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떠나니 자유와 평화를 누렸다
교회를 떠나니 자유와 평화를 누렸다
  • 유재무
  • 승인 2018.12.01 0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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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목사였다...일간지 보도 충격

대형교회의 은퇴한 목회자의 아들 세습에 대한 비판과 비난으로 난리가 그치지 않은 가운데, 목사 부인까지 나서 미국에 신학대학을 세워놓고 한국교회로 부터 재정을 지원 받아 사적으로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이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는 온 가족이 목사가 되어 교회를 기업처럼 운영하고 관리인에 대한 노동착취를 했다는 혐의가 나왔다.    

하남시 소재 한 교회에서 관리인으로 일하던 부부는 교회 관리외에도 빌라 18채와 농장과 수목원을 관리하면서 하루 평균 15∼19시간 일하고 받은 돈은 고작 약 15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그 마저도 십일조와 주일헌금, 선교회비등으로 내고나면 남는 돈은 6-70만원 수준이었다고 한다.주의 일에 대한 봉사와 헌신이라는 명목이었지만 노동착취일 수 있는 대목이 강하다.

현재 교회를 나온 이 부부는 지난 8년 6개월 세월을 보상받고자 사회법에 호소하려 한다.  자신들을 수족부리듯 한 목회자을 원망하고 있다. 이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지금도 교회의 관리인들의 모습을 본다면 틀리지도 않은 듯하다.

지난 25일자로 <한겨레신문>에 보도된 사건의 전말이다. 이들은 운영하던 식당이 어려워 폐업후 진빚으로 인하여 재정의 압박을 받자, 한 교회로 부터 살 집을 제공받는 조건으로 관리집사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신임이 있는 이들 부부에게 교회는 삶의 안식처인 듯 했지만, 실상은 그렇게 되지 못했다. 이들 부부의 하루시작은 새벽기도를 준비하는 새벽 4시부터였다. 

온 가족이 목회자...세습도 아닌 동업자들

그러고도 하루종일 교회 시설 유지와 보수를 위한 일을 돌보고 밤이 되어야 편히 쉴 수 있었고, 휴일도 없이 일했다고 한다. 이 교회의 교인은 약 500명인데 하남시로 이전하여 부흥한 것으로 보인다.  목회자는 3인으로 모두 한 가족이다. 아버지가 원로목사, 어머니가 수석목사, 딸이 담임목사다.

2010년 서울 양재동에서 개척한 후 하남시로 이주를 했다. 주의 종이라는 담임목사에게는 월 400만원 급여 외에 판공비, K9 승용차의 기름값 등을 대준다고 한다. 원로·수석 목사에게도 각각 150만원씩 사례비가 지급된다고 한다. 그러나 관리인은 교회안의 약 8평(26.4㎡)짜리 좁은 사택에 살았는데, 목사 사택은  50여평대 주상복합아파트였으니 차이가 나도 너무난다. 

이 부부가 열악한 처우에 대하여 불만을 말하면, 목사 가족들은 김씨 부부에게 ‘하나님이 기름 부은 종(목사)에게 따지는 건 하나님에게 따지는 것이다’, ‘피 흘리며 십자가에서 희생하신 예수님을 생각하면 우리가 하는 이 수고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불호령이 떨어졌다고 한다.

이들 부부의 노동은 교회관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한겨레의 보도에 의하면 경기도 양평에 있는 수양관에 딸린 5천평짜리 농장과 1만2천평짜리 수목원 관리까지 떠맡았다. 벼농사는 물론 배추, 무, 고추, 오이, 가지, 호박, 토마토, 고구마, 참깨, 들깨 농사까지 지어서 바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잡초 제거, 잔디 깎기, 농약 치기, 조경 관리 등 1년 내내 ‘중노동’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양재동에 있는 교회 소유 빌라(18가구) 관리도 부부 몫이었다. 세입자가 들어올 때 도배와 장판 교체는 물론, 물이 새거나 배수구가 막혀도 부부를 찾았다. 일주일에 두번 교회 부속 어린이집 차량 운전도 김씨 몫이었다.

이들은 십일조 외에도 매주 한 사람당 1만원씩 주일헌금과 선교회장으로 매달 간식비 6만원, 헌신예배 행사에도 20만~30만원씩 회비를 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안수집사, 권사 임직식 당시 교회는 김씨와 서씨에게 임직헌금 500만원을 요구해 카드 대출을 500만원 받아 냈다고 한다. 임직을 미끼로 헌금을 우려낸 것이다.

교회를 떠나야 누리는 자유와 평안

결국 이들 부부는 지난 9월에 교회를 나왔다. 이 보도의 충격은 적지 않았다. 그동안 교단의 개혁그룹들이나 의식있는 목회자들도 같은 목회자들의 어려운 처지를 동정하고 해소하기 위한 말들은 많이 했지만, 막상 교회 내에서 가장 약자이고 가장 궂은 일을 하는 관리인들의 처우에는 관심들이 없었던 것이다.  

대형교회에 소속된 이들은 운전이나 관리, 청소등 세분화되어 있고 좀 낳은 편이지만 작은 교회일 수록 상황은 열악한 것으로 보인다. 어느 교회나 교회의 관리인이 없는 곳은 없다. 이들은 새벽부터 새벽기도준비와 차량운전등 심지여 목회자에 대한 잔심부름등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이런 문제가 있자 소망교회 같은 데는 아예 교회 관리를 외부 용역업체에 수주를 주었는 데, 이들이 노조를 만들자 건실하게 대화하고 처우개선을 하기보다 불리한 대우를 하고 회유를 하는 등의 문제로 크게 구설수가 된 적이 있다.

교회가 재정적으로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 데도 성직자들에 대한 예우는 여유롭게 하고 관리인들에 대해서는 봉사라는 명목으로 최저임금도 안되는 선에서 부리는 경우가 아직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도도 온갖 감언이설로 '주의 거룩한 일'이라는 등으로 미화시켜서 부려먹고 있는 것이다.

우리교단 교회들, 관리인들 한번 돌아봐야

한국교회는 그렇다고 치고 우리 총회(예장 통합)산하 교회들만이라고 이번에 교회 관리인들에 대한 처우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금은 얼굴들고 나가서 전도를 하기 쉽지 않은 이유는 목회자들의 비리나 교회의 부정적인 모습에서 사회나 일반인들이 머리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린 교회는 곧 사회로부터 버림을 받은 것이 교훈이다. 

앞으로 한국교회의 흥망성쇠는 세속주의나 이슬람, 동성애자들 때문이 아니다. 선교길을 막는 것은 교회 스스로이다.  교회나 성직자들의 비윤리적인 모습과 죄로 인하여 스스로 멸망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이제 한해의 끝에서 교회와 신자들은 아기예수가 탄생하신 성탄을 준비하며서 온갖 자축과 구제의 행사들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 약자들도 중요하지만 먼져 교회안의 가족들을 돌봐야 할 것이다. 부목사와 전도사 교회의 관리인들이다. 특히 어려운 교회의 목회자들고 고생이 많고 힘들지만 스스로 사명으로 선택한 일이니 하나님께 맡겨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수련과 학업, 직업으로의 직원들에 대해서는 봉사라는 명목으로가 아니라 그들의 노동과 자존에 걸맞는 예우가 필요하다. 

교회의 직제와  조직은 더 이상 교회를 유지하는 하부구조가 아니다. 목회자들의 명예와 활동을 뒷받침하는 후원단체가 아니다. 교인은 예배에 참석하고 헌금이나 내고 담임목사의 무용담과 자랑이나 듣는 청중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을 이 땅에 이루기 위한 동역자들이라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더 이상 평신도들은 교회를 유지하고 목회자의 생존과 명예를 후원하는 서포터즈가 아니라는 의식이 필요할 때이다. 목회자가 저지른 크고 적은 일들을 막아주고, 변호하고, 지켜주는 객체가 아니라 교회의 주체이고 존엄한 동역자들이라는 인식이 갖지 않는다면 교회의 지도자들은 그들을 내쫒는 것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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