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장로 대통령은 MB가 마지막이길 바라는 이유
오피니언] 장로 대통령은 MB가 마지막이길 바라는 이유
  • 지유석
  • 승인 2018.03.24 23:0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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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욕망과 세속적 성공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일부 개신교 반성해야
▲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동부구치소로 압송되고 있다. ⓒ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23일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동부구치소 수감에 앞서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남긴 입장문 맨 마지막 문장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끝줄에 이 같은 심경을 남겼다.

이 전 대통령이 기독교(개신교) 장로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문장에서 그의 신앙심(?)이 엿보인다. 그러나 그의 기도가 감동적이지는 않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기독교(개신교)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대권을 거머쥐었다. 이어 내각을 짤 때 자신이 출석하던 소망교회 출신 인사들을 요직에 기용했다.

개신교계가 그를 지지한 첫번째 이유는 그가 보수 대형교회 장로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다. 개신교, 특히 보수 대형교회들은 겉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선포하는 척 하면서 욕망을 부추겨왔다. 흔히 교회가 설파하는 '예수 믿으면 복받는다'는 교의는 이 같은 욕망 추구를 정당화하는 도구였다.

여기에 하나 더해야 할 교의가 있다. 바로 성공주의다. 말 그대로 출세와 성공이 하나님의 은총이라는 말이다. 한때 젊은이들 사이에서 스타목회자로 각광 받았던 전병욱 삼일교회 전 담임목사가 바로 이 성공주의 교의를 설파한 주인공이었다. 전 목사는 설교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성공(출세)하라는 주문을 반복했다. '기독교인이 성공한 위치에 있어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목사가 성공주의 신학(?)을 집대성한 건 아니다. 이른바 대한민국 주류의 위치에 있는 이들 대부분은 개신교 교회에 다니고, 목회자들은 이들을 치켜세우며 공공연히 성공의 미덕을 설파한다. 전 목사는 성공주의를 평범한 젊은이들에게까지 지평을 넓혀 놓았다. 지난 2010년 전 목사는 성추행이 불거지면서 삼일교회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났지만, 그가 남긴 성공주의 복음의 파급효과는 엄청났다.

공교롭게도 욕망, 그리고 성공주의는 이 전 대통령의 인생 궤적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 구속영장에 적시한 혐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국고손실·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수뢰 후 부정처사, 정치자금 부정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10개가 넘는다.

그런데 이 혐의들은 예외 없이 '돈'으로 얽혀 있다. 한국 교회, 특히 보수 대형교회들 역시 돈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그리스도교는 물질에 대한 집착을 맘몬주의 신앙이라고 하는데, 한국교회가 맘몬신앙이라는 비판은 줄곧 제기돼 왔었다.

요약하면 개신교계가 이 전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한 건 장로 타이틀 이면에 숨겨진 사람됨을 몰라서가 아니었다. 그보다 이 전 대통령은 개신교계가 정확히 바라고 원하는 사람이었다. 성공주의 욕망 덩어리라는 점에서 매 한가지란 말이다.

MB가 기도드리는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일까

▲ 무릎 꿇고 기도하는 이 대통령 부부 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지난 2011년 3월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3회 국가 조찬기도회'에서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의 요청에 따라 참석자들과 함께 합심기도를 하고 있다. ⓒ 출처 = 국가조찬기도회

이 전 대통령은 자주 자신을 기도의 사람이라고 포장했다. 그는 자신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서문에서 국정의 고비마다 "성심으로 국민을 섬기고 열심히 일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적었다. 그리고 구속을 앞두고선 사뭇 비장한 어조로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서 기도할 것"이라고도 했다.

본인 스스로는 하나님께 국민을 섬기고 열심히 일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단언컨대 그가 기도하는 대상의 하나님은 그리스도교의 하나님이 아니다. 그보다 성공 욕망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이 지점에서 그리스도교적인 관점에서 이 전 대통령의 통치방식에 대해서도 지적하고자 한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10월 현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이 진행하던 MBC <백분토론>에 출연해 스스로를 '컴도저'라고 칭했다.

이 전 대통령은 컴도저라는 별명 답게 집권 기간 내내 자신의 정책의제를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4대강 사업, 자원외교, 강정 해군기지 건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 과정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아니, 무척 높았다. 그런데도 이 전 대통령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반대하는 국민들에게 주저 없이 '종북' 딱지를 붙였다.

사람의 생각이 다 같지 않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국민들을 한데 끌어안는 게 지도자의 역할이다. 또 때론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국민들의 의식을 일깨워야 한다. 

성서 속엔 여러 지도자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거의 예외 없이 이스라엘 민족을 끌어안고 이들을 깨우는데 앞장섰다. 구약성서 <출애굽기>에 등장하는 모세는 이집트에서 노예살이하던 이스라엘 민족들을 가나안으로 이끌었고, 예수 그리스도는 로마 식민지 권력에 빌붙어 제 잇속만 차리는 종교권력자들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그러나 개신교 장로라는 이 전 대통령은 국민들의 목소리는 들으려 하지 않았고, 권력을 이용해 제 잇속 챙기기에만 열을 올렸다. 이쯤되면 그가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대형교회 장로가 될 수 있었는지 따져 볼 일이다.

이제 이 전 대통령은 구속돼 재판을 받는 처지로 전락했다. 그는 구속에 앞서 14일 검찰 포토라인에 서서 이렇게 말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말씀도 많습니다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합니다."

속내야 어떻든 대통령이 퇴임 후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일이 이 전 대통령으로 끝났으면 하는 소망은 간절하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 이제 개신교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오르는 일은 이 전 대통령이 마지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신교계가 건강한 공동체라면 모르겠다. 일부 개신교는 물질적 욕망과 세속적 성공을 최고의 가치로 여겨왔고, 이 욕망을 이 전 대통령에게 투사했다. 이런 개신교계가 바로 서지 않으면 언제든 제2, 제3의 이명박이 등장할 위험성은 너무 높다. 따라서 개신교계가 정히 '장로 대통령' 혹은 '그리스도인 대통령'을 원한다면 뼈를 깎는 자기개혁부터 해야 할 일이다.

끝으로 이 전 대통령에게 당부한다. 수감 기간 아래 말씀을 묵상하면서 지난 날을 되돌아보고 본인의 죄를 뉘우치기 바란다.

"부자가 되려고 애쓰는 사람은 유혹에 빠지고 올가미에 걸리고 어리석고도 해로운 온갖 욕심에 사로잡혀서 파멸의 구렁텅이에 떨어지게 됩니다." - 디모데전서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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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스 2018-03-27 06:52:54
달라스 한우리 교회 다니는 분이 교회가 복음을 전하지 않고 나라를 망쳐먹고 국민들 앞에서 거짓을 밥먹듯이 일삼은 박사모 앞잡이들 데려다 놓고 애국이니 뭐니 하면서 기도회 한다는 게 너무 기가 막히답니다.

종북반미크리스쳔 2018-03-27 04:23:13
너처럼 입은 삐뚤어지고 사고는 빨간 먹물을 처먹었어도
말은 바로해야지,,,,
no more 장로 대통령이 아니라
no more 크리스쳔 대통령이라해야 맞는 것 아니냐?
일개 장로 이명박만의 문제이겠냐?
네놈들 같은 싸꾸라 거짓 좌익 빨갱이 크리스쳔은 괜찮다고 자위하는거냐?
장로 이명박은 물론 세속적 속물로 전락한것 맞지만
친북에 반미하면서 크리스쳔 가면으로 위장된 것들이 이명박보다
골백번 인간사회에 해악스럽고 위험하고 더러운 존재라는 사실 명심해라

바른 교회 2018-03-25 09:45:54
달라스 한우리 교회라는 모자란 교회가 있는데 거기서 나라를 망쳐먹은 박그네 박사모의 우도머리인 김평우 문창극을 데려다 놓고 나라를 위한 집회를 한다는데 참으로 분별 못하는 교회가 한 두 교회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