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교회는 기존 교회를 대체할 것인가?
온라인 교회는 기존 교회를 대체할 것인가?
  • 신기성
  • 승인 2017.09.16 0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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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church.com

 

[미주뉴스앤조이=신기성 기자]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지난 세기에는 교회 음악에 기타나 드럼을 사용할 것인지 아닌지가 큰 논란거리였다. 그보다 오래 전에는 피아노를 사용하는 것도 많은 논란을 겪은 적이 있다. 20-30년 전만 해도 일부 교단은 드럼을 사용하거나 예배 중에 박수를 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꼈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독교가 처음 전파되던 시기에 한국은 ‘남녀 7세 부동석’의 문화에 따라 예배당 중간에 칸막이를 치고 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주일에 돈을 쓰는 것도 안식일 규정에 위배된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고 먼 길을 걸어서 예배에 참석 했던 부모 세대의 얘기를 들은 적도 있고, 어려서 학생부 예배 끝나고 분식점이라도 가면 주일에 돈 쓰는건 죄라고 나무라시던 교회 어른도 계셨던 기억이 난다. 예배당 바닥에 앉는 게 옳은지 의자에 앉아도 되는지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고 들었다. 시대가 바뀌면, 기독교 신앙의 본질과는 상관없는 그저 문화의 진보 과정 중에 일어난 해프닝 정도로 볼 수 있는 일이 다반사였다.

온라인 교회의 등장

이제 21세기는 전혀 다른 문제로 논쟁을 할 전망이다. 소위 ‘인터넷 교회’라는 것이 그것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간혹 언론에 보도가 되기는 했지만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온라인 교회’라는 새로운 예배 공동체가 전통적인 교회의 모습에 상당한 도전을 줄 전망이다.

커뮤니티 바이블 교회 (Community Bible Church)의 에드 뉴톤(Ed Newton)은 인터넷 사이트 온라인닷컴(Onlinechurch.com)을 개설하고 매시간 설교를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설교 프로그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주제와 설교자에 따라서 설교를 선택(On Demand)해서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심지어 온라인 교회 라이프 처치(The Life Church)는 구글에 유료 광고를 내고 온라인 신자를 모집하는데 교회의 광고문구를 ‘교회에 가지 마세요(Don't go to church)’로 내걸고 있다. 구글에 온라인 교회를 검색해 보면 많은 교회들이 유료광고를 내고 온라인 예배자들을 인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기독매체 크리스차니티 투데이(Christianity Today)의 칼 베이터스(Karl Vaters)는 지난 12일 ‘온라인 교회는 참 교회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http://www.christianitytoday.com/karl-vaters/2017/september/online-church.html

그는 이 칼럼에서, 작은 교회들은 디지털 매체를 통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고 목회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얘기한다. 교회들이 팟케스트나 실시간 생중계, 소셜 미디어, 블로그 등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더 용이해졌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온라인 교회는 필요할 뿐만 아니라 필수적이라고도 얘기한다. 쉽고, 빠르고, 전 세계 어디에서나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온라인 교회가 전통적인 교회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장애인들과, 병이 들거나 직장 일 때문에 교회에 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온라인 교회가 실제적인 교회라고 인정한다. 온라인 교회도 일반교회처럼 예배를 드리고, 성경 공부에 참여하고, 다른 교인들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몇몇 온라인 교회의 목사들은 교인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기도 제목을 나누고, 사람들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진짜 교회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교회는 그런 사역 이상의 역할이 있다는 것도 잊지 않는다. 사람들은 직접 얼굴과 몸을 대면하고 같은 물리적 공간에서 실제적인 교제를 나누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함께 모여서 성만찬에 참여하고, 서로를 위해서 기도하며, 갈등을 해결하고, 교회가 필요한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그 자리에 함께 있어야 된다는 말이다.

주일에 집에 앉아서 인터넷으로 몇몇 교회를 찾아 본 후 설교를 듣거나 예배 실황을 시청하고 나면 예배를 다 드린 것 같은 위안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베이터스는 예수님도 육신을 입고 몸으로 이 땅에 오실 필요가 있으셨다는 의견을 덧붙인다. 예수님은 우리가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듯이, 우리에게 몇 가지 정보만을 전해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이 되시고 “우리 가운데 거하시는(요 1:14)” 분이시다. 만약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그렇게 다가오셨다면, 우리도 우리 이웃에게 같은 방식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권면한다.

최대 온라인 교회들

한편, 앤드류 콘라드(Andrew Conrad)는 그의 블로그에서 5개의 대형 온라인 교회를 소개한다.

http://blog.capterra.com/the-5-biggest-online-churches/

라이프처치(Life.Church)는 오클라호마주 에드먼드(Edmond)를 비롯한, 8개 주에 27개의 교회를 보유하고 있지만 새신자들은 그 중 어느 곳에도 갈 필요가 없다. 라이프처치는 온라인을 통해 매주 70,000명 정도의 신자들에게 온전한 교회의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알라바마 주 버밍햄(Birmingham)에 있는 처치오브하일랜즈 교회(Church of the Highlands)가 40,000 명으로 2위를, 그리고 조지아 주 알파레타(Alpharetta)에 위치한 노쓰포인트커뮤티니 교회(North Point Community Church)가 39,000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목적이 이끄는 삶’으로 유명한 릭 워렌 목사의 새들백 교회(Saddleback Church)가 4위로, 25,000 명 가량의 온라인 교인을 보유하고 있다. 마지막 5위는 플로리다 주의 포트 로더데일(Fort Lauderdale)에 있는 갈보리 채플(Calvary Chapel)이며, 25,000 가량의 신자가 매주 인터넷을 통해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에 언급된 교회들은 10-30년 정도의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고, 새로운 방식으로 급성장한 교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온라인교회에 속한 사람들의 숫자는 유동이 매우 심한 편으로, 대부분은 신앙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목적으로 접속하기 때문에 심지어 월별 차이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영과 육이 함께 예배하기

<미주뉴스앤조이>는 “신학교육의 위기"라는 제목으로 미국 내 신학교의 온라인 강의 비율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라는 사실을 보도한바 있다.

http://www.newsnjoy.us/news/articleView.html?idxno=7909

앞으로 신학교에서 온라인 강의를 주로 들은 목회자들이 인터넷 교회를 개척하고 교인들과 온라인에서만 교류하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베이터스도 언급했듯이, 예수께서도 몸소 사람의 몸을 입고 오셔서 사람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자면서 생활하셨다. 우리의 영혼만 잘 관리되고 순결하면 영성생활이 온전해지는 것이 아니다. 육체와 육체가 만나는 것이 사람의 만남이다. 교회에서 주일에 한번 만나서 함께 예배를 드리고 예배 후에 잠깐의 친교시간을 갖는 것으로 사람을 아는 것은 어렵고 하물며 신앙 공동체를 이루는 것은 더 어렵다. 일주일에 잠시 동안만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 앞에서 잠깐 동안 가면을 쓰고 거룩한 모습을 짓는 일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가면과 가면이 만나면 더 이상 신앙공동체가 아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좀 더 친밀하고 진솔한 만남이 필요하며 그래야 참다운 신앙공동체를 맛볼 수 있다.

가면을 벗으면, 나의 속내를 들키는 불편함이 생길수도 있고, 전에 없었던 갈등과 여러 문제들이 생길수도 있다. 이런 일들이 싫어서 교회 내의 문제와 성도 간의 교제에 깊이 들어가기 싫은 마음도 이해가 간다. 주중의 삶만으로도 이미 피할 수 없는 충분한 문제들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문제를 우리와 똑같이 안고서도 이 땅에 몸을 입고 오신 예수를 생각하면, 그 정도의 수고와 고단함은 우리가 감수해야할 작은 십자가가 아닐까?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공동체이며 그 공동체를 이루는 구성원들이 교회의 핵심이다. 온라인 교회는 사람들이 핵심이 되는 교회가 아니라, 아예 가면을 쓸 필요조차 없는 익명의 타인들이 몇 가지 정보를 공유하는 평안한 공간일 뿐이다. 그렇게 한 시간 가량을 보낸 후, 예배를 드렸다고 스스로를 자위할 수는 있겠지만 참다운 신앙공동체의 일원이 되기는 힘들 것이다.

병 때문에, 직장 일 때문에, 피치 못할 사정으로 교회에 나갈 수 없는 교인들에게 온라인 예배가 필요한 대안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인터넷 교회가 기존 교회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온라인 예배는 기존 교회의 부가 서비스 정도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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