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겨레학교 개교 10주년 후원의 밤
푸른겨레학교 개교 10주년 후원의 밤
  • 신기성
  • 승인 2017.09.1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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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뉴스앤조이(뉴욕)=신기성 기자] 지난 토요일(16일) 오후, 늘 복잡한 뉴욕시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아름다고 고즈넉한 분위기의 성공회 뉴욕한인교회에서 "푸른겨레학교의 개교 10주년 후원의 밤"이 열렸다. 성공회 뉴욕한인교회는 예배당과 교육관 안팎으로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이 배어있었고, 뒤쪽의 묘지는 인생과 죽음에 관한 묵상을 위해 잘 준비된 산책로 같았다.

후원의 밤은 애국가와 미국 국가를 합창 한 후에 학생들의 국악 연주와 함께 시작되었다. 가야금과 색소폰, 가야금 앙상블, 진도 북춤, 해금, 경기 민요 등 다양한 연주는 후원의 밤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고국의 향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포근한 밤을 선물해 주었다.

최영수 변호사 부자가 나란히 애국가와 미국국가를 부르는 모습

고국에서도 접하기 어려운 전통악기를 이곳 뉴욕에서 배우고 연주한다는 사실 자체도 신기하지만, 우리 2세들이 한국 문화와 전통과 역사를 배우며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반가웠다. 후원의 밤 연주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만나면서, 이 학생들 스스로가 이 학교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즐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야금과 색소폰

푸른겨레학교는 2세들에게 한글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말을 통해서 한국의 전통 문화를 함께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미술, 국악(소고, 사물놀이, 장구춤 등), 태권도, 동요, 전래동화 등의 놀이를 통해서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도 있고, 다양한 놀이와 학습을 통해 역사를 익히기도 한다.

푸른겨레학교는 다민족국가인 미국에서 한인 2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올바른 가치관과 자신의 정체성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그들에게 참 배움터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 학교를 통해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자연을 아끼는 마음,' 그리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삶'에 관해 배우고, 세상을 대하는 가치관도 새롭게 정립하는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또한 푸른겨레학교는 민족교육, 통일교육, 평화교육, 환경교육 등을 교육방침으로 세우고 있다.

진도 북춤: 이송희

후원의 밤 시작 전에 만난 학부모 서재경 씨는 남편이 한국 사람이 아니라서 가정에서 한국어로 대화하기 어렵고, 한글을 가르치기도 힘든 형편이었는데, 두 자녀가 푸른겨레학교에 등록한 후 한글을 익힐 뿐만 아니라 전통 악기를 배우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흐뭇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구나 한국에 계신 할아버지가 병환 중이셨을 때, 아이들이 가야금을 연주하며 위로해 드리자, 할아버지께서 큰 위로를 받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셨다는 경험담도 나누어 주었다.

해금: 한희정
경기 민요: 김정희

성공회 뉴욕한인교회 내의 교실들은 선생님들과 돕는 분들의 헌신으로 각 교실이 아름답고 정성이 깃든 장식으로 꾸며져 있었다. 방마다 교재로 보이는 한국어 책들이 책장에 빼곡히 꽂혀있었으며, 가야금과 장구 등 전통 악기도 진열되어 있었다. 한인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에 어려움을 겪는 자녀들이 있다면, 푸른겨레학교는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다. 

행사가 끝난 후 푸짐한 만찬이 곁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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