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총회재판국, 동남노회 비대위 손 들어줘
예장통합 총회재판국, 동남노회 비대위 손 들어줘
  • 지유석
  • 승인 2018.03.13 2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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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심리 열어 선거무효 소송 인용...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 판단은 미뤄
▲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은 13일 오후 심리를 열어 서울동남노회 비대위가 제기한 선거무효 소송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명성교회의 김하나 위임청빙안도 영향을 받게 됐다. ⓒ 지유석

명성교회 관련 소송을 다룬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재판국장 이만규 목사)이 '서울동남노회 정상회를 위한 비상대책 위원회'(아래 동남노회 비대위)가 제기한 선거무효 소송을 인용했다.

지난해 11월 서울동남노회는 10월 열렸던 제73회 정기노회에서 동남노회 지도부를 꾸리는 선거과정이 위법했고,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안을 포함해 새 지도부가 결의한 결의사항 역시 위법이라며 선거무효 소송 및 결의 무효소송을 제기했었다.

▲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는 명성교회 세습 논란에 영향을 미칠 예장통합 총회재판국 심리가 열렸다. 사진은 재판국장인 이만규 목사. ⓒ 지유석

이에 대해 총회재판국은 13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심리를 열고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안에 대해서는 판단을 미뤘다. 재판국장 이만규 목사는 심리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안은 4월에 심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록 다음 달로 미뤄졌지만 이번 총회재판국의 판단은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안 심리에 심각한 영향을 전망이다. 원고인 동남노회 비대위 위원장인 김수원 목사는 "지도부 선출 과정에 잘못이 있었고, 이렇게 뽑힌 지도부가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는 의미로 선거무효 소송을 낸 것"이라며 "총회재판국의 이번 판결은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안 심리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은 13일 오전부터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심리를 열었다. 이에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각 단체들은 백주년기념관에서 정당한 재판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 지유석
▲ 13일 오전 심리를 마친 예장통합 총회재판국 이만규 재판국장이 취재진들의 질문 공세를 받고 있다. 이날 총회재판국은 서울동남노회 비대위가 제기한 선거무효 소송을 인용했다. ⓒ 지유석

그러나 낙관하기엔 이르다. 재판국은 서울동남노회 비대위가 제기한 선거무효 소송을 인용하면서 후속 조치에 대해선 "노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못 박았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명성교회가 속한 서울동남노회는 새로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명성교회 측이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장로교단의 경우,  목회자의 임명이나 징계 등의 권한은 노회가 행사한다. 따라서 명성교회로서는 새 지도부에 우호적인 인사가 포진해야 김하나 목사 임명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처지다.

이런 가능성에 대해 김수원 목사는 "재판국이 정당한 판단을 내렸기에 향후 임시노회 등 법이 정한 절차를 거쳐 새 지도부를 꾸릴 것"이라면서 "혹시라도 명성교회 측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명성교회 세습반대를 위한 신학생연대'(아래 신학생연대)는 판단 직후 성명을 내고 "김하나 목사 세습안을 통과시킨 노회의 결정은 정당성을 잃었다"며 환영입장을 밝혔다. 아래는 신학생연대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그 위임식 무효랍니다!!
서울동남노회 선거무효소송 판결에 부쳐

○ "이 위임식은 무효입니다!" 누군가의 외침이 옳았습니다. 김하나 목사 세습안을 통과시킨 노회의 결정은 정당성을 잃었습니다. 총회 재판국은 세습안 통과를 위해 불의한 방법으로 노회 임원이 선출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 절차가 무효이면 결과는 원인무효입니다.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이 불의한 절차로 발생한 것 입니다. 그러므로 김하나 목사 청빙은 원천무효입니다. 

○ 오늘의 판결은 분명히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명성교회 세습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명성교회는 부자 세습을 위해 공교회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교단헌법을 위반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의 책임은 김삼환 목사와 김하나 목사, 그리고 세습을 주도한 당회원들과 목회자들에게 있습니다. 명성교회가 세습을 돌이키길 촉구하며 모든 기독인에게 호소합니다.

1. 명성교회는 오늘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철저히 회개하십시오. 명성교회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회개는 세습을 철회하는 것입니다. 명성교회는 하나님께서 주신 회개의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오늘의 판결을 하나님께 돌아갈 수 있는 기회로 여기십시오.

2.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요청 드립니다. 명성교회의 회복과 한국교회의 공교회성 회복을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인 사도적 교회를 믿습니다'라는 신앙 고백이 이 땅에 굳건하게 다시 설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 이제 겨우 시작입니다. 교회 개혁과 신앙 갱신이라는 역사적 과제는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져 있습니다. 오늘의 판결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종교개혁이 시작되고 있음을 말합니다. 명성교회의 세습 사태를 바로잡고 한국교회 개혁과 신앙 회복을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이제 겨우 반보 나아갔습니다. 다시 한 번 개혁의 고삐를 틀어쥐고 박차를 가해야합니다.

2018년 3월 13일
명성교회 세습반대를 위한 신학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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