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스트의 고백
미니멀리스트의 고백
  • 미쉘김
  • 승인 2018.11.07 0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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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쉘 김의 심리치료]물질에서 관계로

최근 컨퍼런스에 통역자로 섬기러 동부의 시골인 North Carolina 주에 방문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자연과 단풍, LA에서는 흔히 맡아볼 수 없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동부와 서부의 3시간의 시차를 이겨내고 있는데 내가 캘리포니아에서 왔다는 말을 듣는 순간 컨퍼런스에 참석한 대부분 사람들의 반응은 "최근 산불에 너희집의 피해는 없냐, Is everything ok?"라는 우려의 목소리였다. 사실 이번 한해만 해도 미국 안에서만 인간의 힘의 한계를 격렬하게 인식하게 한 텍사스나 플로리다에 있었던 허리케인과 홍수 등 큰 자연재해들이 많이 있었다. 이러한 아픔과 상실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 얼마나 우리가 "things" 물질과 애착관계를 맺어왔는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또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돈과 에너지를 써온 모습들을 돌아보게 된 것 같다. 결국, 산불이 다가오고, 허리케인이 불어오고, 홍수가 나는 상황에서 집에서 대피해야할 때, 그런 5-10분의 시간이 주어질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챙겨서 나올 수 있을까? 우리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이 이제는 그냥 서베이의 질문이 아니라 우리의 삶가운데 정말 일어날 수 있는 필요한 질문이 되어 버렸다.

현재 전세계에 열풍을 불고 있는 트랜드 중에 하나가 미니멀리즘 (Minimalism) 이다. 필자도 삶을 간소화하게 만들어 물건 (things)에 허덕이며 사는 생활에서 내 내면을 바라보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Self-care 자기 돌봄의 일환으로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있다. 내 삶의 공간이 결국은 나의 내면의 세계를 반영한다는 생각에 삶의 공간을 정리하고 그 가운데 삶에서의 자유함을 경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물건을 만졌을 때 나에게 설렘이나 기쁨 (Joy)를 주지 않으면 과감히 버리고 기증하고 주는 문화가 소비에 빠져있는 미국안에서도 급속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만큼 물질주의로 만연한, 쇼핑으로, 소비와 채움으로 기쁨을 살 수 없다는 반성과 그 물건들을 한꺼번에 내려놓고 떠나야하는 상황을 맞닥드리면서, 그렇다면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하는 의문의 목소리들이 커져가고 있다.

미니멀리스트들은 쇼핑을 통해 물건을 사고 소유하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을 통해 메모리를 만들고 성장하는 것 (growth-mindset)에 더 많은 가치를 둔다. 물건이 남아서 소장가치가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기억이나 경험을 통해 우리안에 내재되어져가는 가치들이나 내공은 정말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 (priceless) 가 된다. 또한 결국 우리에게 이 경험과 기억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관계이다. 나 자신과 깊어진  관계, 여행을 통해 만나게 되는 새로운 세상과 공동체, 같이 경험을 나누는 친구, 가족간의 돈독해진 관계가 남게된다. 세상에서 많은 부를 축적하고 성공을 거두고 명예를 얻었다 하더라고 그것을 같이 나누고 누릴 사람의 관계가 없다면 우리는 심한 허탈감과, 고립감, 자괴감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많은 부분 우울증은 열심히 서바이버 모드로 살아갈때는 잘 오지 않는다. 와도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관계를 희생하며 성공과 물질적 부, 명예를 위해서 달려와서 그것을 이루었을 때 뒤돌아보니 나의 관계들은 깨어져있었고,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해주거나 고마워한다고 느끼는 관계가 정말 없다고 느껴질때 우리는 극심한 우울함에 빠진다. Who cares for me? Who loves me? 그동안 하지 않았던 고민과 질문들이 우리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우리는 관계적인 존재이다 (Human is a relational being). 그 뜻은 우리에게 관계적 필요 (needs)와 욕구 (longings)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안전하고 수용적인 관계에서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낄 때, 우리 자신과의 관계가 회복될 때 우리는 내 자신을 또 타인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수용하고 사랑할 수 있다. 결국 행복한 사람은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어떤 조사결과도 있었다. 하지만 관계가 또 우리의 아픔의 근원이다. 과거의 아팠던 관계때문에 우리는 사람에게 거리를 두고 우리의 친밀감의 대한 욕구를 관계가 아닌 성취감, 돈, 물건, 게임, 쇼핑 등의 대체재로 채운다. 그것이 현재 돈과 물건과 굉장한 애착관계를 맺는 결국 그 대상에 중독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님을 우리를 관계하자고 지으셨고 부르셨다. 하나님 본인도 성령님과 예수님의 삼위일체되시는 관계성 가운데 존재하셨고, 우리도 서로 관계를 하라고 같이 부르셨다. 하나님과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자녀, 배우자와의 관계, 직장상사/동료와의 관계, 믿음의 동역자들과의 관계.. 사실 어느 하나 쉬운 관계는 없다. 하지만 내가 관계를 우선순위에 두고 관계를 내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이용하거나 조정하는 것이 아닌 내 자신을 존중하듯 다른 이를 존중하고, 내 자신에게 너그러운 것 같이 다른이게도 너그러울 수 있다면, 과거의 아픔 때문에 관계를 두려워하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고, 나의 아픔을 치유적인 관계를 통해 보살피면서 생채기가 아물어지는 과정을 통해 아픔이 오히려 나자신의 힘이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나의 연약함이 관계안에서 또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통로가 되는 것이다. 지체들간의 관계가 더 깊어지고 진정해 질 수 (genuine)해 질 수록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우리의 삶에서 오직 명령하신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이었음을 다시한번 깨닷는다. 결국 하나님의 관심과 우선순위는 모두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는... (It was all about relationships).

저자 미쉘 김은 캘리포니아 주 파사데나에서 활동하고 있는 심리치료사이다. -편집자 주-
Reference: https://www.washingtonpost.com/lifestyle/i-could-live-simpler-floods-and-fires-make-americans-rethink-their-love-affair-with-stuff/2017/10/25/2e41ad2a-b4d9-11e7-a908-a3470754bbb9_stor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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