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과 불안장애 앓던 젊은 목회자, 자살로 생을 마감해
우울증과 불안장애 앓던 젊은 목회자, 자살로 생을 마감해
  • 마이클 오
  • 승인 2018.08.29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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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자살, 새로운 시각과 접근 필요해

[미주뉴스앤조이=마이클 오 기자] 30대의 젊은 목회자가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생을 마감하였다. 

켈리포니아 엘에이 인근 교외 지역인 치노시에 위치한 인랜드 힐스교회의 담임을 맡고 있던 앤드류 스토클라인 목사는 지난 금요일(8월 25일) 자살을 시도했다. 이후 뒤늦게 발견된 앤드류 목사는 병원으로 이송되어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회복에 실패했으며, 생명연장 장치에 의존하다가 그 다음날인 26일에 숨을 거두었다. 

(고) 앤드류 스토클라인 목사 <인랜드 힐스 교회 페이스북>

지독한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희생당해

앤드류 목사는 최근 4개월간의 안식기간을 가진 뒤 교회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앤드류 목사의 부인 카일라는 교회로 복귀한 지난 8월 13일, 회중에게 앤드류 목사가 그동안 우울증과 불안장애와 싸우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두사람은 그동안 우울증과 불안장애에도 불구하고 목회를 계속 할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카일라는 앤드류 목사가 자신의 소명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결국 자신도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앤드류 목사는 그만두기를 원하지 않았어요. (이번 일이 없었더라도) 그는 아마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을 거에요...”

지난 2015년에는 인랜드 힐스교회를 개척하고 인도했던 앤드류 목사의 아버지, 데이브 스토클라인 목사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교회를 이끌었던 앤드류 목사는 아버지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며 그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앤드류는 생전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당신이 없는 삶은 상상했던것보다 훨씬 힘들군요. 매일 당신을 향한 그리움은 커져만 갑니다. 저는 당신의 사무실에 앉아 사람들을 만납니다. 또 매주 당신의 서재에서 책을 빼들고 설교를 준비하고, 당신이 섰던 강단 위에서 말씀을 전합니다. 당신이 보여준 남편, 아버지, 목사, 지도자, 그리고 예수님 제자의 모습이 온통 저를 둘러쌓고 있습니다...”

앤드류 목사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교인들 <인랜드 힐스 교회 페이스북>

목회자의 자살, 어떻게 볼것인가?

교인들이 전한 앤드류 목사의 평소 모습은 매우 따뜻하고도 열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한다. 교회 공동체를 향한 마음이 매우 특별했을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좋은 아버지이자 남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이러한 앤드류 목사가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앉고 있었다는 사실은 놀라운 사실이기도 하지만, 한편 목회의 노역과 부담감이 얼마나 큰지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불안 장애 등 심리.정신적 장애 및 질환들이 품고 있는 위험과 실상 또한 뚜렷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할수 있다. 

정신질환이나 심리적 문제들은 신앙의 문제가 아니라 병리적이며 상담치료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신앙심이 높다거나 기도나 헌금, 예배 출석을 잘한다고 해결되는 종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든지 감당할수 없는 중압감과 두려움이 찾아올수 있다. 공동체는 파괴되어가고 있으며, 개인은 더욱 혼란스럽고 가혹한 삶의 상황으로 내몰리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목회자도 예외는 아니다. 신앙과 삶을 향한 소망과 용기를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삶의 무게는 이들에게도 동일하게 느껴진다. 그 무게를 느끼는 것이 결코 신앙이 약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신앙 가운데 자신의 삶 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조차 감당하려는 진실한 태도 때문에 이러한 무게는 오히려 더욱 가중되어 찾아올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개인에게 맹목적으로 신앙에 의지하여 극복하라든지, 신앙이 부족하여 찾아오는 문제라는 식의 태도는 신앙이 아닌 폭력이다. 

생을 스스로 마감할 만큼 큰 고통과 두려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위로와 회복의 손을 내미는 것이 올바른 신앙일 것이다. 또한 미쳐 이러한 도움의 손길을 찾을수 없어 자살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을 향하여 연민과 구하지 못한 안타까움으로 슬퍼하는 것이 더욱 올바른 신앙일 것이다. 

감당할 수 없는 생의 짐을 내려놓은 그의 존재가 더욱 따뜻한 하나님의 품에 편히 쉬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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