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언제나 지옥을 향해 치닫는다
세상은 언제나 지옥을 향해 치닫는다
  • 최태선
  • 승인 2018.02.18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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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단상] 불평등과 하나님의 나라

배우들의 상위 1%의 연평균 소득이 20억원이고 90%는 620만원 번다는 기사를 보았다. 비단 배우들뿐이랴 스포츠스타들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눈에는 하찮게 보여도 프로 구단에서 뛰기만 해도 그 선수는 이미 상위 1%이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은 어떤가. 마찬가지다. 몇 년 전 뉴욕 월가의 시위에서 보듯이 1%와 90%의 대조가 아니라 그냥 1%와 99%의 대립이다. 1%의 사치는 상상을 초월하고 99%는 안정된 삶이 없는 불행한 사람들이 되었다.

나는 최근 국회의원들에게 최저시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을 지지한다. 그것을 지지하는 이유는 그렇게 사는 사람이 되어야 99%를 대변하는 국민의 명실상부한 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한 경쟁을 자유로 위장하는 자본에 그나마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정치가 99%를 대변할 때 가능하다.

그러나 아무리 국민청원이 20만을 넘는다 해도 그 청원이 법으로 만들어져 현실에서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 사람은 국민청원에 서명을 한 사람들에게서조차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아무리 스웨덴의 정치를 들먹여 봐도 소용이 없다. 미국을 추앙하고, 싫어하면서도 일본을 따라가는 우리나라는 미국을 보고 일본을 보아도 불가능하다. 어쨌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헬조선’이 되었다. 그것은 사회안전망이 우리보다 촘촘한 미국도 그렇고 일본도 마찬가지다.

나는 이러한 현실을 이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세상은 그런 곳이다. 세상은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 지배하고 힘없는 자의 것을 빼앗는 곳이다. 하나님은 왕을 요구하는 이스라엘에게 인간 왕이 있는 세상, 다시 말해 하나님 나라가 아닌 세상이 바로 그러한 곳임을 적시하셨다. 그리고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다윗 왕조차도 힘없는 자의 아내를 빼앗았다.

세상은 언제나 지옥을 향해 치닫는다. 특권과 불평등을 자유라는 명목으로 합리화하고 대인이 된 사람들은 사치와 향락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그들의 사치와 향락의 대가는 지극히 보잘것없는 이들의 희생이다. 자본과 기술은 인간의 사치와 향락을 무한대로 확장시켜 놓았고 그것이 커지는 만큼 인류의 불의와 불평등은 심화되고 멸망을 향한 세상의 가속도는 빨라진다.

그런데 오늘날 목사들의 소득 역시 세상과 다르지 않다. 상위 5%의 목사는 억대의 연봉을 받고 나머지 90%는 인기 없는 배우들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세습은 당연하지 않은가. 이것이 심각한 이유는 왕을 요구했던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교회가 하나님의 통치를 거부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세상과 다르지 않은 교회는 세상의 빛도 희망도 될 수 없다. 오늘날 교회는 더 이상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인간 왕인 목사가 다스리는 세상보다 더 악한 지옥이다.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이다.

그러나 교회가 하나님의 통치를 회복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공급하심은 오늘도 결코 모자라지 않다. 하나님 나라의 샬롬은 결핍이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믿음이다. 믿음은 모든 것을 하나님께 의탁하는 것이다. 그렇다. 하나님은 당신께 맡긴 모든 것을 책임져주신다. 하지만 인간이 맡기지 않는 것을 책임져주시지는 않는다. 목사가 왕 노릇하는 것은 물론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 백성들은 모두가 모든 것을 하나님께 의탁한 사람들이어야 한다. 이 일이 어렵다. 정말 어렵다. 그것은 날개 없이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같다. 그런데 아는가. 이것이 바로 믿음이다.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 볼 수 있겠느냐?” 주님의 음성이 귀에 쟁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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