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창조의 소망을 놓치지 말라는 응원가
새 창조의 소망을 놓치지 말라는 응원가
  • 이철규
  • 승인 2017.09.17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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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에머슨, 십자가와 보좌사이,이레서원., 2017년
매튜 에머슨 십자가와 보좌사이, 이레서원., 2017년

요한계시록 관심자로서 모처럼 좋은 책을 또 만나, 참 열심히 읽은 책이다. 미국의 신학자 마이클 고먼(Michael Gorman, 61)의 '요한계시록 바르게 읽기'(새물결플러스, 2014년)에서 느꼈던 고마움을 이 책을 만나면서 다시 느낀다. 이 책의 강점은 교회에서 또는 선교단체나 각종 모임에서 요한계시록 그룹 성경 연구 교재로 사용하기 최적화된 책이다. 두께도 120페이지의 소책자 일 뿐 아니라, 8장으로 구성하고 각 장마다 읽어 볼 본문과 생각해볼 질문들을 담아 주고 있다. 그룹 나눔과 토론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친절함도 있다.

또한 이 책은, 얇고 축약된 책이라는 면에서 강점을 지닌다. 그렇지만 계시록의 전체 플롯과 큰 그림을 이해하게 해주는 안내 장치가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다. '일상을 변화시키는 말씀'시리즈 인 점을 감안하면 편집 방향이 신학적 논쟁보다는 성경 연구와 적용에 주안을 두었기 때문일 것 같다.

마이클 고먼, 요한계시록 바르게 읽기 시민 종교를 거부하는 참된 예배와 증언, 새물결플러스, 2014년

만약 인도자가 계시록의 배경지식에 대한 공부가 선행되어있다면, 이 책을 길라잡이 삼아 그룹으로 공부하기에 참 좋을 것 같다.

계시록의 저술 목적이 권면과 위로에 있다고 애써 강조해왔던 내 목소리와 이 책의 목소리의 주파수가 비슷해서 좋다. 특히 7장, '오늘날 계시록 읽기'에서 저자는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대표적인 신학자인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1837~1920년)의 말을 빌어 '대립'(antithesis)의 개념을 표현한다. 지혜문학에서 제시하는 두 길 신학(two way theology)의 막다른 골목으로 우리를 인도하여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한다는 내 인식과도 궤를 같이한다. 그 갈림길의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실함'이라는 나의 주장과도 같다.

이 책에서 얻은 가장 소중한 안목은 교회의 예배의식, 즉 전례(세례와 성찬)가 주변 문화를 거부하며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대안적 삶의 형성을 촉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철규, 오늘을 그날처럼 : 어느 치과의사의 일터신앙 이야기, 새물결플러스, 2017년

그 연장선에서 성만찬이 단순히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수난과 부활 하신 사실을 기억하고 기념 하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다. 장차 도래할 새 하늘 새 땅에서 어린 양의 신부로서 그리스도와 함께 승리의 만찬(계 19:1-10)에 참여할 것을 소망하고 기대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저자의 외침에 크게 ‘아멘’하였다. 이러한 기억과 기대가 오늘을 저항하며 살아갈 힘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요한계시록, 우리는 결코 토정비결로 이것을 읽지 않아야 한다. 그것은 또 다른 미혹에 불과하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로하고 권면하며 새 창조의 소망을 놓치지 말라는 응원가로 요한계시록을 읽어야 함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책이다.

 

글쓴이 이철규 원장은, 일상영성을 살아가는 치과의사로, 오늘을 그날처럼을 펴내기도 한 작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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