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은 폐기되었다?
구약성경은 폐기되었다?
  • 신기성
  • 승인 2018.09.3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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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스탠리 목사의 구약 및 십계명 폐기론 논란
앤디 스탠리 목사(사진출처: 유튜브 갈무리)

[미주뉴스앤조이=신기성 기자] 앤디 스탠리(Andy Stanley) 목사의 구약 무효론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조지아 주 알파레타(Alparetta, Georgia)에 위치한 노스포인트 커뮤니티교회(North Point Community Church) 담임목사인 그는 예수께서 구약의 모든 계명들을 대체시키기 위해 한 가지 계명을 새로 선포하셨다고 주장한다. 그는 “새 언약을 따르는 자들(즉, 기독교인들)에게는 구약에 기록된 옛 계명들에 순종할 의무가 없다”며 “새 언약을 따르는 자들은 예수님이 새로 지시하신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한 가지 새 계명에 순종해야한다”고 피력한다.

노스포인트 커뮤니티교회는 8개 캠퍼스에 매주 3만 3천 명이 출석하는 대형교회다. 지난 5월 1일 CNN은 그가 존 파이퍼, 팀 캘러 등과 더불어 베일러대학교(Baylor University)가 선정한 가장 유능한 영어 설교가 12명에 들어가 있다고 보도한 적도 있다.

 

구약과 십계명 거부

그는 구약성경을 경시하고 십계명과 같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 요소들을 거부함으로써 다시 한 번 논란에 휩싸였다. 스탠리 목사는 지난 5월에도 “베드로, 야고보, 바울 등은 유대 경전으로부터 기독교 신앙을 분리시켰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또한 구약 성경이 교인들의 행동을 규정하는 토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한복음 13:34을 인용하며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그분께서 만드신 새 언약 아래 기독교인들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그는 더 나아가 “십계명은 구약으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며 기독교인들이 공공장소나 정부 시설에 십계명 비석을 세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신약의 새 언약에 참여하는 사람들(기독교인들)은 성경의 앞부분에 나오는 어떤 계명에도 순종을 요구받지 않는다. 새 언약을 받아들인 사람들은 예수께서 새 언약의 일부로써 제시하신 단 하나의 계명, 즉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에만 복종하면 된다.”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예수께서 실제로 많은 계명을 주셨고 그 계명들을 ‘사랑하라’는 명령에 집약시킨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스탠리 목사는, 구약성서가 비록 하나님이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의로운 사람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말하기는 하지만, 결국 하나님을 “그의 계약 백성들” 만을 사랑하시며 휘장 뒤에 계셔서 근접하기 어려운 분으로 묘사한다고 주장한다. 사랑의 하나님이라는 개념은 기독교만의 가르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다른 많은 기독교인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그들은 히브리 성경과 헬라 성경 공히 의롭고 신실한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 표현이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구약과 신약은 동일한 하나님의 약속

『구약 모든 성경에 복음이(The Gospel in Every Book of the Old Testament)』라는 책을 출판한 World Net Daily의 편집장이자 CEO인 조셉 파라(Joseph Farah)는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의롭고 신실한 사람을 향한 하나님에의 사랑에 관해서는 신약보다 구약에 더 많이 언급되어 있다고 반박한다.

파라는 스탠리 목사의 주장이 구약의 하나님은 신약의 하나님과 다르다고 한 마르시온을 떠올린다고 평하며 “하나님의 아들 예수께서도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고 제자 중 어느 누구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들 모두는 그 당시에 갖고 있었던 유일한 경전인 히브리 성경을 사랑했고 존중했으며, 구약에 예언된 메시아가 죄인들을 구원하러 올 것이라는 사실과 재림 시에 이스라엘과 세계 전체를 회복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확신한다.

ⓒ조셉 파라 트위터

스탠리 목사는 기독교 신앙을 이방 종교와 유대교에 비교하면서 이방 종교에는 사랑하거나 사랑 받은 신이 없고 그들의 신(들)은 질투하고, 변덕스럽고,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거룩하고 멀리 계시며 접근이 어려운 분이셨고 그들의 하나님은 휘장 뒤에 사셨고 그의 사랑은 오직 계약 백성들을 위해서만 예비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파라는 이렇게 반박한다. “물론 하나님은 거룩하시다. 그는 여전히 거룩하시며 우리도 거룩하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아담과 이브와 그들의 자녀들처럼 하나님과 관계를 가질 수 있다. 에녹, 노아, 아브라함, 사라가 하나님과 그런 관계를 가졌었다. 구약은 타락한 본성에도 불구하고 인간과의 관계를 회복하려고 애쓰신 하나님의 이야기이다. 만약 스탠리가 신약만 읽는다면, 예수께서 창조 때부터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보자로 거기 계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구약과 신약의 이야기는 같은 것이다. ... 예수께서는 그 계획을 바꾸신 적이 없다. 오히려 완성하셨다.”

파라는 스탠리 목사가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들에게 주어진 영원한 언약을 지워버린 치명적인 “대체 신학(replacement theology)”을 택했다고 비판한다. 스탠리 목사는 아브라함에게 주어진 언약을 “일시적(temporary)”인 것이라고 평했다.

스탠리 목사는 신약과 구약의 가치와 원칙의 부주의한 혼합은 현대 우리 신앙을 불필요하게 반항적으로 만들 것이라고도 말했다.

파라는 “신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 자비, 연민은 구약 전체뿐만 아니라 각 39권 모두에 확실히 나타난다. 창세기로부터 계시록까지 기적 같이 일관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나님은 자신과 그 분의 계명을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자비와 용서를 구하는 사람들의 죄를 용서해 주신다. 이것이 66권 전부에 들어있는 동일한 약속이라는 것이 파라의 반론이다.

켄터키 루이즈빌 남부 침례 신학교(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알 모럴(Al Mohler) 총장도 “교회가 예수께서 전한 복음에서 분리되지 않는 한, 구약에서 ‘분리’될 수 없다. 예수께서는 구약 성서에 대해,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니라(요 5:39)’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라고 반박했다.

모럴 총장은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실체에 대한 진실을 상실하지 않고서, 어떻게 그들이 지켜야 할 구약의 계명을 부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의문은 성경의 진실을 부인하는 사람을 과연 신실한 기독교인이라 칭할 수 있는가이다. 예수님 스스로가 하나님의 말씀인 구약이 없이는 우리가 예수님의 존재를 전혀 알 수 없다고 지적하고 계신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고 질문을 던진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김근주 교수는 지난 2016년 10월 CBS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해 구약 경시 풍조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김교수는 사도신경에도 구약 말씀은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믿사오며” 한 줄만 인용 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복음과 구약은 상관이 없는 것처럼 여겨지며 구약은 주로 설교 예화로만 사용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예수님은 구약의 완성이고 예수님을 통해서 예언자들이 꿈꿨던 세상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음에도 복음과 구약은 전혀 상관이 없는 것처럼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 결과로 “예수 믿고 천국 간다”는 단순 공식만 강조되는 것이 교회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비판했다. 구원의 의미와 복음의 내용이 없이 거의 예수=천국 이라는 공식만 남아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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