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파이퍼, “여성은 신학교수가 될 수 없다”
존 파이퍼, “여성은 신학교수가 될 수 없다”
  • 신기성
  • 승인 2018.01.25 13: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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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파이퍼 (ⓒJohn Piper Facebook)

[미주뉴스앤조이=신기성 기자] 존 파이퍼 목사가 운영하는 팟케스트 “하나님 바라기(Desiring God)”의 청취자라고 소개한 신학생, 스캇(Scott)은 최근 파이퍼 목사에게 ‘만약 신약 성서에서 하나님이 여성에게 목회자가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셨다면, 신학교에서 여성들이 교수가 되어 가르치는 것은 가능한지에 관해 물었다.’ 그의 질문을 직접 인용해 보자: “친애하는 존 목사님, 저는 미국에 있는 초교파 정통주의 신학교에 다니는 신학생입니다. 저는 목사님이 말씀하신, 가정과 교회에서의 남녀의 각자 역할(complementarian)에 관해 하나님의 계획이 있으시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를 기초로, 저는 최근에 여성이 신학교에서 목사들을 훈련시키고 가르치는 일을 해도 되는지 의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성들을 신학교 교수로 채용을 해야 할까요? 목사님이 생각하는 최선은 무엇입니까?”

 

지도자는 남성이어야 한다?

스캇이 사용한 남녀의 역할을 의미하는 “complementarian”이라는 단어는, 남녀는 동등하지만 그 역할에서, 특히 결혼 관계에서, 서로 다르고 보완적인 역할이 있다는 견해를 내포한다. 즉 남녀가 동등하다고 주장하는 듯 하지만 고정된 성역할이 있다는 성차별적 단어인 것이다.

이 질문에 파이퍼 목사는 성서에 기초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을 하겠다고 글을 시작한다. 이어서 그는 디모데 전서 2장 12절 말씀을 근거로 교회의 지도자는 영적이고, 겸손하고, 성서적으로 자격 있는 남성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는 이 “complementarianism”이라는 개념이 단지 하나의 가정(assumption)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잘 정립된 성서에 관한 이해라고 규정한다.

그는 여성이 신학교의 일부 프로그램에 등록하거나, 최선의 성서 교육을 받는 것은 문제가 안되지만, 여성이 성서적으로 영적인 남성들을 위해 준비된 역할인 모범, 멘토, 혹은 교사의 위치를 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른 말로 하면, 여성들은 신학교의 일부 프로그램을 자신의 신앙생활의 유익을 위해 수강할 수는 있지만 그 의도가 남성들에게 제한된 교회의 지도자나 교사의 위치에 서려는 목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그는 신학교에 입학하는 것은 일반 대학이나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것과는 다른 일이며 사춘기를 지나 성년에 이르는 변화뿐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신학교의 교수들에게 복종시키는 것을 포함한다고 했다.

 

동등하지만 같지는 않다?

패토스(Pathoes)의 사라베쓰 캐플린(Sarahbeth Caplin)은 파이퍼 목사가 가정 폭력을 당한 여성들에게 단지 기도하라고 충고했던 바로 그 사람이라고 힐난하며, 그가 이런 발언을 한 것이 놀라운 일도 아니라고 꼬집었다.

그녀는 궁극적으로 가정에서나 교회에서 여성에게 리더십의 위치를 용납하지 않는 이유가 파이퍼나 다른 남성들이 그들의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남성들은 여성이 남성과 평등하지만 다른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은 동등하게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만약 그 역할을 바꾸자고 제안하면 남성들은 결코 응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남성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이 하나님의 계획 아래 있다고 강변한다는 것이다.

현재도 진행 중인 #ChurchToo 운동은 교회 내에서 여성에게 행해진 성적 폭력과 폭행에 관한 폭로 운동이다. 이런 상황에서 파이퍼 목사와 같은 대중적 영향력이 있는 교회 지도자가 여성에 관한 이런 시각과 편견을 공공연히 가르친다는 사실이 매우 우려스럽다. 심지어 그의 답변에 사용된 인칭대명사는 남성 3인칭 대명사 “그(he)” 밖에 없다. 그의 언어와 사고에서 인간이란 남성을 의미하는 듯하다.

교회 내에서 행해진 성폭력과 폭행을 폭호하는 #ChurchToo 운동 (ⓒstateofbelief)

모순적 성역할 개념

캐플린이 지적하는 대로 파이퍼 목사의 견해는 이중적이고 모순적이다. 그는 여성이 성경을 가르치거나 교회의 지도자가 될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 단지 그가 해석한 성경에 따르면 여성은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여성 안수를 반대하고 신학교 교수직을 반대하는 남성들은 한 번도 여성의 지식과 지적인 측면에서의 능력과 교육에 관한 적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여성의 능력은 교회 지도자의 위치에서 그들이 고려하는 사항이 아니다. 신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오직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배제되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은 동등하지만 분리되어야 한다.” 이런 모순이 보수 기독계를 지배하는 성적 역할에 관한 관념이다. 한국의 보수 교회의 견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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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명 2020-06-27 21:52:39
존 파이퍼 목사님이 이런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