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없는 신앙, 경계없는 교회, 가능할까?
건물 없는 신앙, 경계없는 교회, 가능할까?
  • 마이클 오
  • 승인 2018.04.03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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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교회 목사, 가상 현실 교회로 가나안 성도에게 다가가
VR Church <Megyn Kelly TODAY 쇼 갈무리>

[미주뉴스앤조이=마이클 오 기자] 교회라는 건물, 공간 없이 교회가 가능할까? 최근 시도되고 있는 교회는 이러한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하고 있다. 컴퓨터 화면 앞에 혼자 앉아서 온라인 예배를 시청하거나, 가정교회 혹은 소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현실 (virtual reality)를 통해 신앙 생활을 하는 VR Church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상현실 교회

D. J. 소토는 펜실베니아 소재의 대형교회를 다년간 섬긴 목사로서, 그가 경험한 기존 교회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실천하기 위해 전혀 새로운 방식의 교회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기존의 교인들이나 새롭게 교회를 접하게 되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경험하는 어려움은 자신들을 향하는 평가와 소외라고 지적하였다. 기존의 교회 공동체 가운데 수많은 사람들이 낯설음과 소외감을 느끼며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기존의 교회 환경에서 신앙의 메세지와 유익을 경험하고 나눌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이야기 한다. 소토 목사가 온라인의 가상 공간에 교회를 시도하게 된 이유이다. 

지난 3월 27일 Megyn Kelly TODAY에 소개된 인터뷰를 통해 VR Church를 시작하게 된 동기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하나님께 돌아오는 것, 기도하고 신앙을 가지는데 있어 늦었다는 말은 있을수 없어요. 사람들은 이 VR Church를 통해서 자신의 집에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않고 편안하게 예배드릴수 있어요. 이러한 환경에서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자신의 삶을 나누고 또 서로 도울 수 있어요.”

Pastor D. J. Soto <Megyn Kelly TODAY 쇼 갈무리>

소토 목사가 제시하는 가상 현실 교회의 장점은 간접성과 몰입 (Immersion) 이라고 설명한다. 

예배와 다양한 활동의 참여를 위해서 사람들은 가상공간 전용 헤드셋과 주변기기를 착용하고 AltspaceVR라는 가상공간에 접속한다. 가상공간에서는 자신을 나타내는 아바타를 통해 서로의 움직임을 보며, 대화와 여러가지 활동에 참여할수 있다.

이렇게 아바타를 통해 서로에게 접근하고 또 함께 활동할수 있는 간접적인 방식은, 서로를 향한 불필요한 평가와 오해를 줄이고 보다 자유롭고 안전한 만남을 제공할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간접성은 자신에 대한 타인의 시선에 대한 부담감과 걱정에 놓이게 하는 등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 함으로서, 보다 편안하게 자신의 삶을 공유하고, 신앙적인 주제들에 더욱 몰입할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실제로 처음 교회를 접하는 사람들도 쉽고 편안하게 서로에게 다가서며, 신앙에 대해 더욱 집중한다고 한다. 특별히 참여하는 사람들 중 자살, 우울증, 정신병 등 개인적이고 은밀한 문제를 쉽게 나누고 위로하며, 도움과 새로운 힘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려와 비판

가상현실의 피상성과 직접적인 만남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VR Church의 한계를 걱정하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미 가상 세계와 현실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가상현실이 현실을 압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직시한다면 가상현실의 현실 진입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기 보다는, 변화되어가는 현실에 어떻게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참여할 것인가 고민하는 태도가 더욱 중요할것이다. 

Wire.com 은 지난 2월 소토 목사의 가상현실 교회를 소개하면서, 오늘날의 교회 역시 발전하는 정보기술에 발맞추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방송과 신문등의 전통 미디어를 통한 메세지 전달과 각종 소셜 미디어를 통한 소통은 이미 교회 생활에 있어 빼놓을수 없는 현실의 일부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VR Church 또한, 다가오는 변화를 단순히 회피하거나 비판없이 수용하는 자세를 넘어서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라고 볼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교회와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시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토 목사는 VR Church가 기존의 교회와 경쟁관계에 있거나, 충돌을 할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기존의 교인들과 새롭게 신앙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쉽고 안전한 신앙적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교회 생활을 돕고 보완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현재 VR Church는 수천명의 방문자들과 회원들이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향과 주제를 통하여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도움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가나안 성도와 가상현실 교회

소토 목사가 VR Church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한국 교회와 미주 한인 교회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과 겹친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교회와 공동체 내에서 소외감과 불편함을 느끼며 교회를 떠나고 있다. 가나안 성도의 출현과 그 확장 현상이다. 

물론 이런 현상을 무조건 교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돌리기 보다는, 교인들이 처해있는 사회와 문화적 환경과 방식의 변화도 충분히 고려해 보아야 할것이다. 하지만 교회 입장에서 볼때 이렇게 급변해가는 환경과 삶을 따라잡고, 나아가 변화를 이끌어갈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필요한것은 부인할수 없을 것이다. 

교회에 주어진 이러한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서 VR Church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그 성공과 실패 이전에, 한인 교계에서도 이러한 실험의 필요성을 깨닫고 창조적이고 담대한 시도가 더욱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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