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부탁했는데...“자살한 아들은 지옥에 갔다” 설교
그렇게 부탁했는데...“자살한 아들은 지옥에 갔다” 설교
  • 미주뉴스앤조이
  • 승인 2018.12.20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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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부, 18세 자살한 청소년 장례식장 설교 논란
지난 4일 자살한 메이슨 헐라비거(좌)와 그의 장례식장에서 설교해 논란을 일으킨 돈 라쿠에스타 신부(사진:페이스북)

가톨릭의 신부가 18살 청소년의 장례식장에서 전한 설교가 미국 교계에 자살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등학교 미식축구 스타이자 오하이오주 톨리도 대학(University of Toledo) 1학년이였던 메이슨 헐리바거(18)는 지난 4일(화) 자살했다.

그의 자살 사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메이슨의 고등학교 미식축구 코치가 그를 ‘왕따’(bullying)를 시켰다는 이유로 장례식장에서 쫓겨난 사건이 미국 언론에 반복해서 보도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그의 자살 사유를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미시건주 템퍼런스에 소재한 가톨릭 교회 신부인 돈 라쿠에스타(Rev. Don LaCuesta)는 지난 8일(토) 열린 메이슨의 장례식장에서 설교를 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메이슨의 부모는 장례식 전에 돈 라쿠에스타 신부를 만나 “(설교를 통해) 메이슨이 어떻게 죽었는가를 말하기 보다는, 그의 삶을 축복해달라”는 부탁을 전했다.

하지만, 라쿠에스타 신부는 설교를 통해 “자살은 우리를 창조하시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다. 자살한 사람이 천국에 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메이슨)이 천국에 가기에 충분히 회개했을지 궁금하다”고 언급했다.

라쿠에스타 신부의 설교에 참석자 일부는 울음을 터뜨리며 식장을 떠났고, 당황한 메이슨의 부모는 신부에게 다가가 “신부님, 제발 멈춰주세요”라고 요청했지만, 신부는 계속해서 설교를 진행했다.

메이슨의 부모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장례식에 참석한 친지들과 친구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과 치유의 힘을 함께 하고 싶었다. 그러나, 신부의 저주 설교로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다”고 전했다.

그들은 “우리는 그에게 ‘자살’을 언급하지 말아주길 부탁했다. 하지만, 신부는 무려 6번이나 그의 설교에서 ‘자살’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 아이를 죄인(sinner)라 부르며, 천국에 갈 수 없음을 선포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메이슨 부모의 성명서와 언론보도를 접한 디트로이트의 대주교는 결국 사과의 뜻을 밝혔다.

대주교는 “라쿠에스타 신부가 (메이슨) 가족에게 위안을 주지 못했다. 앞으로 이 신부는 장례업무에서 배제될 것이며, 추가적인 수련과정을 거칠 것이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살을 하면 지옥에 간다’는 저주에 대항하는 몇몇 주장들을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8월 캘리포니아에서 자살을 한 인랜드 힐스 교회의 앤드류 스톡클라인 목사의 미망인인 카일라는 자신의 남편은 천국에 있음을 강변했다.

카일라는 “(자살을 하면 지옥에 간다는 것은) 잘못된 신앙일 뿐이며, 이런 말을 들을 때 내 마음은 찢어졌다. 앤드류(남편)의 영혼은 100% 천국에 있을 것이다. 앤드류는 예수님과 진정한 관계를 유지했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그로 인해 천국에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새들백교회의 담임목사인 릭 워렌의 부인인 케이 워렌 역시 지난 2013년 27세의 나이에 권총 자살을 한 자신의 아들 매튜 역시 천국에 있다고 확신했다.

케이는 “하나님은 매튜의 구원은 확실하며, 분명하다고 약속하셨다. 매튜는 어릴 적 그의 삶을 예수님께 바쳤다. 나는 예수님의 사역을 근거로 그가 천국에 있음을 확신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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