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져가는 인종혐오 속에 기독교의 그림자가
번져가는 인종혐오 속에 기독교의 그림자가
  • 김동문 편집위원
  • 승인 2017.08.19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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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혐오단체와 바이블 벨트가 겹친다
KKK (구글 이미지)

지난 12일 버지니아 주 샬롯츠빌(Charlottesville) 사건을 통해 미국 내 인종혐오의 어두운 실체를 보고 말았다. 당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력 행위로 3명이 숨졌다.

이 사건 이후 여러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펴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은 성경을 인용하며 자신들의 차별과 혐오를 성경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타인종에 대한 배재와 혐오를 복음을 지키며 사는 삶이라고 생각하는 미주 한인이나 한국 기독교인들도 적지 않다.

이 사건을 대하면서, 혐오와 배제, 기독교의 상관성을 다시 생각해 본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바이블 벨트'로 불리는 지역과 미국 내 인종혐오 정도가 거의 겹친다는 점이다.

남부빈곤법률센터(Southern Poverty Law Center)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활동하는 혐오 단체(Hate Group)는 917개다. 이 목록은 센터가 미국 내 혐오 단체의 웹 사이트, 발행물, 시민단체의 보도서, 언론 보도 등을 바탕으로 정리한 자료이다.

미 전역에 917개의 혐오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남부빈곤법률센터 자료)

혐오 단체들은 193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흑인 분리주의자(Black Separatist)를 비롯하여, KKK 130개 단체, 반 무슬림 101개 단체, 백인민족주의 100개 단체, 네오 나치 99개 단체, 안티 LGBT 52개 단체, 반 이민 14개 단체 등 다양하다.

KKK(Ku Klux Klan)단체의 분포 현황이다. (미국 중남부, 동남부에 집중되어 있다. 남부빈곤법률센터 자료)

혐오 단체 분포를 보면 캘리포니아가 79개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플로리다(63개), 텍사스(55개), 뉴욕(47개), 버지니아(42개), 펜실베니아(40개) 등으로 집계됐다.

미국 내 혐오단체들이 더욱 강화되고 그 활동이 노골적으로 변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반이민자, 반 이슬람 경향의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명령은 백인을 사랑하라는 명령이라고 주장한다. (Univision Noticias 방송 인터뷰https://youtu.be/My99imFzeWw 화면 갈무리)

또한 종교적으로 기독교계가, 지역적으로는 바이블 벨트(Bible Belt)로 불리는 미국 중남부에서 동남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그것은 미국 내 보수, 백인, 근본주의, 침례교, 기독교인들이 혐오와 배제 경향을 강하게 갖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여지가 있다. 한국교회는 노아의 세 아들 셈, 함, 야벳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흑인(함)은 백인(셈)의 노예가 된 것은 다 하나님의 뜻이고 함의 죄때문이라고 가르쳤다.

로버트 리(Robert E. Lee, 남부연합군 총사령관)는 백인우월주의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스톤 마운틴 팍 기념 조각)

한 편 이번 샬롯츠빌 유혈 사태의 배경에는 남북전쟁 당시 남군 총사령관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철거 등을 둘러싼 갈등이 깔려있다. 로버티 리 장군은 백인우월주의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하여야 할 것은 미주 한인은 물론 한국 기독교인들의 정서이다. 백인이 아니면서도 백인우월주의를 따르고 있는 것이 첫번째이다. 두번째는 타 유색인종에 대한 배제와 혐오, 차별의 말과 행동이 일상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주 노동자 폭력 혐의로 입건된 나 모씨(한국일보 2016년 12월 6일 보도 화면 갈무리)

한국에서도 교회와 보수 경향의 기독교인들이 유색인종 이주자에 대한 거부감과 차별을 드러내고 있고, 반이민 정서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미국 내  혐오지도(Hate Map)는 남부빈곤법률센터https://www.splcenter.org/hate-map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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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기독교와 미주 한인교회가 배제와 혐의의 시대에, 예수의 복음에 바탕을 둔 포용과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드러낼 수 있도록
* 일상화되어 있는 미주 한인들과 한국 기독교인들의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과 무시가 줄어들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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