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교회는 피터스 목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한인교회는 피터스 목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 양재영
  • 승인 2018.11.18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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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피터스 목사 묘소에 기념동판 제막식 개최
알렉산더 피터스 목사(Rev. Alexander Albert Pieters, 187-1958, 한국명 피득)

[미주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구약성경을 최초로 번역한 알렉산더 피터스 목사(Rev. Alexander Albert Pieters, 187-1958, 한국명 피득) 기념행사가 LA인근 패서디나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알렉산더 피터스 목사 기념사업회(회장 박준서 연세대 구약학 명예교수)와 풀러 코리안센터(원장 김창환 교수) 공동주관으로 거행되며, 오는 12월 1일(토) 오전 11시 풀러신학교 인근에 있는 마운틴뷰 묘지(Mountain View Cemetery)에서 열린다.

알렉산더 피터스 목사는 최초로 구약 시편 중 62편을 한글로 번역하여 ‘시편촬요’를 출간했다.(1898). 그 후 구약성경 번역에 참여했고, 특히 오늘날 한국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구약성경의 토대가 된 공인 ‘개역구약성경’(1938) 완성에 주도적 역할을 감당했다.

주최측은 “역사상 최초로 구약성경을 한국어로 번역하신 한국교회의 은인 피터스 목사님의 공로를 기리고 감사한다”라며 “피터스 목사의 헌신과 공헌을 기념하는 일은 한국교회가 마땅히 해야할 일이다”고 소개했다.

피터스 목사의 묘소는 알타데나에 있는 마운틴뷰 묘지에 작은 묘석도 없이 잡초와 흙으로 뒤덮인 채 작은 석판 하나만 평지에 놓여 있었다. 박준서 연세대 명예교수는 피터스 목사의 묘지가 방치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2017년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를 발족했다.

박 교수는 “한국에 와서 성경번역과 선교사역에 생애를 바친 피터스 목사님의 헌신과 공헌을 기념하기 위해 목사님의 묘소가 있는 곳에 기념동판을 세워드리려 한다.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주면 더욱 뜻있는 행사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제막식이 끝난 후 오찬이 예정되어 있어, 참석을 원한다면 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 기념동판제막식 참석예약

46년간 한국 봉사, 그러나 쓸쓸한 묘지

알렉산더 피터스 목사는 1871년 러시아의 정통파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곳은 당시 제정 러시아 시대의 일부였고,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드니프로(Dnipro)이다. 본명은 이삭 프룸킨(Itzhak Frumkin).

그는 유대교 회당 학교에서 히브리어를 배웠고, 히브리어로 된 기도문과 시편을 낭송하며 성장했다. 하지만, 19세기 제정 러시아의 유대인들에 대한 차별과 박해가 극심해 러시아를 떠나 일본 나가사키에 정착했다. 이곳에서 미국인 선교사 알버터스 피터스(Albertus Pieters) 목사를 통해 기독교로 개종했고, 이름도 세례를 준 목사의 이름을 따라 알렉산더 피터스로 개명했다.

그는 일본주재 미국성서공회 총무의 권고에 따라 1985년 권서(勸書 colporteur)의 자격으로 한국에 오게 되었다. 히브리어에 능통했고, 라틴어, 희랍어, 러시아, 독어, 불어, 영어, 이디쉬어(Yiddish)까지 구사할 줄 알았던 피터스 목사는 2년간 한국 전역을 누비며 한국어를 습득했다.

불과 2년만에 한국어를 마스터한 피터스 목사는 평소 애송하던 시편 예순 두편을 유려한 한국어로 번역하여 1898년 ‘시편촬요’를 출간했다. 시편촬요는 역사상 최초로 구약성경이 한국어로 번역된 것이고, 우리민족이 이로서 구약성경을 우리말로 읽을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교회에서 즐겨 부르는 찬송가 75장(‘주여 우리 무리를’, 통 47장)과 383장(‘눈을 들어 산을 보니’, 통 433)의 가사는 그가 시편 67편과 121편을 번역한 것을 찬송가 가사로 운율화한 것이다.

이후 1900년 피터스 목사는 미국으로 가서 맥코믹(McCormick) 신학교에서 신학수업을 받은 후, 미국 북장로교회 목사로 안수를 받고 1904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당시 공인 성경번역위원회의 위원으로 구약성경 번역에 참여하였고, 1910년 최초의 한국어 구약성경이 완성되었다.

이후 구약성경 개역위원회의 ‘평생위원’으로 위촉되어 한글성경 개역작업에 주도적 역할을 감당했고, 1938년 ‘개역구약성경’을 완성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구약성경은 1938년 피터스 목사의 주도로 완성된 ‘개역구약성경’을 표준맞춤법에 따라 고치고 일부 약간의 개정작업을 한 것이다.

1941년 70세가 된 피터스 목사는 46년간 봉사했던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갔다. 캘리포니아주 LA 근교 패서디나(Pasadena) 시에서 여생을 보내다가 1958년 87세의 나이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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