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원만 줘, 그럼 조용히 물러날게'
'10억 원만 줘, 그럼 조용히 물러날게'
  • 정기호
  • 승인 2010.04.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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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경기도 모 중형 교회 원로 목사의 추태를 보며

경기도 모처의 중대형 교회는 최근 큰 몸살을 앓고 있다. 주일 예배와 저녁 집회에 맨 앞  자리에 않아 합법적으로 예배를 방해하시는 노인 목사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이 분은 수십 년간 2,000여 명이 모이는 교회의 담임목사로 활동하시다가 담임목사직을 더 누리고 싶었지만 장정(교회헌법)이라는 것이 정년을 정하였기에 할 수 없이 물러나신 분이시다.

설상가상으로 정년 은퇴 전에는 수년간 아들을 담임 목사로 세우려고 집요한 작전을 펼쳤으나 젊은 교인들의 끈질긴 반대로 세습의 뜻을 세울 수 없었다. 그분께서 그 교회의 담임목사로 부임할 당시 교회 앞에 “나는 나의 아들을 후임자로 세우지 않겠다”고 서약함으로써 담임 자리에 오르게 되었으나 그분의 기억력이 상실 되었는지 아니면 막무가내로 “내 아들을 후임자로 세우지 못한 대가로 10억 원을 주면 물러나시겠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10억 원은 담임목사로 활동하시던 지역에서 교인들을 데리고 나가 아들을 담임목사로 세워 새로운 사업 자금으로 쓸 것이라는 로드맵까지 준비되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이 노 목사는 이 뜻이 관철될 때까지 집회 시 맨 앞좌석에 앉아서 시도 때도 없이 “아멘” “할렐루야”를 연발하면서 일인시위하심으로 합법적 예배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견디다 못한 일부 중진 교인들은 10억 원을 주고 사건을 속히 마무리하여 교회의 평안을 찾자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이미 그동안 수고하시고 정년으로 은퇴하면서 교회에서는 이미 대형 아파트 한 채, 후한 퇴직금, 일반 신자들은 감히 만져볼 수 없는 독일산 최고급 승용차까지 주었으니 깨끗이 물러나셔야 한다고 주장하는 젊은 교인들이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지저분한 이전투구의 틈바구니 속에서 영적인 고통을 받는 신자는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 이틈을 타서 그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기 위하여 혈안이 된 자칭 타칭 유자격자들의 더러운 활동과 권모술수는 가관일 것이다.

순진한 젊은 목사는 이력서를 냈으니 하나님께서 다윗을 뽑으셨듯이 그 교회에 적당한 사람을 뽑아 주실 것이라고 믿고 기도하는 믿음 좋으신 분이 계시기도 하다. 하지만 이전투구의 추악함만 가득한 그곳에 하나님이 계실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자칭 ‘하나님들’께서 ‘참 하나님’을 빼내고 요리하여 통째로 먹고는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들이댈 것이 강 건너 불구경처럼 환히 보이기 때문이다.

단 두 명만 놓고 목회하던 엘리야는 감사와 찬송이 넘쳐 영적 천지를 뒤흔드는 역사를 하였으나, 350만을 놓고 목회하던 모세는 날이면 날마다 원망과 다툼뿐이었다. 모세가 그 토록 그리워하며 들어가를 염원하였던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보기만 하였지 들어가지는 못하였다. 보는 것과 들어가는 것은 하늘 과 땅과 같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하나님의 세계는 사람의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기호 목사 / 기독교 대한감리회 은퇴 목사, ‘희망의복음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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