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 하는 하나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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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기성
  • 승인 2018.07.24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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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회 미주밀알선교단 동부 사랑의 캠프
사진제공: 밀알선교단, 임소희

[미주뉴스앤조이(뉴저지)=신기성 기자] 미주밀알선교단 동부지단의 제26회 사랑의 캠프가 지난 19일(목)부터 21일(토)까지 뉴저지주 프린스턴에 있는 하야트 레전시 호텔에서 열렸다. 뉴욕, 뉴저지, 시카고, 필라델피아, 워싱턴, 리치몬드, 샬롯, 아틀란타, 마이애미 등에서 600 여명이 참가해 믿음과 사랑의 캠프를 가졌다. 가깝고 먼 곳에서 1년에 한 번 열리는 장애인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큰 기대와 기쁨을 가지고 달려왔다. 시카고에서는 15시간, 아틀란타에서는 19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믿음 캠프라고 이름한 성인 그룹은 유영기 목사를 강사로 초빙했고, 아동들을 위한 아카페 캠프는 김은예(Kathy Kim) 전도사가 말씀을 전했다. 이번 캠프의 주제는 “장애인과 함께 하는 하나님 나라(사 35:5-6)”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세족봉사를 하고 있다.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겸손히 섬기는 모습이다.

섬김과 기쁨의 시간

예배뿐만 아니라 특별활동과 레크리이션 등으로 다채롭고 의미 있는 시간들이 마련되었다. 믿음캠프에서는, 한의사들이 직접 진료를 담당한 한방 진료와 더불어 이미용, 매니큐어, 세족봉사, 사진촬영, 노래방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모두들 자신의 비즈니스를 하거나 관련된 기술을 가진 분들이 자신의 일상을 접고 혹은 가게 문을 닫고 장애인들을 섬기기 위해 달려왔다.

 

자폐가 심한 사람은 가위 소리에 예민해서 머리 손질을 하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고 한다. 때로는 몇 사람이 옆에서 도와줘야만 한 사람의 머리를 자를 수 있다. 보통 이용실 혹은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기 어려운 이유다. 매니큐어를 바르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이도 있었다. 세족봉사는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모습을 연상케 했다. 몸이 불편한 이들의 발을 씻기고 마사지를 하며 사랑과 존중의 마음을 표현했다.

같은 시간 사랑 캠프 역시 특별 활동 시간을 따로 가졌다. 실내 수영장에서 즐기는 물놀이와 다채로운 게임, 그리고 야외에 마련된 다채로운 놀이마당 등으로 레크리에이션이 진행 됐다. 실내 게임은 장애인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어울려 팀웍을 이용하고 서로 협조해야만 할 수 있는 게임들로 진행이 됐다. 야외에서는 공놀이 및 다양한 시설이 준비되었다.

저녁 예배 후에는 문화복지 NGO 이노비(EnoB,Inc.)의 특별 공연이 펼쳐졌다. 장애인과 자원봉사자가 함께 어울려 환호하고 소리지르며 뜨거운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이노비가 분위기를 한껏 띄운 후 마지막 순서로 댄스 파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너무 기다리고 기대하는 캠프

세계 밀알 연합 이재서 총재는 ‘밀알 사랑의 캠프가 매년 각 지역에 흩어져 있던 밀알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말씀을 듣고 사랑을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서로 다른 자리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생각들이 하나로 모아질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캠프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믿음 캠프 청소년들이 저녁 예배 설교를 듣고 있다.

워싱턴 단장 정택정 목사는 600여명의 대규모 참가자가 매년 행사를 갖고 있는데 아무 불미스런 일 없이 잘 진행되고 있음을 감사한다고 말했다.

"캠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장애인들이 이렇게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도 참 감사하게 아무 사고 없이 은혜롭게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캠프의 주제는 “장애인과 함께 하는 하나님 나라”입니다. 캠프뿐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장애인에게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밀알은 하나 그리고 세계로’라는 슬로건처럼 2박3일 캠프 동안에 밀알이 하나 됨을 확인하고 세계로 뻗어가는 모든 밀알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시카고 단장 남성우 목사는 사랑의 캠프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후원자들의 헌신에 감사했다.

"수요일 밤 10시 30분에 시카고에서 버스로 49명이 버스로 출발해서 15시간 만에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시카고의 교회, 개인, 기업인 등이 후원해서 가능했습니다. 약 2만 달러가 드는 큰 행사입니다. 하지만 의미는 충분합니다. 장애인들이 너무 기다리고 기대하는 행사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장애인 행사는 미국 사회에도 흔하지 않습니다. 한인사회에서는 쉽지 않죠. 이번이 26회잖아요? 매년 중단하지 않고 26년 동안 해오고 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구요. 많은 분들의 수고와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죠. 자원봉사를 온 10대 학생들은 인생에 큰 도움이 되는 귀한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믿습니다."

뉴욕밀알 김자송 단장은 뉴저지주 하야트 레전시 호텔을 캠프 장소로 사용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고 장애인들이 대규모로 행사를 하기에는 최적화된 시설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5년 전부터 캠프 장소를 호텔로 바꿨습니다. 그 전에는 수련원 같은 곳을 사용했는데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 구비되지 않아서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동하고 씻고 하는 과정에서 휠체어 접근 가능하고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 및 샤워 시설 구비 되어 있어서 편리합니다. 이런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으면 장애인들이나 자원봉사자들의 부상이나 사고 위험이 늘 있기 때문이죠. 이곳에서 캠프를 시작한 이후로 장애인들이 더 좋아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 보며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단장은 뉴욕 밀알 회원인 H양의 예를 들며 장애인을 돌보는 가족들의 어려움을 나눴다. H양은 3년 전 어머니가 폐암으로 돌아가신 후 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다. 최근에 아버지마저 방광암 진단을 받아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 그녀의 어머니는 숨을 거두는 순간에 김자송 단장에게 딸을 부탁한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돌봄이 필요한 딸 걱정에 눈을 감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제 홀로 딸을 키우는 그녀의 아버지도 같은 걱정이다. 자신마저 잘못되면 그녀를 누가 돌봐줄 것인가?

밀알은 이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가족이 된지 오래다. 비록 캠프를 통해서 잠시 경험한 바이기는 하지만, 김단장을 비롯한 그리고 다른 지단의 단장들과 후원자들 자원봉사자들은 장애인들의 가족이요 친구였다. 장애인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좀 남다른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존재다. 장애인들과 더불어 온전한 한 사람으로 세워져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라는 성경 말씀은 이런 성장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요즘 한인 이민사회가 많이 위축 되었다. 앞으로 더 그럴 것이다. 따라서 후원하는 손길도 줄어간다. 밀알뿐만 아니라 선교 단체나 다른 봉사 단체도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어려운 중에도 장애인들을 가족처럼 섬기고 후원하는 따뜻한 사람들이 있어서 이렇게 천국을 맛보고 새로운 가족을 만난다.

여유가 있어서 돕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이 더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는 말이 훨씬 현실적이다. 어려운 이민생활이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 특히 누군가의 돌봄이 절실한 장애인들을 향한 관심과 후원이 끊이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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