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 '교회인가, 대학인가?'
한동대, '교회인가, 대학인가?'
  • 예장뉴스 보도부
  • 승인 2018.01.23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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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대학교 (사진:나무위키)

교수협, 사상검증 시작

한동대는 경북 포항시 외곽에 위치한 기독교 사립대학으로 세계적인 명문으로 자리잡았다. 처음 설립은 포항주민들의 4년제 대학유치 열망으로 당시 정치인들과 주민청원으로 시작이 된다. 그것은 포항공대가 특수대학으로 종합대학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포항출신 송태헌 독지가의 대지기부로 1992년 설립자로 초대 이사장으로 그 꿈을 실현한다( 환경폐기물 처리업 대표이사 (대영그룹 회장))

그리고 초대 총장으로는 포항공대 학장 고 김호길 박사의 동생이며 세계적인 우주과학자에 창조과학회 활동을 하는 김영길 박사가 1994 초빙되었다.  따라서 설립부터 그리고 지금 까지 기독교정신으로 세워지고 운영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릭 지역민의 자녀입학에 대하여 일정한 비율을 배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영난으로 문제가 되어 더 이상 경영이 어렵게 되자 기독교정신이 훼손하지 않으려고 우리교단 온누리교회에 매각을 한다. 

이 교회 설립자 하용조 목사와 교인들이 관여를 하게 되면서 대학의 중요직원들이 온누리교회의 장로나 중직자들로 대체되는 등 기독교대학의로의 내용적인 면모를 갖게 된다. 그리고 지금은 온누리교회의 위임목사인 이재훈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다. 이 대학이 여러 가지로 언론에 등장한바 있는 데 문재인 정부 초기에 중기처 장관으로 물망에 올랐던 000 교수다. 전공분양에서는 실력이 있어 보이지만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창조과학에 연루되어 집중포화를 받고 낙마한바 있다.

또 한동대가 더 언론을 타게 된 것은 지난 번 포항일대 지진의 중심지로 큰 피해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런 한동대의 학내 동아리 ‘들꽃‘ 이라는 단체가 주최한 ‘성매매를 노동으로 볼 것인가’ 란 다소 예민한 주제의 강연자로 초청을 받은 강사인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임옥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와 페미니즘 저술가인 홍승은, 승희씨를 초빙한 것에서 불거진다. 이들을 통하여 학생들은 최근 핫이슈인 동성애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성정체성과 성적 자기결정권 개념을 소개하고 성매매를 성적 자기결정권으로 볼 수 있을 것인지 토론하려는 자리였다고 한다.

‘들꽃’ 측에 따르면, 한동대 측은 사전에 강연 일정이 공개되자 이 “강연을 하면 징계 받을 수도 있다” 고 하며 취소를 강요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국민에게는 헌법에 보장된 사상의 자유가 있다.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반발하며 예정대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강연날 학생처장과 최모 교목실장등은 20여명의 학생들을 대동하여 강의장으로 와 ‘학생들에게 자유섹스하라는 페미니즘 거부하라’ ‘하나님이 세우신 가정윤리 파괴하는 페미니즘 반대한다’ 라는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들고 있기도 했다고 한다.

학교측은 예고대로 지난달 14일 학생지도위원회를 열어 징계 절차에 들어 간 것으로 보인다. 강연을 주최한 ‘들꽃’ 회원 3명은 물론, 강연을 듣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후기를 올린 학생 등 일반 참석자 2명까지 징계위에 회부됐다. 이 자리에서 학생지도위원회 위원인 한 교수는 “(이들을) 제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이 강연을 듣고 학생들에게 감상문을 제출하는 학생에게 추가 점수를 주겠다고 한 나윤숙 국제어문학부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나 교수는 학교 내부망에 경위서를 올리고 “제가 현재 맡고 있는 강의가 영어소설을 읽고 다양한 주제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조망하는 문학과목”이라며 “(학생들이) 영문학자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분(임옥희 교수)의 강연을 들어보면 기독교적 맥락에서 생각해봐야 할 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 동아리의 지도교수인 김대옥 목사이자 국제법률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31일 이 문제로 인하여 재임용 거부 통지서를 받았다고 해서 난리가 났다. 김 교수는 전날 열린 교원인사위에서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들꽃 지도교수 아니냐”는 질문에 대하여 ‘동성애가 죄’ 라는고 학생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당시 강연 예배에 세 차례 설교를 한 것이 전부” 라고 해명했지만 학교 측은 해임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의 해임 처분이 알려지자 한동대 교수협의회는 즉각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항의서한을 내고 “교수·학생에 대한 마녀사냥식 사상검증을 중단하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하여 한동대 관계자는 “학교 입장에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파악한 것이며 아직 징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사상검증 논란비판) 논할 시기는 아니며 김 교수 해고 건은 “교수 평가 점수 미달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하고 있다.

학내에서 페미니즘 강연을 준비하고 강행했다는 이유로 학교 차원의 '학생지도위원회' 도 열렸다. 이들은 강연 당일 학생처장실에 불려가 '학교의 개교 이념과 반하는 모임을 허락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위협도 당했다고 한다. 이를 '사상통제'라 여긴 학생들은 강연을 강행한 것이다.

강연 이후 위협은 현실이 됐다. 

지난해 12월 11일 한동대학교 학생처장은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강연은 동성애 내용이 가득한 모임이었다" 며 "지난 금요일 밤, 한동대학교에는 땅이 흔들리는 염려보다 더 큰 '영적 지진'이 있었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한동대 학생 2명이 작성한 대자보가 학생회관 정문 유리창에 붙었는 데 학교측의 주장에 힘을 실은 듯 '강연을 주관한 학생들을 제적하고 강연과 연관된 교수들을 징계해야 한다' 는 내용이었다.

오마이TV가 확인한 결과, 학교 측은 현재까지 진술서를 요구받은 5명 학생들에게 별다른 연락을 취하지 않은 채 학생지도위원회를 진행 중이다. 학생들은 어떤 소명 기회도 얻지 못한 상황이라고 한다.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한 한 재학생은 이게 대학인지 교회인지 모를 다는 비판이다. 기독교학교라고 하여 특정 종교를 가르칠 수는 있어도 국민으로 개인이 갖고 있는 기본권인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권리는 없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동대를 졸업한 한 여학생이 자기의 SNS에 다음과 같은 글을 공개하였다. 

한동대학교, 이게 대학입니까?
- 배후도 없고 소속단체도 없는, 다만 한동을 사랑하는 졸업생 서아현
 

1995년 개교 이래 한동대학교는 ‘학문과 신앙의 결합’을 목표로 초교파적 기독교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에 주력해왔습니다. 학교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으며 위기의 순간마다 재학생 및 졸업생을 포함한 한동대학교 구성원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3년 제2대 총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을 겪은 바 있는 한동대학교는 이제 스물네 돌을 앞두고 학교의 두 번째 리더와 함께 향후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학내에서 발생한 ‘김대옥 교수 부당 재계약 거부’ 사건은 학교 리더십의 자질과 그들이 구상하는 학교의 청사진이 무엇인지 의심하게 만듭니다. 특히 재계약 거부 사유로써 학교측이 김대옥 교수에게 전달한 “학교 정체성과 맞지 않는 교육”을 하였다는 대목은 모호하기 짝이 없습니다. 한동대학교의 정체성은 대체 누가 어떻게 정한 것입니까? 장순흥 총장을 비롯한 학교당국이 일방적으로 한동대학교의 정체성을 규정할 권한이 있습니까? 그들이 말하는 “정체성”은 구성원을 퇴출하는 폭력을 감추기 위한 수사일 뿐입니다.

학교당국이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권위적 태도로 학내 갈등을 조장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닙니다. 일례로 2017년 5월, 학교 당국이 발표한 <동성애에 관한 한동대학교의 입장>을 들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동성애 차별금지법안이 논의되고 있던 민감한 시점에 학교당국은 “동성애가 성경적 윤리와 진리에 반한다”는 주장을 전체 구성원의 입장인 것처럼 일방적으로 배포했습니다. 이로 인해 학내 재학생뿐 아니라 교수 및 동문의 원성이 터져나왔습니다.

성소수자를 포함한 성차별과 제반 혐오에 대한 논의는 현재 한국사회의 뜨거운 논쟁 주제입니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도 페미니즘·젠더 관점의 연구 및 담론이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몇몇 재학생은 한국사회의 현안을 고찰하는 장(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학교당국은 이를 장려하지는 못할망정, 학문의 자유를 제한하였고 특정 학생단체와 관련이 있다는 추론적 정황만으로 김대옥 교수의 재임용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지진 공포 속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한 학생들의 성숙한 태도가 사회적 귀감이 되는 와중에 학교 내부에는 동성애 옹호자로 인해 재난이 일어났다는 ‘징벌론’이 팽배하였습니다. 11월 한동아시아인권법학회가 개최 시도한 “퀴어의 눈으로 성서 읽기” 세미나가 반대여론과 잇따른 자연재해로 인해 무산되었으며 학내에서 페미니즘 관련 세미나를 열었다는 이유로 학생단체 들꽃과 특정 교수에 대해 징계가 공공연히 요구되는 참담한 사태까지 일어났습니다. 이 같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학교당국이 “정체성”이라는 모호한 용어를 들어 또다시 학생과 교수의 사상을 검증하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국 근현대 역사 속에서 군사정권에 핍박당하는 지식인들에게 최후의 피난처를 제공한 곳은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 교회는 어떠합니까? 수구적 태도로 보수 기득권을 옹호하고 있다는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을 바꾸겠다는 한동대학교는 대체 어떤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까? 한국 교회의 폐단을 그대로 답습하며 ‘내 편’이 아닌 자는 적으로 간주하는 마녀사냥을 일삼고 있지는 않습니까. 한국사회의 시급한 현안과 사회적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할 자유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한동을 아카데미아(academia)라고 할 수 있습니까?

지난해, 탄핵과 정권교체로 이어진 급격한 변화는 특정 배후나 특정 단체가 주도한 것이 아닌 광범위한 대중 정서가 반응한 결과였습니다. 추운 겨울 광장에 집결한 시민들은 청와대를 향해 “이게 나라냐”고 물었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하며 온갖 루머와 음모론의 진원이 된 무능력한 정부 앞에 시민들은 분개했습니다. 이제 한동대학교를 이끄는 장순흥 총장 이하 학교당국에게 물을 차례입니다. 특정 이념과 편협한 신앙관을 강요하고, 그에 맞지 않는 자들은 징계하는 것이 대학의 소명입니까? 한동대학교는 대학입니까?

한동대학교는 특정 교파나 교회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또한 일부 학생단체나 집단이 그 정체성을 대표하거나 전유할 수 없습니다. 이분법적 성서 해석을 기반으로 학생과 교수의 자유로운 연구 및 학문 활동을 탄압하는 행위는 비판받아야 마땅합니다. 더이상 학교당국이 스스로의 무능력을 증명하지 않길 바라며 아래의 네 가지를 요구합니다.

하나, 학교당국은 즉각 김대옥 교수에 대한 부당한 재계약 거부 결정을 철회하라. 
하나, 학교당국은 재계약 거부 사유로 명시한 “학교의 정체성”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밝혀라. 
하나, 학교당국은 학내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는 모든 시도를 중단하라. 
하나, 학교당국은 사회적 현안 및 신학적 쟁점에 대해 일방적으로 입장을 결정 및 발표한 것을 사과하라.

아울러 총동문회 리더십에게 요청합니다. 이 사태는 다만 한 교수가 학교를 떠나게 되는 사건이 아닙니다. 학교에 팽배한 이분법적 편 가르기의 분위기는 간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문들의 지혜가 필요하며 그 중심 역할은 총동문회에서 담당해야할 것입니다. 간곡히 부탁드리는 것은 이 모든 일이 ‘동성애가 죄냐 아니냐'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환원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김대옥 교수 부당 재계약 해지 사건’을 통해 한동대학교가 보다 성숙하는 계기가 되길 바랄뿐입니다.

 

또 한동대학교 이사장인 이재훈 목사에게 개인 서신을 보낸 여학생도 있는 데 우리교단 목회자로 연세대학교 교목실장인 정종훈 교수의 딸이라고 공개하였다.

이재훈 이사장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한동대학교 언론정보문화학부에 재학중인 13학번 정담은이라고 합니다. 최근 학교 안팎으로 문제되었던 일련의 논란에 대하여 걱정되는 마음에 메일을 씁니다. 한동대는 아직 자연재해의 상흔을 치유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학생들이 경미하거나 심각한 수준의 PTSD를 앓고 있고, 지각변동에 대한 정밀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여진이 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유감스러운 것은, 첫째로 학교가 무너진 아픔을 서로 위로하며 사랑으로 하나 되기에도 모자란 시간과 에너지를, 분열되어 서로 비난하는 것에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유감스러운 것은, 비록 어떤 주제에 대하여 동의하지 못할 수 있고,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하는 대학에서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일지라도, 학내에서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이 학문적 토론, 이성적 대화, 혹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뭉쳐서, 상대적으로 힘이 없는 학생들과 교수님, 목사님을 짓누르고, 협박하고, 실질적인 해를 가하는 방식으로 표출된 것입니다. 셋째로 유감스러운 것은, 논란이 증폭되는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이 아닌, 상황에 대해 상세히 알지 못하는 소위 ‘보수 기독교 세력’의 압력과, 외부 교회 카톡방들에서 무분별하게 사건에 대하여 곡해하여 퍼뜨리는 잘못된 정보들에 의해서 대외적으로도 ‘마녀사냥’식의 종교재판으로 전락해버린 것입니다. 이에 저는 이사님께서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과 갈등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주시고, 특히 김대옥 목사님 해임에 대한 학교의 방침에 대하여 사건의 실상을 면밀히 파악하고 학교 관계자들의 대안적인 접근을 제시해주길 희망하는 바입니다.

최근 경향신문, 중앙일보를 비롯한 언론의 제보와 jtbc 뉴스룸에서 들꽃 학생들의 징계와 김대옥 목사님의 해임에 관련한 부당함을 문제 제기하는 내용을 이사님께서도 읽고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한동의 이름이 불명예스럽게 언급된 점은 마음 아프지만, 학교 관계자분들에게 이 문제에 대하여 일관하였던 불통의 입장을 내려놓고 대화와 소통이라는 대안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저 뿐만 아니라 많은 한동의 구성원들이 바라고 있습니다. 한동대 교목실은 일전에도 구성원과의 아무런 상의 혹은 동의 없이 동성애반대성명서를 내며, jtbc에서 말한 것처럼 한국대학 최초로 동성애를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대학이 되었습니다. 종교적 신념과 무엇을 어떻게 해석하고 믿는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들은 개인적인 신앙의 고백으로, 기독교 안에서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통일시켜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그 타이틀(국내최초 동성애 반대 학교)을 얻게 된 것에 대하여 부끄럽고, 학교의 입장에 동의하지 못하는 저로서는, 지진 직후 취소된 한동아시아인권학회의 ‘퀴어의 눈으로 성서읽기’ 세미나와, 학생들의 징계원인이 되었던, 한동의 자발적 모임 들꽃의 ‘흡혈사회에서 환대로’ 페미니즘 세미나와, 동성애가 죄인지에 대한 입장을 유보한 김대옥목사님의 해임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에 대하여 심정적으로는 화가 나고, 이성적으로는 쉽사리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기독교, 혹은 개신교의 오늘이 있기까지 신앙의 선배들의 무수한 신학적 토론, 카톨릭의 공의회, 무엇이 진리이며 무엇이 예수님의 말씀에 따르는 것인지에 대한 견해 차이에 따른 토의는 성경이 쓰여질 당시부터 이어져온 전통으로, 그러한 노력 없이,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이해를 제외한 성경의 문자적 해석과 교리에 갇혀서 한가지 입장만 절대적 진리인 양 밀어붙이는 모습은, 건강한 신앙의 모습이라고 보여지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동은 특정 교단을 대변하지 않는 초교파 임에도 불구하고, 보수 교단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다른 목소리는 묵살하며, 대화나 토론의 과정 없이 강경하게 밀어 붙이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진이 난 직후, 난데없이 성소수자의 이슈를 끌어와, 자연재해가 마치 하나님의 심판인 양 해석하는 내용의 게시물들이 페이스북에 올라오고 카톡방에 돌아다닐 때, 저는 마치 동일본대지진 때 조선인들을 학살하였던 역사적 사건이 떠오르며 소름 끼치는 마음에 장문의 글을 써 한동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고, 한 기자분이 인터넷언론에 기고할 것을 제의 받아 그렇게 하였습니다(http://www.ukore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936).

믿음의 영역과 학문의 영역을 분리시킬 수는 없겠지만, 단순히 신앙의 자유와 종교적 열심으로 퉁칠 수 없는 선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공부하고, 인권에 대해 공부하고, 다양한 철학적 관점과 인문학을 공부하다 보면, 교회에서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 들은 내용이나 성경에 대해 보편화된 해석에 대해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여성인권과 성소수자 인권은 일반 대학에서도 활발하게 논의 되고 있는 주제이고,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협력하고 공존하며 살아가기 위해서 지켜져야 할 예의나 상식을 배움에 있어서 그 주제에 대해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는 주어져야 합니다. 가뜩이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어려운 한동대 특유의 폐쇄성 안에서 반인권, 반민주, 반지성의 요람이 되어 안으로 썩어가고 있는 학교의 모습을 보며 한동대 졸업생이라는 타이틀이 과연 내 인생에 좋은 이력이 될 것인가에 대한 회의와, 심성은 착하지만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심각하게 결여된 친구들이 과연 졸업 후 사회에 나가서 겪게 될 예측 가능한 혼란들에 대하여 걱정이 됩니다. 특히 계속하여 동성애 반대 집회의 참여를 권유하고, 탈동성애 간증,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강의에 학생들을 보내어, 시대정신과

제가 학교 일로 답답한 마음에 일반 대학교를 다니는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등) 친구들에게 카톡으로 상황을 정리해서 보냈을 때 친구들이 저를 응원하며 해준 말들을 워드파일로 정리해 메일에 첨부했습니다. 이들의 목소리는 한동대 학생들이 졸업해서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의 목소리이기도 합니다. 저희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에 이들과 어떻게 대화할지 미리 경험해보지 않는다면, 사회적 약자의 인권에 대하여 충분한 고민 없이, 하나님의 이름, 예수님의 이름으로 이들과 싸우거나, 포스트모더니즘의 함정인 불가지론에 빠져 신앙에 대한 전반적인 회의에 빠질 수 있음을, 혹은 겉으로는 사회성을 발휘하고 속으로는 계속하여 주변인들을 정죄하는 우를 범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http://www.thedreamtogether.com/news/articleView.html… 이 칼럼은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의 최종원 교수가 한동대에서 벌어지는 마녀사냥을 개탄한다는 제목으로, 김대옥교수/목사재임용거부에 대해 회자한 것으로 저희 학교 관계자분들도 한번 읽고 생각해봤으면 하는 주제들이 많이 언급되어있습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것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검토해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러날 수 없는 지점이 무엇인지, 또 왜 그렇게 생각하는 지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좋은 리더의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문제 삼았던 ‘흡혈사회에서 환대로’라는 제목의 페미니즘 강의는 모든 내용이 녹화되어 인터넷에 올라와있습니다. 이 세미나의 내용 중 정확히 어떤 부분, 어떤 문장, 어떤 생각이 그분들의 심기를 거슬리고 어떤 부분에서 신앙과 상충하는지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설명 없이, 단순히 언급된 몇 개의 단어만으로 그 단어에 대한 본인의 편견으로 내용 전체를 싸잡아 반기독교적이라고 명명하는 것은 그 어떤 사람도 설득시킬 수 있는 방법이 아닙니다. 충분히 납득 가능 할만한 설명 없이 날치기 식으로 진행된 김대옥 목사님의 해임 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언론과 방송을 통한 문제제기에 대해 학교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퇴화된 방법은 아니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부디 이사님께서도 저희 학교가 겪는 성장통과 같은 아픔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관심 가져주시고 저희 학교가 시대와 사회로부터 점점 더 격리되고 개독의 아이콘으로 낙인 찍히지 않도록, 또한 저희 학생들이 대학생으로 마땅히 해봄직한 고민들을 할 수 있고, 앞으로 사회에서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최소한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도록 신경 써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하나님의 은총과 인도하심이 이사장님과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18. 1. 10 정담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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낑낑 2023-04-22 12:46:57
세계적인 명문이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