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매달린 흑인 예수를 외치다
나무에 매달린 흑인 예수를 외치다
  • 마이클 오
  • 승인 2017.12.05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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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해방 신학자 제임스 콘, 2018 그래위마이어상 수상자로 선정
제임스 콘 <source:http://uoflnews.com/releases/james-cone-wins-2018-grawemeyer-award-in-religion/>

[미주뉴스앤조이(LA)=마이클 오 기자] 흑인 해방 신학자 제임스 콘이 2018년 그래위마이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그래위마이어상은 루이스빌 대학교에서 매년 세계질서, 심리학, 교육학, 작곡, 종교 등의 5개 분야에서 창발적인 사상과 업적을 이룬 인물들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종교 분야에 있어 역대 수상자로는 E.P. 샌더스, 위르겐 몰트만, 미로슬라브 볼프 등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세계적인 신학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제임스콘은 현재 뉴욕 유니온 신학교에서 조직 신학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정열적인 저술활동을 통해 수많은 기념비적인 저서를 남기고 있다. 그는 백인 중심의 해방신학으로부터 확연한 경계를 긋고, 핍박받는 흑인들의 역사와 현실에 기반한 흑인해방신학을 주창하였다.  그는 흑인들을 향한 억압과 핍박을 묵인하고 때로는 동조하기도 하는 백인들의 하나님과 그를 향한 신앙과 신학이 결코 흑인들을 위한 것이 될수 없다고 외쳤다. 나아가 비극적이고도 절망적인 흑인들의 현실 가운데서 그리스도 예수님과 그의 복음을 재조명하고 해석하는 신학 작업에 평생을 바쳐오고 있다.   

그의 신학은 흑인의 역사적 현실에 뿌리를 내린, 매우 실질적이고도 실천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 그는 자신의 신학을 통해서 끊임없이 불의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말씀에 비추어 재정의하고, 그 현실에 참여하고 저항하도록 요구한다. 이것은 단순한 사회적 실천의 차원을 넘어, 신학적 실천이며 나아가 복음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현실 참여야 말로 가장 낮은 곳에 계시는 하나님을 섬기고, 예수님을 따르는 참된 길이라는 것이다.   

"The Cross and the Lynching Tree"  <source: amazon.com>

이번 그래위마이어 수상에는 그의 최근 저서 “The Cross and the Lynching Tree” (Orbis Books, 2011)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제임스콘은 이 저작을 통하여 백인들이 집단적으로 흑인을 살해할 때 메다는 나무 (lynching tree)와 예수님이 메달려 돌아가신 십자가를 나란히 놓고 비교 분석을 함으로써, 흑인들의 비극적인 역사와 운명을 그리스도의 고난과 승리로 연결 한다. 이러한 비교 분석을 통하여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고난받는 흑인들과 함께 하시며, 그들에게 부조리와 불의에 맞서 싸울수 있는 힘과 소망을 주는지를 설명한다. 더불어 그는 흑인들이 이러한 십자가를 붙들고 어떻게 참혹한 역사를 뚫고 살아 갔는지를 추적한다. 그는 또한 백인 기독교의 위선과 허위의식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이를 토대로 참된 신앙이 무엇인지를 설파한다. 이 책은 이번 수상 이 외에도 가톨릭 연합 언론상과 독립출판사상 금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으며, 수많은 비평가와 학자들로부터 끊임없는 찬사를 받고있다. 

제도권력과 자본의 편에 서서 수많은 목회자들이 득세 하고, 교회가 성장해가고 있는 오늘날,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오히려 세상의 권력과 자본에 짓밟히고 죽임당하는 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외치는 제임스 콘의 이번 수상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달콤한 권력과 풍요와 안락에 익숙해진 한국과 이민 교회들도 이제는 한번쯤 제임스 콘의 외침에 귀기울여 볼때가 된거 같다. 이번 수상이 참된 복음과 교회의 자리가 어디이며, 지금 우리가 서있는 곳은 과연 어디인지, 애통한 마음으로 되돌아 볼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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