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연대 논쟁, 젊은 지구론 무엇이 문제인가?"(1)
"창조연대 논쟁, 젊은 지구론 무엇이 문제인가?"(1)
  • 신기성
  • 승인 2018.10.1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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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신학의 대화 시리즈 1, 방사능 이전의 창조연대
<미주뉴스앤조이>는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주제로 연재를 시작한다. 첫 주제로 창조과학과 젊은지구론을 다룬다. 우선 캐나다 밴쿠버 기독교세계관대학원의 양승훈 교수의 저서를 소개하면서 첫 발을 뗀다. -편집자 주-

나사가 촬영한 은하계 ⓒNASA

[미주뉴스앤조이=신기성 기자]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대형교회 주보에 “창조과학 세미나”가 시리즈로 진행되고 있다는 광고가 실렸다. 당연히 교인들의 참석을 독려하는 문구도 들어가 있다. 성경해석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문자주의이고 그 대표적 신학 사조 중 하나가 창조과학이라고 본다. 과학의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고 자신들의 고착된 사고에 성경 말씀을 공식적으로 끼워 맞춘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가 세속에 물들어서 하나님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다독이는 기독교인들은 정작 젊은 세대가 교회의 비과학적, 비상식적 세태에 실망해서 떠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까?

최근에 중고등학생들과 대화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과학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한 고등학생은 “기독교는 왜 이렇게 이상한 종교인지 모르겠어요. ... 진화 등 기본적인 과학 지식을 부정하잖아요. ... 타임스퀘어 지하철역을 지나다 보면 큰 소리를 질러대는 이상한 사람들은 다 기독교인들 같아요. ‘지옥’ ‘형벌’ 이런 소리를 제일 많이 들어요.”

기독교를 이렇게 싸잡아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어린 학생들이 이런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현실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젊은 세대의 거룩 회복을 위해 기도할 때, 문자주의자들의 상식 회복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한물 간 듯 여겨지는 창조과학과 젊은지구론이 여전히 많은 한국 교회와 교인들에게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창조과학을 비판하면 하나님의 창조를 부정하는 진화론자라고 규정하는 단순한 이분법도 역시 납득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창조과학과 창조론은 전혀 다르다. 창조과학은 창조론을 대변할 수도 없고 하나님의 창조를 설명할 수도 없다.

<미주뉴스앤조이>는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주제로 연재를 시작한다. 창조과학과 젊은지구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최근에 여러 방면에서 진행되고 있는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소개해 나가려고 한다. 우선 캐나다 밴쿠버 기독교세계관대학원의 양승훈 교수의 저서를 먼저 소개하면서 첫 발을 떼려고 한다.

양승훈 교수의 창조론 대강좌 시리즈로 출판된 6번째 책 『창조연대 논쟁: 젊은 지구론, 무엇이 문제인가?』 중 일 부분을 발췌 한다. 첫 번째 주제는 위의 책 제 2강, “방사능 이전의 창조연대”이다. 아래 글은 별다른 설명이 없는 한 직접 인용을 포함한 모든 내용이 위의 책에서 발제한 것이며 양교수의 연구 결과물이다.

 

창조연대 측정 초기

18세기 이전까지 기독교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받아들여졌던 젊은 지구론은 1650년 아일랜드 앵글리칸 교회의 대주교 제임스 어셔(James Ussher, 1581~1656)가 제시한 BC 4004년 10월 23일 전날 밤에 일어난 천지창조론 이었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지구의 연대를 계산한 사람들은 많이 있었다. 시리아의 성직자이자 변증가 데오필러스(Theophilus of Antioch, ca. 115-180)은 지구의 나이를 5,698년으로 계산한 첫 번째 그리스도인이었다. 350년 경에 바실(St. Basil)은 6,006년, 어거스틴(St. Augustine)은 6,333년 이라고 했다.

18세기 후반에 이르러 지구의 나이를 계산하려는 자연과학적 시도들이 등장하고 물리학자, 생물학자, 지질학자들이 각자의 연구를 근거로 지구의 연대를 제시했다.

그 중 흥미를 끄는 첫 번째 인물은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2~1727)이다. 그는 ‘최초의 지구를 백열상태로 가정하고 열이 지금 상태까지 식는데 약 5만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것으로 보았다. 이는 어셔가 제시한 6천년 보다 훨씬 긴 시간이다.

그 다음은 프랑스 뉴턴주의자 뷔퐁(Georges-Louis Leclerc, Comte de Buffon, 1707~1788)이다. 뷔퐁은 혜성이 태양 근처를 지나면서 떨어져 나온 태양의 일부가 지구가 되었고, 따라서 최초의 지구는 태양과 같은 백열상태였다고 보았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냉각 시간을 계산한 그는 지구의 현재 나이를 93,291년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영국의 수리물리학자이자 공학자였던 켈빈 경(Lord Kelvin, 본명 William Thomson, 1824~1907)도 지구가 초기에 백열상태 이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지구가 초기에 융용 상태였으며 현재와 같은 온도로 냉각되는 기간을 계산해 지구의 나이가 최소한 2천만년은 넘었을 것이며 4억년 이상은 되지 않았을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켈빈은 지구가 열을 발산하여 냉각되는 데 필요한 세 가지 메커니즘을 제시한다: (1) 복사(輻射, radiation); (2) 대류(對流,convention); (3) 전도(傳導, conduction) 등이다.

사진출처: 교육부 공식 블로그

복사는 전자기파를 통한 열 이동을 의미하며, 대류는 뜨거운 물이 위로 올라오고 차가운 물이 밑으로 내려가는 현상과 같은 것이다. 전도는 분자들의 열운동을 통한 열에너지 전달을 말한다. 켈빈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열전달(heat transport) 메커니즘은 열전도를 통한 것이었다.

양교수는 방사성 원소들이 붕괴하면서 발생하는 열 때문에 지구의 냉각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더 느리다는 사실을 켈빈이 알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방사능을 띤 원소의 붕괴로 인해 발생된 열의 양을 최초로 측정한 학자는 영국 물리학자 어니스트 러더포드(Ernest Rugherford, 1871~1937)와 프레드릭 소디(Frederick Soddy, 1877~1956)였다. 그들이 지구와 운석에 포함된 방서성 우라늄(U), 토륨(Th), 포타슘(K)의 양을 측정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구 내부로부터 나오는 모든 열은 주로 방사성 원소의 붕괴로 인한 것이다. 하지만 켈빈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젊은 지구론자들

젊은 지구론자인 토마스 반즈(Thomas Barnes)는 1970년대에 발표한 문헌에서 켈빈의 계산을 옹호했다. 그가 발표한 1970년대는 방사능에 관한 연구가 상당히 많이 진행되었지만 그것들이 켈빈의 주장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텍사스 주립대학교 엘파소 분교에서 물리학 교수를 하면서 미국 창조과학협회(Creation Research Society)의 회장을 지냈었다.

반즈는 켈빈이 방사능에 관해 잘 알고 있었지만 지구의 나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양교수는 켈빈의 마지막 논문이 1899에 발표되었고 그로부터 4년 뒤에 러더포드와 소더가 방사능 붕괴로부터 에너지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지적한다. 비록 켈빈이 방사능에 관해 논문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지구 연대 계산과는 무관했다는 것이다. 후에 켈빈은 원자 내에서 방출되는 엄청난 에너지의 실재를 인식하고 그 분야에 관한 자신의 연구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교수는 밝혔다.

하지만 창조과학자 해롤드 슬러셔(Harold S. Slusher)와 갬웰(T.P. Gamwell)은 여전히 방사능 붕괴로 인한 열을 고려하더라도 지구의 연대 계산은 젊게 나온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현대적 관점

현대 과학이 밝혀낸 지구의 열원에는 몇 가지 가설이 있다.

첫째, 태초의 열(primordial heat)이다. 지구의 형성 후에 남은 태초의 열을 의미하는데, “방사능이나 중력에너지, 니켈-철 지구핵의 분리 등은 지구 형성 후 1~2억년까지도 지구가 거의 용융상태로 유지될 수 있을 정도의 열을 발생시켰으리라 추정된다.”(p.73)

둘째, 방사성 붕괴에 의한 열이다. 이는 암석에 포함된 우라늄, 토륨, 포타슘 등 방사성 원소가 붕괴되면서 발생하는 열을 말한다. 지구 내부로부터 흘러나오는 열의 대부분이 방사능 붕괴에 의한 것이다. 또한 45억 년 전에는 이로 인한 열 발생이 현재보다 여섯 배 정도 많았을 것이다.

셋째, 중력 에너지에 의한 열이다. 태초의 열과 방사능 붕괴에 의한 열에 이어 냉각으로 인해 지구가 수축되면서, 그리고 지구의 핵이 자라면서 방출되는 중력 에너지를 말한다.

 

지구의 냉각

지구가 열을 발산하고 온도를 낮추는 데 있어서 중요한 수단이 전도와 대류이다. 전도는 원자나 분자 수준에서 운동에너지가 전달되는 것이며 효과는 매우 미미하다. 지구의 냉각이 열전도에만 의지 했다면 45억 년 전에 생성된 지하 수백km 깊이의 열은 이제야 지표면에 도달했을 것이다.

지구의 냉각에 있어 보다 중요한 메커니즘은 대류 현상이다. 지하 깊은 곳 맨틀이 대류한다는 사실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구과학이나 지질학에서는 의심의 여지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양교수는 밝히고 있다. 냉각 속도는 열전도보다 빠르지만 맨틀의 대류 속도는 연간 수 mm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는 대체로 1억 년에 5~6°C 정도 식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젊은 지구론자들의 문제

양교수는 젊은 지구론자들의 오류에 관한 달림플의 지적을 이렇게 소개한다.

첫째, 슬러셔와 갬웰이 대류에 의한 열 손실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고 오직 전도만이 유일한 메커니즘이라고 착각했다.

둘째, 그들은 지구 표면에 대륙과 해양의 구성성분과 물리적 특성이 다르고, 지구 판을 움직이는 방법도 다르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대륙과 해양의 열 발생 및 소실 과정의 차이점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셋째, 방사성 원소들이 지표면에서부터 깊이에 따라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방사성 원소들이 지표면에서부터 10km까지만 집중되어 있다는 그들이 가정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하고, 만일 30~2,900km에 걸쳐 분포된 맨틀까지 고려했다면, 결과는 전혀 달라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교수는 “지구의 냉각속도나 지구의 열 생산과 열 소실만으로는 지구의 연대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 ... 결국 지구의 절대연대는 다른 요인들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방사성 연대가 가장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다음은 “방사능과 창조연대”를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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