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빌 하이벨스에서 답을 찾아라!
한국교회, 빌 하이벨스에서 답을 찾아라!
  • 양재영
  • 승인 2017.10.18 07:5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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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0월 공식 은퇴...미혼 여성과 남성 담임목사 후임으로
윌로우크릭교회의 빌 하이벨스 목사와 새롭게 임명된 두 명의 담임목사들

[미주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미국 시카고 소재의 윌로우크릭교회는 빌 하이벨스 목사가 내년 10월 은퇴를 할 것이며, 두 명의 새로운 후임 리더십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윌로우크릭교회에 따르면 올해 65세인 빌 하이벨스 목사는 내년 10월에 공식 은퇴할 계획이며, 두 명의 담임목회자를 각각 담당 목사(lead pastor)와 교육목사(teaching pastor)로 임명했다고 알렸다.

빌 하이벨스 목사의 후임으로 임명된 헤더 라슨(42)은 윌로우크릭교회의 350명의 목회자 및 직원과 77,000,000불에 달하는 교회 1년 예산을 관리해온 행정 전담 목사였다. 또한, 교육목사로 임명된 스티브 카터(38) 목사는 하이벨스 목사의 교육 부목사로 5년간 시무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은 이번 인사에 대해 여성이 초대형교회의 담임을 맡았다는 점과 미국 복음주의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미혼의 여성과 남성이 공동 담임목사로 임명되었다는 사실에 방점을 두고 있다. 잡음없이 초대형교회의 후임자가 세워진 것에 대해선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이다. 세습과 정략청빙 등이 만연한 한국교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하이벨스 목사는 이번 인사에 대해 “사람들은 ‘여성이 담임목사?’라는 의문을 가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문제없어'라고 답할 수 있는 교회이다”고 전했다.

지난해 패서디나 나사렛제일교회에 최초 여성 담임목사가 된 타라 베스 리치 목사는 “이번 인사는 윌로우크릭교회 뿐 아니라 전 복음주의 교계를 향한 획기적 진보이다"라며 “과거 빌 하이벨스가 교회 사이즈에 대해 반성했던 것처럼 이번 인사가 복음주의 전체에 소중한 발걸음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빌 하이벨스 목사

“빌 하이벨스에게서 답을 찾아보자”

윌로우크릭교회는  1975년 시카고 팰러틴 지역에서 출발해 현재 출석교인 25,000명에 8개의 캠퍼스를 가진 초대형교회로 성장했다.

빌 하이벨스 목사는 1970년대 비신자를 위한 열린예배를 만들어 소위 ‘건강한 대형교회(megachurch)’의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의 시도는 전통적 예배에 거부감을 가졌던 비신자들을 끌어모음으로 새로운 예배의 패러다임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그의 시도는 성공했으며, 그 과정과 결과가 미국 교계에 미친 영향을 지대했다. 오늘날 미국의 모든 대형교회들이 하이벨스 목사의 예배 방식을 그대로 벤치마킹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윌로우크릭교회의 예배는 1990년대 중반 온누리교회를 통해 소개되면서, 한국교회의 예배에 일대 전환점을 만들었다.  

특히, 빌 하이벨스의 예배를 거의 그대로 수용한 온누리교회는 과거의 ‘전통 속에 갇힌 예배'를 벗어나 ‘구도자를 위한 열린예배'를 추구해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하용조 목사는 2006년 ‘온누리 리더십 사역 축제'에 빌 하이벨스 목사를 초청해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이다. 그에게 진 빚이 얼마나 많은 줄 모른다"고 소개하며 그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빌 하이벨스를 통해 교회 성장 모델만을 바라봤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30년만에 초대형교회를 이뤘다는 ‘성공' 신화만 강조되었지, 그가 흑인문제 등의 인권과 가난, 질병으로 고통 받는 자들을 위한 관심과 헌신은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는 대다수의 백인 복음주의 목사들과는 달리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시엔 서류미비자들을 합법화하는 개혁정책에 적극 지지의사를 표명했으며, 금년 초 트럼프의 이민정책에 반대해 리디머교회의 팀 켈러 목사 등과 함께 <워싱턴 포스트>에 전면광고를 게재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30여년의 사역 기간 내내 ‘인종간의 화해', ‘세계 빈곤문제', ‘개발도상국의 여성 문제' 등에 대한 관심과 실천을 보여왔다. 그의 사역은 복음주의라는 이름아래 성장에만 골몰하는 교회에 그 ‘울타리'를 뛰어 넘을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행보는 한국교회에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한국 교회는 그의 화려한 성공신화의 껍데기만을 빌려왔을 뿐이었다.

빌 하이벨스가 모든 한국교회에 대한 답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고통받는 이웃과 사회적 이슈는 외면한 채 교회라는 프레임 속에 갇혀 '성장'과 '지배'에만 골몰하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적지않은 부담과 새로운 목회의 길을 열 수 있는 대안으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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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2017-10-19 21:05:56
윌로우크릭의 10월 14-15일 예배 영상을 보시고 기사를 쓰셨으면 오류도 없었고, 더 자세한 내용을 아실 수 있었을텐데요..

윌로우크릭 교인 2017-10-18 12:49:06
기사 정정할 부분이 있습니다. 헤더 라슨 목사님은 아이 둘이 있는 기혼이며, 남편분도 윌로우크릭 production team에서 무대 조명등을 담당하는 사역자십니다.윌로우크릭 올해 42주년 되었으니 빌목사님도 42년 목회하신거고요. 지난주말 그42주년 기념 주말에 공식발표된거지만, 거의 일년전부터 준비된 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