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스도인,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 최태선
  • 승인 2019.01.13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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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양진호 회장이 교회에 다녔다는 사실이 보도되었습니다. 거기엔 그가 부흥회 같은 집회에도 참석했다는 첨언도 있었습니다.

이런 게 왜 기사가 될까요. 오늘날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 중에 제대로 믿는 사람들이 얼마나 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제자훈련 같은 걸 해보지만 제자훈련 받은 사람들 가운데 예수의 제자처럼 되는 이가 과연 있기는 한가요. 제자훈련의 본산이라는 곳을 보아도 태극기 부대는 많아도 제자는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없다 하지 않고 어렵다 하는 이유는 그분들을 다 알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제자를 구분하기가 어려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 나절, 아니 잠시만 주목해보아도 그걸 구분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예수의 제자에게서 예수의 향기를 맡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불가佛家에서는 신발 벗어놓은 것만 보아도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제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돈 쓰는 방식, 혹은 돈을 대하는 것만 보아도 그것은 확인됩니다. 삶의 방식까지 볼 수 있다면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불가능합니다. 예수의 향기는 숨길 도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 예수의 향기를 맡아도 그걸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일전에 한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던 중 그 사람이 내게 인본주의자라는 말을 했습니다. 제가 인본주의자일까요. 뭐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예수의 향기를 안다면 인본주의자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예수의 향기를 풍기는 이도, 그것을 맡아 구분할 수 있는 이도 드물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오늘날 교회에서 말하는 예수의 향기는 그림 속의 꽃과 같아졌습니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이 모양인데 그런 사람들이 모인 교회라는 곳에서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겠습니까. 언감생심입니다. 간혹 하나님의 은혜로 복음대로 살고자 결단하는 이들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를 이루고 그 공동체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구현해나가는 교회는 천 배나 만 배나 어렵습니다. 공동체의 삶이라는 게 뿌리를 내리기 전까지는 그만큼 어렵습니다. 차라리 동호회나 친구들끼리 모이는 게 더 성서가말하는 하나님 나라에 가깝습니다. 서로를 알고 필요한 만큼은 양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그리스도 때문에 자매와 형제가 된다는 건 이젠 전설입니다. 저는 다른 교회 다니는 사람이나 목사들을 만나 우리가 형제라는 사실을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복음이 말하는 형제애가 가족의 사랑이나 우정을 넘어서는 경우를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그런 걸 실천해보려 하지 않았다면 이런 말을 하는 제가 못된 놈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형제애를 실천하고자 무진 애를 습니썼다. 저는 적지 않았던 제 재산도 저와 함께 교회가 된 사람들이 쓸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우리 교회 헌금도 시골교회나 선교사들과 어려움에 처한 이들과 나누어 썼습니다. 지금 얼마 안 되는 제 용돈도 노숙자 선생님들이나 구걸하시는 분들과 나눠 씁니다. 그런 돈을 확보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가장 천하고 험한 육체노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그랬던 이유는 하나입니다. 그것이 제자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쓰는 글이 말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이런 내용을 조금 쓰면 벌떼같이 일어나 날카롭게 그걸 지적힙니다. 너만 거룩하냐는 것입니다. 네가 더 거룩하다는 것이냐며 비수와 같은 날카로운 댓글을 답니다. 결단코 아닙니다. 저도 이런 걸 미주알고주알 떠드는 게 싫습니다. 너무 싫습니다. 다만 저는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그 길을 함께 가자는 것입니다. 공동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복음대로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동체가 없다면 하나님 나라를 이룰 수 없고 그것을 세상에 보여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온 세상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경륜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의 제자가 없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자매와 형제 된 그리스도인들이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 백성들이 없습니다. 예수의 향기를 풍기지도 맡지도 못한다면 교회에 다닌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뭐 하러 그런 사람들에게 기독교의 잣대를 들이잽니까. 결국 그런 교회는 예수 없는 예수교회 정도가 아니라 양진호 회장처럼 예수 욕 먹이는 사단의 회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예수 욕먹는 게 가슴 아픈 사람들이 예수의 제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자매와 형제로 만난다는 것, 또 그렇게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 백성들이 되어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물론 보여주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그렇게 사는 것이 자살행위가 아니라는 것, 그렇게 사는 것이 실제로는 정말 행복하다는 것, 그렇게 사는 이들과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 그래서 보이지 않지만 성령의 불성곽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그것이 오늘날 하나님이 남겨두신 남은 자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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