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목사, 40년 전 성추행 미투 폭로로 드러나
승승장구하던 목사, 40년 전 성추행 미투 폭로로 드러나
  • 마이클 오
  • 승인 2018.04.2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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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조나 하이랜즈 커뮤니티 처치 레스 휴이 목사, 성추행 폭로로 사임
레스 휴이 목사 <모데스토 비 갈무리>

[미주뉴스앤조이=마이클 오 기자] 미투 운동으로 오랜 세월 묻혀 있었던 또 한명의 목회자 성추행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목회자는 즉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교회에서 내린 정직처분을 받아들였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인 트레이시 에플러가 켈리포니아 모데스토 지역의 언론 매체인 Modesto Bee에 40여년 전에 있었던 성추행 피해사실을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지속적이고 대담한 성추행

증언에 따르면 사건이 있었던 1970년대 후반기에 모데스토 제일 침례교회의 청소년 담당 목사였던 레스 휴이는 당시 17세였던 에플러를 자신의 집에 초대하여, 자신과의 성관계를 강요했으며, 이러한 관계는 2년동안 지속되었다고 한다. 

당시 휴이 목사는 결혼한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심지어는 자신의 부인이 집에서 잠을 자고 있는 상황에서도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에플러는 당시의 충격과 고통을 다음과 같이 고백하였다. 

“그 당시에 저는 그저 순진한 어린 소녀였고, 그는 모든 사람위에 서있는 청소년 목사였어요... 저는 시키는 대로 해야만 하는줄 알았어요. 이 일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저는 너무 무서웠고 무엇을 해야할지 알수가 없었어요... 저는 홀로 마음속의 감옥에 갖혀 어떻게 빠져나와야 할지 알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전하기도 하였다. 

“저는 매번 그일이 있고 난 뒤 울었어요. 저는 항상 일(성관계)이 끝난뒤 화장실로 달려가서 몸을 씻으며 울었어요. 당시에 우는 것이 저에게 일어나는 알지도 못하는 일들에 대한 슬픔과 두려움을 해소할수 있는 유일한 출구였어요.... 정말로 엄청난 수치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어요.”

폭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트레이시 에플러 <모데스토 비 갈무리>

추가 폭로

휴이 목사의 성추행은 트레이시 에플러만 향한 것이 아니었다. 또 다른 4명의 피해자가 인터뷰를 통해서 휴이 목사의 대담하고 집요한 성추행을 추가로 폭로하였다.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휴이 목사는 교회 행사계획과 회의를 빌미로 임원들을 자신의 집에 초대하였다고 한다. 모임이 끝나고 대부분의 임원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부인도 침실로 들어가면, 휴이 목사는 남은 사람에게 안마를 해주겠다며 접근하였다고 한다.

4명의 증인 모두 당시 휴이 목사의 행동은 매우 집요했으며 계획적이었다고 하였다. 

“항상 매우 애매한 손길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단순한 마사지였다가, 점점 등과 허리 밑으로 내려가서 결국에는 음부로 향해갔죠.”

“결국 섹스를 위해 모든 일을 하고 있었던 거에요. 그건 마치 그와 혼자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하는 일처럼 느껴지는 상황이어었요. 죄책감과 함께 이용당한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추행의 끝, 하지만 끝나지 않는 상처

휴이 목사의 성추행은 우연히 자신이 에플러에게 남긴 메모가 교회의 직원에게 발견되면서 끝이 났다. 하지만 에플러와 다른 피해자들의 상처와 슬픔은 끝나지 않았다.

사건을 인지한 교회측은 피해자와의 인터뷰를 가진 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당시 이미 다른 사역지로 부임한 휴이 목사는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으며, 오히려 교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당시 청소년 목회 총 책임자였던 빌 스튜어트 목사는 에플러에게 그녀의 부모를 포함한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말것을 요구하였다고 한다. 

에플러는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였다. 

“그러고서는 (스튜어트 목사의 침묵 요구 후) 저는 내버려졌죠. 그는 저에게 ‘이렇게 찾아와서 이야기 해주어 고마워’라는 말만 남긴채 돌려보냈고, 그 후로 저는 침묵할수 밖에 없었어요. 누구도 나에게 찾아와주지 않았고, 어떻게 지내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피해자인 나를 보호하는 대신, 그는 휴이 목사를 보호했어요. 저에게 그 일은 아직까지도 충격으로 다가와요.”

휴이 목사는 이 사건 이후로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성공적인 목회를 이어갔다. 특히 그는 1980년 중반 아리조나 스카츠데일에 위치한 스카츠데일 바이블 처치로 임직하였다. 이 교회는 피닉스시 뿐만 아니라 아리조나주에서도 손꼽히는 대표적인 교회로서, 지역 사회와 교계에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휴이 목사는 이곳에서의 목회 경력을 발판으로, 불과 10마일 떨어진 곳에 현재의 스카츠데일 하이랜즈 처치를 개척하였으며, 이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 성공적인 목회를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레스 휴이 목사 <모데스토 비 갈무리>

아리조나 센츄럴지에 따르면 지난 토요일 폭로 이후, 휴이 목사는 즉각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교회의 정직처분을 받아들이고 교회에서 물러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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