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비즈니스 선교사 김진수 장로
행복한 비즈니스 선교사 김진수 장로
  • 신기성
  • 승인 2017.08.24 1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주뉴스앤조이>는 창간 1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미주 한인 교계를 이끌어갈 평신도 및 목회자 100인에 대한 소개 코너를 신설합니다. 그 첫 번째 대상으로 비즈니스 선교사 김진수 장로를 만났습니다.

 

[미주뉴스앤조이=신기성 기자]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키트왕가(Kitwanga)에서 긱섬(GITXM)이라는 원주민 회사를 설립해서 원주민의 자립과 선교를 돕고 있는 김진수 장로를 뉴저지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긱섬은 한국과 미주 한인사회에도 제법 알려진 회사로 원주민 선교를 위해 고사리와 송이버섯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이다.

알래스카 남부에 인접한 키트왕가 지역은 울창한 숲이 우거진 무공해 청정지역이라고 한다. 백인들의 이주 이후로 보호구역에 갇혀서 어렵게 살고 있는 원주민들과 단기선교차 방문한 게 인연이 되어, 7년째 그들을 돕기 위한 비즈니스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

긱섬은 알려졌다시피 비즈니스를 통하여 선교를 하는 기업이다. 김진수 장로는 선교를 위한 기업(Business for Mission)이 아닌, 선교로서의 기업(Business as Mission)을 강조한다.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통한 이익금을 선교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과정 자체가 선교가 되도록 하는 모델이다. 김진수 장로는 “as”를 강조한다. 비즈니스 하는 과정이 결과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다음이 김진수 장로가 과정의 한 예로 든 사례이다.

“차가버섯은 처음 소개 시켰고, 내가 지금도 제일 많이 산다. 한 10만불 어치 산다. 내가 제일 많이 사지만 가격을 제대로 치른다. 건조하지 않은 차가버섯 1파운드에 4불에도 살 수 있지만 나는 9불을 준다. 내 생각에는 그것이 공정 무역(fair trade)에 따른 가격이라고 믿는다. 사업의 이익이 덜 남더라도 원주민들에게 좀 더 많이 도움이 되게 하고 싶다. 내가 싼 가격에 사들여서 팔면 이익이 더 남게 되고, 남은 이익금으로 좋은 일을 하면 그것은 내 이름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가격을 공정하게 해 주면 그 사람들이 자기 돈으로 자립해서 스스로 필요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내가 뭘 많이 하는 것보다 공정 거래가 더 중요한 이유이다. 과정이 중요하다. 도와주는데도 공정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사진 출처: gitxmushroom.com

비즈니스 자체가 선교사역이 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비즈니스의 목적은 이윤창출인데, 이 과정이 공정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선교적 마인드가 경영 전반에 걸쳐서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그 곳 원주민들의 고용을 창출해 주고, 스스로 일을 해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그들이 회사의 주인이 되어서 운영해 나갈 수 있을 때까지 돕는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단순한 도움을 베푸는 형태의 선교는 지양한다. 원주민들이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환경 자체를 바꾸어주기 위해서이다.

사진 제공: 김진수 장로

 

비즈니스와 선교

긱섬은 연간 25만불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이제 비즈니스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고용이 창출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비즈니스와 선교는 두 축인데, 비즈니스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기반이 잡혔지만, 선교의 측면에서는 아직 준비단계이다. 아직은 신뢰의 단계, 관계 맺는 단계이고, 진정성이 받아들여지는 단계이다.

김진수 장로는 한 사람이 두 가지 일을 같이 할 수 없다고 한다. 시간상으로도 불가능하다.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도 어려운데, 시간을 내서 선교사 역할까지 하는 건 불가능하다. 또한 마음 자세도 다르다고 한다. 선교사는 본능적으로 품고 용서하려고 한다. 비즈니스는 때로는 냉정해야 되고 공평해야 하며,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을 차별해서도 안 된다. 그래서 여기에 갈등요소가 있다.

선교사가 비즈니스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선교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순간 인식이 달라진다. 의존도가 점점 높아진다. 장기적 의존도만 높이는 꼴이다. 냉철할 때는 냉철해야만 한다.

그래서 비즈니스 하는 사람이 선교를 동시에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를 하다가 끝내고 다른 사람에게 이양하고 나면 그 때는 선교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두 가지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비즈니스가 좀 더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김진수 장로는 비즈니스에 집중을 하고 하나님께서 예비해 두신 선교사를 파송해 주실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선교에 관한 생각

사진 제공: 김진수 장로

김진수 장로는 처음부터 선교 사역을 직접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인도와 계획하심 가운데 이루어졌으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즐겁고 이 일 때문에 늘 행복하다고 한다.

7년 동안 비즈니스 선교 사역의 경험을 통해서, 선교란 결국 관계 맺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단지 선포를 하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문제라고 인식하게 되었다. 마음의 감동이나 삶의 변화 없이, 세례 받고 교인명부에 이름을 올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선교는 아니라는 것이다.

김진수 장로는 현재 선교지의 문제 중의 하나가 “조급성”이라고 진단했다. 파송된 선교사가 현지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올리는지 후원자들에게 보고를 해야 하고, 후원자들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선교지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을 제대로 거칠 수가 없다고 한다. 사람의 신뢰를 쌓는다는 게 그렇게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김진수 장로 자신도 7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원주민들이 자신의 진정성을 조금씩 이해해주는 것 같다고 한다.

선교의 과정보다 결과를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숫자만 헤아리게 된다. 우리 삶 자체가 결과만 좋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교회도 성장만 하면 된다는 결과 위주의 전도가 아닌가?

김진수 장로 자신도 예전에는, 선교라고 하면 한 50-100명 정도는 기본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아마 선교사를 파송하는 다른 후원자들의 생각도 그럴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선교지에 가보면 허수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무슬림 국가에서의 선교 경우에 실제로 10명이 회심하면 8명 정도가 다시 무슬림으로 돌아가는데 선교사들은 실제보다 많은 숫자로 보고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한다.

김진수 장로는 선교 상황의 한계 때문이라고 한다. 선교사는 보고를 해야 하고 후원자들도 결실을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교는 신뢰관계라고 한다. 김진수 장로는 신뢰 관계가 없이 선교가 될까? 하고 묻는다. 물론 궁금해서 묻는 것은 아니다. 전파만 한다고 해서 결실이 맺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돌밭에 씨를 뿌려놓고서 밭을 돌보지 않는다면, 추수를 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후원하는 사람들이 단기적인 결과를 원하니까 그걸 보여주기 위해서 급히 할 수 있는 것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진수 장로는 선교사를 파송할 때, 신중하게 사람을 선택하라고 권면한다. 정말 소명의식과 선교에 대한 열정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일단 선택해서 파송을 했으면 믿고 후원하라고 한다. 단기간의 성과를 기대하지 말고 처음 10년 정도는 믿고 후원을 해 줄 필요가 있다고. 신뢰를 쌓아 가는데 최소한 그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기선교 가서 자꾸 결과 묻지 말라고도 한다. 신뢰는 그렇게 빨리 쌓아지지 않는다. 재촉한다고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꺼번에 망쳐버릴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공격성”이라고 지적한다. 백인들이 과거에 선교지에 가면 그 나라의 문화를 말살하고 강압적인 자세를 취했었는데, 지금 한국 교회 선교도 혹시 그러지 않는지 묻는다. 그들을 이해하기 전에 “내가 한 수 가르쳐 줄께”하는 자세로 접근하는 방식은 옳지 못하다고 한다. 이런 공격적인 자세도 성급성 때문에 생긴다고 진단한다.

이 성급함을 보이는 선교 운동의 하나로 백투 예루살렘 운동을 예로 들었다.

“이 운동은 세계의 선교를 내 세대에 끝내야 한다는 긴장감이 있다. 내가 모든 것을 끝내야 되고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사상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성경 어디에도 우리 시대에 땅끝까지 전파해야 된다는 말은 없다. 지상 명령이긴 하지만 그걸 내 시대에 끝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런데도 내가 뭘 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면,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의 상급을 위한 사역이 아닌가? 원주민 선교는 그렇게 해서 실패해 왔고 앞으로도 실패할 것이다. 원주민 선교는 신뢰가 그 바탕이 되어야 한다. 백투 예루살렘 운동이 한인 교회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단 이 운동은 목표가 뚜렷하다. 목표가 뚜렷하니까 선택과 집중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상대방을 돌보고 이해하는 면에서는 많이 부족하다.”

 

사진 제공: 김진수 장로

 

프린스턴 이사직 사임

김진수 장로는 지난해 가을(2016년) 2009년부터 맡았던 프린스턴 이사직을 사임했다. 사임 이유는 원주민 비즈니스 긱섬의 바쁜 일정과, 한국의 대형교회 세습 움직임에 대한 항의 표시였다고 알려졌다. (참조: 한국 <뉴스앤조이> 2017년 3월 15일 기고문)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09578)

위 기고문을 통해서 명성교회와 새노래명성교회의 합병을 통한 김하나 목사 변칙 세습 의도를 비판 했었다. 교단법이 금지한 교회 세습을 합병이라는 편법을 이용해 관철하는 것은 매우 불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사회와 교계의 우려였던 명성교회 세습의 가능성을 막기 위한 의도로 프린스턴 이사직을 사임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어떤 이유에서든지 세습을 하지 않는 결과가 나온다면 우리는 명성교회와 새노래명성교회에 찬사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결정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김진수 장로는 목회자의 윤리 문제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목회자에게 꼭 필요한 자질은 “Integrity”라고 한다. 번역하자면 “정직” 정도로 할 수 있지만 한국어로 정확한 번역은 아니다. 목회자는 첫째로 하나님 앞에 그리고 둘째로 사람들 앞에 정직해야 한다고 했다. 목회자들 중에 소위 성공한 목사들에게 더 중요한 덕목이다. 성공하면 교만해질 수 있으니까. 자기는 예외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누구도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사후에 정말 진실한 사람이다’라고 평가받을 수 있는 목회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내비췄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역할

김진수 장로는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역할을 소금으로 본다. 소금은 억지로 집어넣으면 짠 맛을 내서 음식을 먹을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넣어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김진수 장로는 소금으로서 맛을 유지한 채 필요한 곳에 있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맛을 간직한 채, 교회와 사회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조급성 때문에 내가 억지로 짠 맛을 내려고 하면 무리가 생기고 문제가 발생한다. 결과 위주의 사고방식이 바로 이런 문제를 야기하고 선교를 방해한다고 충고한다.

김진수 장로는 전도는 평생 한 명만 해도 본전이고, 두 명 하면 잘 했고 세 명이면 대박이라고 다소 농담조로 이야기 했다. 하지만 결코 가벼이 들을 수 없는 진지함이 묻어있었다. 그 다음 이 말 때문이었다.

“대신 한 명이라도 나 때문에 교회를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 목표를 너무 크게 잡으니까 조급증에 빠지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고 무리하게 된다. 보통 목표를 너무 크게 잡을 때 자기 꿈을 하나님의 뜻으로 포장하는 경우가 생긴다. 또한 크게 벌이고 잘못되면 책임지지 않고 모른 체하는 경우도 생긴다. 욕만 먹지 않아도 좋겠다. 매사 성실한 자세를 유지했으면 좋겠다. 건전하게 돌아가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을 최대 목표로 삼는 교회가 새겨들을 말이다.

 

행복한 선교사

인터뷰 말미에 김진수 장로는 일하고 싶어서 빨리 아침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터뷰하는 순간에도 빨리 원주민 마을로 가고 싶다고 했다. 살아가는 목적을 발견했고 그래서 소명이라고 믿는다고도 했다. 하나님이 자신을 창조하신 목적에 맞는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목적이 이끄는 삶이 아니라 목적에 이끌리는 삶이다. 그는 아주 행복한 선교사이다.

사진 제공: 김진수 장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면서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니 얼마나 큰 축복인가? 기자는 김진수 장로가 그곳에서 직원들을 고용하고 지휘, 감독, 경영만 하는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혼자 산중에서 밥을 지어 먹으며 모기 벌레와 싸우며 직접 일을 한다. 키트왕가는 고사리 철에는 밤 10시가 넘어 해가 진다고 한다. 하루 15-16시간 장시간 혼자서 혹은 가끔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함께 일을 한다. 자신이 해보고 다른 사람에게 시킬 때는 자신이 하루 하는 일 분량의 3분의 2만 시킨다. 그 정도가 보통 사람이 하루 하는 일이다. 그만큼 열정적이고 헌신적으로 일을 감당하고 있다.

긱섬에서는 단기 봉사를 환영한다고 한다. 5월 즈음의 봄철에는 고사리 수확, 그리고 9,10월에는 송이 수확 철이라 손이 많이 필요하다. 숙식은 제공된다. 비즈니스 선교가 무엇인지 체험하고 싶거나 창업에 대하여 더 깊이 알고 싶은 분들은 김진수 장로에게 연락하기 바란다. (support@gitxmushroom.com)

헤어지면서 김진수 장로는 <미주뉴스앤조이>에게 진실(fact)을 밝히는 일에 충실한 언론이 되어 달라는 권면을 하고 돌아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