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의 연속과 절망의 시간 끝에 삶의 의미 찾아
불운의 연속과 절망의 시간 끝에 삶의 의미 찾아
  • 신기성
  • 승인 2017.12.04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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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다카 드리머들을 위한 연합기도회

[미주뉴스앤조이(뉴욕)=신기성 기자] 제 1회 다카 드리머들(DACA Dreamers)을 위한 연합기도회가 지난 1일(금) 후러싱제일교회에서 열렸다. 후러싱제일교회 청년부 담당 김진우 목사와 찬양팀의 뜨거운 찬양으로 시작된 기도회는 이민자보호교회 법률지원을 맡고 있는 박동규 변호사와 최영수 변호사의 이메진(Imagine) 열창으로 이어졌다. 이어 이민자보호교회 위원장 조원태 목사가 다카 드리머들을 위한 격려와 위로의 말을 전했다.

 

조원태 목사 격려사

조원태 목사

조원태 목사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신분은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강조하며,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주어진 영광스러운 신분이며 하나님이 허가하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이 신분으로 사는 사람들이다.

미동부에 98개 교회가 가입한 이민자보호교회는 끝까지 이 청년들과 함께 할 것을 다짐하며,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들이 차별 받고 사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민지보호교회는 계속해서 다카 드리머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약속하며, 이는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에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했다. 이민자보호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최고의 법으로 생각하며 순종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조원태 목사는 또한 어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꿈과 믿음이 있는 곳에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나현 - 불운의 연속과 절망의 시간 끝에 삶의 의미 찾아

다카 드리머인 김나현(Angie Kim)씨가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함께 일어나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자고 권면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로 간증을 시작했다. 김씨는 9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왔다. 당시 영주권자이던 조부모의 도움으로 미국에 도착해서 이민 신청 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6년의 기간이 걸린 비자 수속은 변호사의 실수로 거부되고 말았다. 그 후에, 영주권자이신 할머니가 후원자가 돼서 영주권 신청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영주권 발급 겨우 2주를 남겨놓고 할머니가 돌아가시게 된다. 그래서 모든 절차가 다시 무효가 되고 영주권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4년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다. 그 사이 그녀는 20살이 되었고 함께 이민 온 부모는 이혼을 하게 된다. 그의 아버지는 시민권자인 배우자를 만나 재혼을 하게 되고 영주권을 재신청해서 발급을 받는다. 이제 그녀도 아버지를 후원자로 영주권을 다시 신청하려 했지만 이미 만 21살하고도 10일이 지난 후가 되어버려서 자격을 상실한다. 그녀의 남동생만 아버지를 통해서 영주권을 받게 된다. 어머니와 자신만 신분 해결을 못한 셈이다. 그 후에 남동생이 시민권을 받게 되고 어머니는 동생의 후원으로 영주권을 받는다. 같이 이민 온 가족 중에 자신만 서류미비자로 남게 되는 불운을 겪는다. 그녀의 어머니는 할 수만 있으면 자신의 영주권을 딸에게 대신 주고 싶다고 하며 안타까워했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김나현(Kim, Angie)

그리고 어느덧 그녀의 나이 29이 되었다. 소중한 20대 청춘을 서류미비자 상태로 보내게 되었다. 그러다가 “서류미비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인 다카(DACA)를 받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녀는 간증 첫머리에 지금 현 상황에서 다카 프로그램이 폐지되면 우리가 무엇을 잃게 되는지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서류미비자인 상태로 사는 동안 화나고, 실망하고, 정망에 빠지는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존재를 알지 못했고, 그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게 만든 부모를 원망하며, 늘 화가 났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다카를 통해서 공동체를 만나게 되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사연을 듣고 대화하며, 한 동안 잊고 지냈던 이웃,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동안 화내고 슬퍼하며 잃어버렸던 시간을 다시 찾고 싶은 용기가 생겼다고 했다. 이제는 그런 시간을 보내는 대신에 친구들과 함께 운동도 하고, 건전한 모임을 갖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그녀는 지금 어쩌면 절망에 빠져 있을지도 모를 드리머 들을 “Beautiful Dreamers”라고 부르며 몇 가지를 당부했다. 그것은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시간 낭비하지 말고, 자신이 겪었던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것이다. “당신의 신분이 당신을 결정하지 못한다. 선택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변화를 만들기 위해 뭔가를 시도해 보라.” 자신은 이것을 깨닫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을 허비했다고 털어놨다.

서류미비자 자녀를 둔 부모들은 “Beautiful Parents"라 불렀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자녀들을 이해해 달라고 부탁했다. 또래 아이들처럼,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싶고, 운전도 하고 싶고, 여러 가지 남들처럼 평범하게 하고 싶은 게 많을 나이이다. 그러니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겠는가! 제발 그들을 이해해 주고 감싸 주고 안아 주라고 울먹이며 권면했다.

자신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심지어 오바마 전대통령과 트럼프 현 대통령도 만났다. 하지만 한국 동포들 앞에서는 이야기 하는 게 처음이라 무척 감격스럽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자신의 오랜 방황의 시간을 돌아보면, 동포들 앞에 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꿈을 외치다

김나현 씨의 간증이 있은 후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리 내어 큰 소리로 함께 부르짖었다. 하나님께서 이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시고 그 꿈들이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아직도 어두운 터널 가운데 갇힌 것 같은 순간을 사는 젊은이들이 의지할 분이라고는 하나님 한 분 뿐임을 알기에 눈물을 쏟으며 간절히 기도했다. 또한 서류미비자 자녀들을 둔 부모님들은 마치 자신들의 책임인 양 무거운 마음으로 기도하며 하나님께 매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젊은이들이 말 그대로 꿈꾸는 자들이 되고 그 꿈들을 이루어 갈 수 있도록 한인교계와 동포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기대한다.

꿈꾸는 자들이 "꿈을 외친다(Dream Out Loud)"는 주제를 보며 성경에 나오는 꿈꾸는 자 요셉이 생각났다. 성경에서 꿈꾸는 자 하면 흔히들 요셉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면서 애굽 제국의 총리가 되었던 요셉의 포부와 야망 등을 얘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도회에 모인 젊은이들과 그들의 부모는 그런 대단한 꿈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될 수 있게만 해 달라는 지극히 소박한 꿈이다. 어려서 떠나온 고국으로, 부모 형제도 다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처지에 혼자만 고국으로, 추방될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는 그런 꿈 말이다. 인간의 기본권인 교육과 의료 혜택에 차별 받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면 직장에 취직할 수 있는 기회를 동일하게 가질 수 있게 해 달라는 꿈이다. 이 작고 소박하고 당연한 꿈을 이들은 이렇게 큰 소리로 외치며 울며 하나님께 아뢰어야만 하는 현실이 너무도 야속하다. 그래도 이렇게 기도했으니 용기를 갖고 일어서기를 바란다. 

박동규 변호사(좌) 최영수 변호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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