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론자 내 아버지, 천국에 갈 수 없나요?”
“무신론자 내 아버지, 천국에 갈 수 없나요?”
  • 마이클 오
  • 승인 2018.04.18 19: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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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교황, 어린 아이에게 위로와 자비를 보여주다
아이를 위로하는 프란시스 교황 <유투브 갈무리>

[미주뉴스앤조이=마이클 오 기자] 아버지를 잃고 슬픔에 빠진 아이를 위로하는 프란시스 교황의 메세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5일 로마의 한 교구를 방문한 교황은 어린이들과의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엠마누엘르라는 한 소년이 자신의 차례가 되자 수줍게 마이크 앞으로 나왔다. 하지만 소년은 미처 질문을 하지도 못한 채 흐느끼기 시작하였다. 

이를 지켜보던 교황은 아이를 불러 자신의 품에 꼭 안아준 뒤, 귀속말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몇 분후 아이는 울음을 그치고 진정된 모습으로 자기 자리로 되돌아갔다. 

이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청중들을 향해, 교황은 엠마누엘르가 자신과 나눈 대화를 공유해도 된다는 허락을 해 주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교황은 소년이 울음을 터뜨린 이유가 얼마전 죽음을 맞이한 소년의 아버지 때문이었다고 운을 떼었다. 소년은 자신의 아버지가 생전에 무신론자였지만, 자신을 포함한 네 자녀를 세례받게 해 줄 만큼 좋은 아버지였다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리고 소년은 교황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천국에 있을 것인지 물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교황은 먼저 ‘그의 아버지의 강인함을 물려 받은 이 아이는 우리 모두 앞에서 울 수 있을만큼 용기 있는 아이입니다. 아이 아버지가 이 정도의 아이를 키울수 있었다면, 그는 틀림없이 좋은 아버지였을 것입니다.’ 라고 청중들에게 이야기 하였다. 

‘이 아버지는 신앙의 축복을 받지 못하였고, 신자도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의 자녀들에게 세례를 선물하여 주었습니다. 그는 (분명) 따뜻한 아버지였을 것입니다.’ 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교황은 청중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하였다. ‘하나님은 천국에 들어갈 사람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은 아버지의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입니다.’

그러고는 교황은 앞에 앉아있던 어린 아이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과연 하나님께서 엠마누엘르의 아버지와 같이 좋은 사람을 버리실까?’ 이에 아이들은 일제히 ‘아니요!’라고 소리쳤다. 

아이들의 대답을 들은 교황은 바로 소년을 바라보며, '그래, 엠마누엘르, 이게 답이란다.’ 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그 다음 교황은 청중들과 아이를 향해 이렇게 이야기 하였다. ‘하나님은 확실히 네 아버지를 자랑스러워 하실거야, 왜냐하면 믿는 사람이 자신의 자녀들에게 세례를 주게 하는 것보다는, 믿지 않는 사람이 그렇게 하는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지. 이런 일은 분명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거야.’

아이를 위로하는 교황의 손에 끼워진 십자가 반지 <유투브 갈무리>

어쩌면 소년의 질문은 신학적으로 딜레마를 일으킬수 있는 까다로운 것이다. 하지만 교황의 대답은 신학적이었다기 보다는 소년의 마음과 상황을 깊이 이해한 가운데 던진, 어떤 신학적인 대답보다 더욱 적절한 메세지였다. 

그것은 하나님은 결국 자비로운 분이시며, 그 자비 가운데에서 신앙이 뿌리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프란시스 교황은 이러한 메세지를 공허한 말보다는, 실제로 슬픔과 혼란 가운데 있는 어린 아이를 따뜻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품어 안으며 몸소 보여 주었다. 

오늘날의 복잡 다단한 세상 가운데 신앙의 정의와 역할에 대한 이론과 설명이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점점 교회로 부터 멀어져가는 것이 현실이다. 내면 깊숙히 자리한 공허감과 질문들에 답을 찾기위해 교회와 신앙보다는 다른 수단들을 찾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 가운데 교황이 슬픔과 혼란에 빠진 어린 소년에게 보여준 모습은, 그 동안 가려진 신앙의 참 면모를 보여주었다고 할수 있다. 

그것은 가장 연약하고 작은 존재라할지라도 변하지 않는 인간 그 자체에 대한 긍정과 애정이며, 그러한 자비가 하나님의 마음이자, 신앙의 가장 중요한 덕목중에 하나라는 점이다. 

어린아이와 함께하는 교황의 이런 모습이, 신.구교를 떠나 더욱 많은 교회와 신앙인들의 삶 가운데 자비로움으로서의 신앙이 다시 한번 일깨워질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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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2018-04-24 08:42:55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로마서 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