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표'가 부른 참사, 퀸즈한인교회 어디로 가나?
‘3표'가 부른 참사, 퀸즈한인교회 어디로 가나?
  • 양재영
  • 승인 2018.02.07 07:1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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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 임시담임목사 사임표명...교인들 당회와 청빙위 사임촉구
2008년 퀸즈한인교회가 이규섭목사 청빙을 위한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미주뉴스앤조이 자료사진)
교회 측에서 선거결과에 대한 지적이 있어 관련부분을 일부 수정했습니다 - 편집자주 

[미주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공동의회에서 단 3표(일부에서는 2표라는 주장도 있다)의 차이로 최종후보자 청빙이 부결된 퀸즈한인교회가 거센 후폭풍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일각에선 ‘참사'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

퀸즈한인교회는 지난 4일 새로운 담임목사 후보자로 결정된 남가주사랑의교회 선임목사인 이상철 목사에 대한 청빙공동의회를 열렀다. 총 투표자 415명중 찬성 271표(66.06%), 반대 139표(33.91), 무효 5표로 집계됐다. 청빙가결을 위한 3분의 2에는 3표가 부족해 결국 부결로 결정됐다.

청빙 가결을 위해 필요했던 ‘3표'는 교회 내분을 더욱 심화시키는 발단이 되었다.  

사건은 공동의회가 열린 당일 오후 6시 30분, 당회원 일부와 청빙위윈들이 예정에 없던 재검표를 하면서 시작됐다. 청빙투표 집행위원장인 L집사는 당회에서 재검표를 허락했다는 모 장로의 연락을 받고 재검표를 실시했다. 재검표 소식을 전해 들은 몇몇 장로와 교인들은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들은 "현장에는 세명의 청빙위원들이 선거인명부를 대조하며 하자를 찾고 있었고, 몇몇 당회원과 교직원이 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갑자기 실시되 재검표에 대해 청빙위 측과 반대 측은 입장차를 보였다. 청빙위 측은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기에 문제로 지적된 선거인 명부와의 대조를 위해 조사를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회 한 관계자는 "근소한 차이로 부결되었기에 투표 당시 이미 4차례의 재검표가 실시됐고, 추가적인 확인은 불필요한 상황이었다. 당회의 허락을 받았다는 부분도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다행히 큰 불상사 없이 작업을 중단되고 귀가조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지만, 그 후유증은 적지 않았다.

이틀후 6일(화) 열린 임시당회 이후 임시담임목사를 맡고 있단 정승환 목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정 목사는 교회 홈페이지에 글을 통해 "현 교회 상황에 대한 책임의식과 신앙양심을 위하여 사임하였다"고 밝혔다.

그는 재검표와 임시당회에 대해 "자격도 없는 안수집사께서 교인명부를 대조하며 조사(investigate)하셨고, 당회는 그분 입석하에 당회를 개회하였고, 청빙위원장이었던 분께서는 공동의회 결과를 '뒤집자'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임시담임목사로서 당회가 가졌던 알력과 개인 관련 악성 루머 등으로 고통을 받았다고 술회하며 "불법과 비상식적인 일이 교회 발을 들일 수 없도록 기도하자"며 사임사유를 마무리했다. 

사태는 임시담임목사의 사임으로 끝나지 않았다. 교회 내부적으로 당회와 청빙위원회 전원의 사임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한 교인은 퀸즈한인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당회 결의를 사칭해 교회 사무장에게 서류일체를 받아 불법적인 재검을 하는 등 당회는 스스로 권위와 신뢰를 저버렸다"고 지적하며 당회와 청빙위원 전원의 사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이규섭 목사 사임이후 △ 6개월간에 다섯명의 목사가 사임한 점, △ 임시담임목사의 목회권을 제한한 점, △ 일부 목회자에 대한 음해성 소문이 확산된 점 등을 거론하며 당회의 리더십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퀸즈한인교회 사태를 처음부터 지켜봤던 뉴욕 교계의 한 관계자는 “이규섭 목사 설교표절 사태때부터 교회는 이미 내분으로 가고 있었다. 어느 한쪽만이 옳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로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면이 많다"라며 "갈등은 상호 충분한 소통과 인내를 통해 발전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가 갈등을 적절히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고 평했다.

한때 뉴욕 교계의 중심적 역할을 감당했던 퀸즈한인교회는 이규섭 목사 설교표절 사태를 시작으로 걷잡을 수 없는 내분으로 치닫고 있다. 소용돌이 중심에 서있는 교회의 정상화를 위해 리더십들의 책임있는 행동과 지혜로운 중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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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2018-02-09 07:05:55
정말 한심합니다! 자신들의 뜻이 하나님의 뜻 보다 위에 있는 악함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 입니다!

박성구 2018-02-09 00:32:56
교인들이 공동의회로 모여 부결시켰는데 청빙위원장이란 사람이 당회 모임에서 그 결과를 "뒤집자"고 주장하고 당회 장로들은 누구하나 꾸짖는 사람이 없었다는 말인가? 당회 장로들은 임시당회장 목사에게 "뒤집자"는 음모에 동참하라고 강요했고 그럴 수 없었던 목사는 사임했고? 기가 막힌다. 사임할 사람들은 양심적인 목사가 아니라 양심 없는 장로들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