들은 하나님의 직통계시를 받는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그들의 수입이나 재정지출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받지 않는다.

인기 있는 개개의 목사들과 TV 설교가들, 그리고 대형교회 지도자들로 각자 활동하는 번영복음과는 달리, INC는 주로 네트워크를 통해서 활동하고 리더들이 자주 협력해서 사역을 한다.

또한 번영복음은 개인의 건강과 부에 집중하지만, 이 그룹은 독특하게도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사역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 직접 사도들을 보내셨다고 믿기 때문에 사도들이 위계질서의 맨 위에 있다. 이것이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사도들은 사람들의 기부나 선한 의지에 기대지 않고,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한다.

 

자칭 사도들과 예언자들

그들은 스스로를 사도 혹은 예언자라고 부르거나, 누구 누구 사도의 추종자라고 부른다. 누군가의 추종자가 되면, 하나님이 그 사도에게 준 능력이 나에게도 나누어진다고 믿는다. 이들은 큰 그룹을 이루거나 교단을 형성할 필요도 없다. 교단에 속하는 것이 오히려 그들의 활동에 제약을 주기 때문이다. 교단에 속하지 않으니, 그들이 유료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인 천문학 적인 돈에 대한 감사도 받을 필요가 없고 신학교에 기부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느슨한 연대(network)만 유지할 뿐이다.

INC는 만인 제사장직을 믿지 않는다. 능력이 특별한 사도들을 통해서 내려온다고 믿고 다른 이들은 그 사도들을 통해서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분명한 위계질서가 존재한다.

피터 와그너 ⓒcharismanews

사도라 칭함을 받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는 경우가 많다. 피터 와그너(Peter Wagner)는 스스로를 “최고의 사도(super apostle)”라고 불렀다. 그는 수많은 다른 사도들에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자칭 사도가 되는 데에는 엄청난 이점이 있다. 그들은 현금을 끌어들이는 피라미드의 맨 위에 위치할 수 있으며 ,아무도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따지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영적인 전투

INC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은 전통적인 교회가 제공해 주지 못하는 의미를 찾고싶어 한다. 그들은 단지 하나님을 알고, 영적인 삶을 살며, 다른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들은 실제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우주적인 영적 전투에 참여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나라와 도시 전체를 위한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고 실제로 믿고 있다.

이들은 대형교회와 달리 음악이나 설교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아니라 초자연적인 계시를 통해서 이목을 끈다. 참가자들은 단지 사도들의 설교만 들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안수를 받으러 간다. 설교가 끝나면 사람들은 무대로 나오고, 쓰러지고 치유되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한다. 그들은 그것을 경험하고, 세상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능력을 받고 싶어한다. 그리고 무대에서 경험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그 능력의 증거라고 믿는다.

부흥회나 기도원에서 안수 받을 때 혹은 부흥사가 팔을 휘두를 때 쓰러졌다거나, 그런 장면을 보았다거나, 그 순간에 방언이 터졌다고 하는 간증은 일반 교회에서도 흔한 일이다.

 

일곱개의 산(Seven Mountains) 신학

그들이 주장하는 “일곱개의 산(Seven Mountains)" 신학에 따르면, 기독교인은 삶의 모든 부문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정부, 미디어, 예술과 오락, 교육, 가족, 종교 등.

그들은 하나님이 그 모든 것 뒤에 계신다고 믿는다. 하나님은 사람들을 높은 위치에 지명하시고, 지명된 자들은 하나님께 무엇을 해야 할지 듣게 된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들을 통해 미국과 세계를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 것이다. 트럼프 정부의 관료인 벳시 디보스(Betsy Devos), 벤 카슨(Ben Carson), 그리고 릭 페리(Rick Perry) 등이 그런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하나님이 트럼프 대통령도 사용하신다고 주장한다.

대통령이 우리 편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미국을 회복시키시고 미국의 원수들을 무찌르기 위해 그를 택하셨다고 믿는다. 정치 관료들이 어떤 사람들이며 누구를 대변하는 정치를 해왔으며 어떤 정책을 선호하는지 관계도 없고 관심도 없다. 단지 그들이 하나님이 택한 도구라고 믿는다.

그들은 낙태와 동성애 반대 외에 다른 정책은 없다. 빈곤의 해결과 국제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견해도 없다. 심지어 이런 문제에 대해 관심도 없다. 어떤 정치적인 입장이나 참여도 없다.

그들은 이 땅에 하나님 나라가 완성된 후에 그리스도의 재림이 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그 나라가 미국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미국 우선주의와, 미국민은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이라는 믿음이 있다. 하나님이 선택하신 사람들, 즉 사도들을 통해서 그 일을 이룰 것이라는 낭만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 그들은 하나님의 도구라고 믿으며 그게 필요한 전부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역사를 개인들을 통한 것으로 제한한다. 그들은 하나님이 부르신 개인이 교회나 조직의 법이나 규칙에 얽매여 계시된 것을 실행하는데 제한받는 것을 거부한다. 부를 뽐내지 않는다는 면에서는 번영복음과 다르다. 번영복음이 부를 누릴 만한 축복이라고 본다면 INC는 돈을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도구로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믿는 자들이 더 많은 돈을 소유하길 원한다.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각자의 몫이다.

 

기도와 대안

이들이 하나님의 계시라고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정권을 지지한다. 그리고 많은 미국 기독교 신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도록 가르친다. 이들 뿐만 아니라, 복음주의 계열, 번영신학 계열 등 범 보수 기독교계가 비슷한 입장이다.

청어람의 양희송 대표는 이 기사와 관련된 그의 페이스북 글에서 이들이 한국교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에서도 보수 기독교가 주장하는 의제와 맞닿아있다고 한다.

“교회들에서 예언이라면서 한반도의 전쟁을 이야기 하고, 땅굴을 이야기하고, 이슬람이 몰려온다고 두려움을 주입하고, 동성애와 맞서 싸워야 한다며 이는 영적 전쟁이라고 하나님의 계시를 인용하며 말할 때, 거기에는 이런 배후의 구조와 정서가 작동한다.”

그는 덧붙여서 기도가 없이는 이런 류가 나갈 수 없다고 한다. “물신숭배, 국가주의, 자기숭배 등을 신앙과 교묘히 버무려가며 버텨온” 보수 기도교가 그 민낯을 드러낼 때,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도 던진다.

하나님의 뜻 혹은 계시라고 말해지는 수많은 간증, 설교, 권면들이야 말로 가장 위험한 증언들이다. 객관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신비의 종교이고 하나님은 인간의 상상을 뛰어 넘는 방법으로 계시하시기 때문에 그 분의 능력을 우리의 상식 안에 제한할 수는 없지만, 무분별한 예언과 표적에의 집착은 기독교 신앙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어떤 대안적 신학으로 이들을 대할 것이며, 새로운 세대를 이끌지 치열한 고민과 기도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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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9 22:10:16
제가 느끼고 있는 것들을 시원하게 써 주셨네요. 우리나라도 이와 다르지 않죠 인터넷에 젊고 유능한 목사님이 조선일보 기사를 가져다 악의적으로 공산주의 어쩌고 설교 하는 걸 보고서 참 심각함을 느꼈습니다. 교회가 너무 정치 속에 발을 들여 놓은 거 같아 안타깝네요

어처구니 없음 2017-08-18 10:51:59
"그러니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얘기다. 대개는 인터콥, 신사도 계열의 교회에 출석하거나 그들이 주관하는 집회에 다녀온 사람들이 하는 말이었다."
신기성씨가 목사인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먼저 양심에 꺼리낌이 없는 지 묻고 싶군요. 대부분의 교회에서 목사나 성도들이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보통인데 완전 거꾸로 뒤집어서 말을 하네요. 만일 그리스도인이라면 거짓과 무고를 회개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