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그리스도인
불행한 그리스도인
  • 최태선
  • 승인 2018.02.16 06:03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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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단상] 미국과 팍스 로마나, 그리고 그리스도인

우리는 평창에서 미국의 부통령 펜스의 무례함을 보았다. 솔직히 펜스는 트럼프보다 좀 나을 줄 알았다. 하긴 내 생각이 어리석다. 대통령과 부통령이 어떤 관계인가. 똑같은 분들이 짝을 이루었을 것이 아닌가.

몇 년 전 작고하신 세이비어교회의 고든 코스비 목사님은 자신의 조국인 미국을 제국(empire)이라고 불렀다. 태극기 부대들의 관점에서 보면 그분은 완전히 ‘또라이’이시다. 우방인 한국인도 성조기를 흔드는데 조국인 미국을 제국이라 부르며 폄하하는 고든 목사님을 그들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태극기 부대를 노인들만이라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태극기 부대 안에는 의외로 젊은이들이 많다. 그 젊은이들 모두가 다 탈북자들인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태극기 부대가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를 들고 흔드는지에 대한 이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힘에 대한 숭배이며 평화에 대한 그들의 이해를 대변한다. 그것은 동시에 그들의 사대주의를 보여주는 단편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펜스에게 당했던 수모가 자신들의 영원한 운명임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태극기 부대 안에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많다는 사실은 한국의 기독교가 복음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를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이다. 복음이 말하는 평화, 다시 말해 하나님 나라의 평화인 샬롬과 세상을 대변하는 제국의 평화인 ‘PAX ROMANA'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복음은 복음이 될 수 없다.

‘PAX ROMANA'는 로마만의 평화이다. 그것은 모든 전쟁이 끝났다는 의미가 아니다. 로마 안에서의 권력투쟁이 종식되었을 뿐 로마제국의 군대는 곧바로 다른 지역을 정복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출동했다. 다시 말해 로마 이외의 다른 나라의 입장에서는 ‘PAX ROMANA'라는 말 자체가 가당치도 않은 것이었다. 로마 아그리콜라 장군의 군단과의 승산 없는 전투를 앞두고 스코틀랜드의 칼카쿠스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의 강도들, 지금은 그들이 모든 것을 초토화시키는 손들을 땅이 막아내지 못하고 있는데, 그들은 심지어 바다까지 넘보고 있다. 만일 그들의 적이 재물이 많으면 그들은 탐욕스럽고, 만일 그 적이 가난하면 그들은 잔인하다. 동방이나 서방도 그들의 욕망을 채우지 못했으며, 인간 중에 오직 그들만이 부유한 땅들만이 아니라 가난한 땅들에 대해서도 똑같은 탐욕을 부린다. 약탈하고 살육하고 도둑질하는 것을 그들은 제국이라고 부른다. 그들은 황무지로 만들어놓고는 그것을 평화라고 부른다.”

코스비 목사님은 로마와 똑같은 미국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한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조국인 미국을 거침없이 제국이라 불렀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전 세계를 자신의 의도대로 이끌어간다. 미국 역시 탐욕스럽고 잔인하게 자국의 이익을 위해 온갖 무리수를 다 동원한다. 유엔 자체가 미국을 대변한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유엔은 다만 미국의 탐욕을 합리화하는 과정이며 수단일 뿐이다.

아무리 우리가 미국의 우방임을 강조해보라. 그것은 영원히 우리가 미국의 영향력 하에 있음을 만방에 공표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계속해서 미국의 의도에 따라 우리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선택들이 다반사가 될 것이다. 약소국의 운명이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 민족의 과제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 나라의 평화인 샬롬은 ‘정의에 기초한 평화’이다. 하나님의 정의란 간단하다. 모두가 공평하게 잘 사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약자와 강자가 없는 나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이다. 이 땅의 교회 안에 더 이상 ‘PAX ROMANA'를 신봉하는 불행한 그리스도인들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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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mj 2018-02-21 13:27:09
Boaz Kim님에게..
요즘처럼 각국의 뉴스를 실시간으로 보는 이 엄청난시기에 님은 님의 부모가 태어나고 그 부모의 부모가 태어난 한국에 어찌그리 무관심합니까.남북한선수단이 공동입장하는데 전세계귀빈들과 전세계 올림픽위원들이 기립해서 박수로 환영하는데 트럼프의 푸들 펜스 내외만 자리에 앉아 한반도팀에 눈길하나 안 주고 박수한번 안치는 극히 몰상식의 극치를 보인거 안보셨나요?
하나님이주신 인지력과 분별력을 귀하게 사용해보시길,,

lee mj 2018-02-21 13:40:05
반미최태선 님에게 ..
님은 님의 무지와 인격의 함량미달을 알고 이 글을 쓴건가요?
미국을 비판하면 반미주의라뇨..
한국의 깨스통할배나 태극기집화, 어버이연합에서 많으 들은말이군요.
국가에 책임을 다 하고 세금을내는 평범한 미국인들은 미국의 잘못된점을을 비판해야합니다. 그것이 올바른 미국시민입니다.
미국의 잘못된 저액을 비판하면 반미주의란 말 미국인들에게 함 해보세요.
아마 님 바보취급당합니다.

Boaz Kim 2018-02-17 06:31:22
펜스 부통령의 평창에서의 무례함이란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군요?

반미최태선 2018-02-20 03:04:04
뭔 소리여?
보아하니 글쓴자는 무지 반미주의자인것 같은데
왜 그렇게 싫어하는 미국에 와서 사는가?
이자가 목사인가?
이글 켑쳐해서 복사한다
그리고 미 국무부에 제공할것이다
이런 반미주의자와 미국하늘에서 같이 산다는게 매우 불쾌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